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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구직자들’ 황승재 감독, 전자공학과 출신 감독의 조용한 기적 ②

기사 등록 2020-11-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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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황연진기자]전형적인 이과 머리들 사이에서 시나리오 작법에 두각을 나타낸 별난 감독. 전자공학도 황승재 감독이 영화 ‘구직자들’로 오랜 공백을 깨고 메가폰을 들었다.

황승재 감독이 정신일도하여 만든 영화 ‘구직자들’은 2220년 대한민국,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인공들로 인해 인간들이 설자리는 점점 더 줄어든 배경 속에서 아픈 아이의 비싼 병원비를 감당해야 하는 진짜 인간(정경호)와 원본에게 버려진 젊은 인공(강유석)을 우연히 만나 함께 일자리를 찾아 나서게 되는 이야기.

그는 “대학교 강사님으로 만나게 된 김기덕 감독님과의 인연으로, 명필름에 입사했습니다. 감독님의 추천 덕이였죠. 그것을 기점으로 영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라며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X세대인 그는 IMF를 거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고. “영화를 할 생각이 없었지만 IMF 외환위기 때문에 취업이 안됐어요. 전자공학 전공이였는데도 말이죠. 우연한 계기로 명필름에 입사했고 그 후에 단국대 연극영화과 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았어요”.

어린 나이부터 현장에 익숙했던 황승재 감독은 김현석 감독과도 인연이 깊다고. 그는 "김현석 감독님이 어느날 놀 시간에 시나리오라도 써보라며 제안하셨죠. 자신의 시나리오를 보내줄테니 매 씬 마다 너가 쓰고 싶은 이야기로 재편집하라고 하셔서 내용은 다르지만 구조는 같은 식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했어요. 감독님이 보내주신 영화 시나리오가 영화 ‘스카우트’였어요”라며 김감독과 일화를 전했다.

“김현석 감독님의 제안으로 얼떨결에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 참가했고 20위 권 내에 안착하면서 재능이 있음을 직감했어요. 전자공학도로서 인정받지 못한 시간을 거치고 비로소 인정 받았을 때 희열이 대단했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행복했던 기억을 더듬어보면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레 알게 되어요. 그리고 영화 ‘구직자들’이 말하고 싶은 요체가 바로 그것이죠”.

“영화를 본 관객들이 ‘내일부터라도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자신의 꿈을 타이틀, 직위로 한정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타이틀이나 직위는 목적일 뿐, 자신이 하고 싶은 동사는 진정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영화의 의도를 내비췄다.

황승재 감독의 날개짓은 지금 시작됐다. 영화 ‘구직자들’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가운데바로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는데. “11월 말부터 영화를 찍습니다. 역시 초 저예산 영화지만 영화 ‘구직자들’을 보고 믿음을 가지신 분이 시나리오를 주셨어요. 일명 ‘구강 오컬트’죠. 역시 CG는 없지만 재밌게 만들어 볼 예정입니다”라며 다음 계획을 전했다.

굳이 영화를 ‘영화’라는 액자 안에 생각하려고 않는다고. 전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형식이 어찌됐든 진정성을 담은 컨텐츠가 중요하다는 황승재 감독이다. 앞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에 어떠한 울림을 선사할지,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황연진기자 wldnjsdl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