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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마약왕' 조정석-배두나-김소진-김대명, 뛰는 송강호 위에 날다

기사 등록 2018-12-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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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은비기자]배우 송강호 주연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마약왕'. 그의 출연이 곧 장르라해도 과언이 아닌 송강호의 열연은 지난 언론시사회를 통해 어김없이 또 다시 입증됐다.

여기에 말그대로 뛰는 송강호 위에 나는 배우 군단들의 열연 시너지가 러닝타임을 휘어잡는다. 조정석, 배두나, 김대명, 김소진, 이희준, 조우진, 이성민까지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마약왕’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담은 작품.

조정석은 마약 근절을 목표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열혈 검사 김인구 역을 맡았다. 부산의 하급 밀수업자로 생활하다가 마약 제조와 유통에 눈을 뜨며 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마약 범죄 세계에 뛰어든 이두삼(송강호 분)을 유일하게 끝까지 노리는 인물이다.

수사를 위해서 신혼집 전세금도 빼면서까지 맹렬히 마약 조직을 파헤치는 캐릭터의 집요함은 조정석만의 디테일한 연기로 색다른 열혈 검사를 탄생시켰다. 그는 평소 유쾌한 이미지를 넘어 강렬한 카리스마로 송강호와 '관상' 이후 짜릿한 재회를 선보인다.

배두나 역시 송강호와 '괴물' 이후 두 번째 재회다. 그는 4개 국어에 능통하고 일본 저명한 사업가의 양딸로 1970년대 사교계를 주름잡았던 로비스트 김정아 역을 맡았다. 갓 마약 유통을 시작한 이두삼의 넘치는 자신감을 보고 더 높은 권력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조력자다.

전형적이지 않은 팜므파탈 로비스트로 변신한 배두나의 연기는 여유로움이 흘러 넘친다. 국내를 넘어 할리우드를 넘나드는 배두나이기에 수려한 영어 실력과 일본어 실력은 캐릭터의 매력을 더욱 배가시킨다. '괴물'에서 남매로 만난 송강호와 배두나가 '마약왕'에서 연인같은 비즈니스 파트너로 변신한 모습, 벌써부터 흥미롭다.

극중 이두삼의 여자 김정아가 있기 이전에 조강지처 성숙경이 있다. 이두삼의 우여곡절을 함께 한 아내 성숙경은 배우 김소진이 맡았다. 앞서 영화 '더 킹'에서 검사 안희역으로 단숨에 극장가 다크호스로 떠오른 김소진이 '마약왕'에서는 송강호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강단과 기지를 가진 인물로 분했다.

그는 밖으로 도는 남편 이두삼 뒤에서 눈물 짓는 아내가 아닌 위기의 순간에 직접 행동에 나서며 매 장면마다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특히 '더 킹'에서 보여줬던 김소진의 맛깔나는 부산 사투리 연기를 '마약왕'에서도 또 한 번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김대명은 이두삼의 사촌동생 이두환으로 분했다. 물보다 짙은 피의 형제애를 나눈 사촌 형을 따라 밀수업에 동참하게 된 이두환은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함께 마약 사업을 일구어 나간다. 어딘가 어수룩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고 유발자 이두환의 캐릭터를 김대명은 제대로 살렸다. 입체감있는 캐릭터를 위해 일부러 살을 더 찌우기까지 한 김대명의 연기 욕심은 칭찬할 만하다.

이들 외에도 이두삼의 첫 번째 마약 사업 동반 파트너이자 알력 싸움을 벌이며 미묘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배우 이희준, 부산 조직 폭력단의 보스 조성강으로 서늘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배우 조우진, 이두삼에게 뇌물을 받으며 범죄를 묵인하는 비리형사 서상훈 역을 맡은 이성민까지. 그야말로 어벤져스 급 군단이다.

이처럼 버릴 캐릭터 하나 없이 소생시키는 이들의 열연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최고의 배우들의 펼치는 성대한 열연 만찬이 2018년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을까. 오는 19일 극장가에서 풍성한 연말을 즐길 일만 남았다.

박은비기자 smart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