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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창용의 스포츠톡톡]'약체 평가' 넥센, 예상을 비웃은 조용한 반란

기사 등록 2016-05-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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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기자] 시즌 초 최하위 후보로 평가받은 넥센 히어로즈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는 성적을 거두며 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넥센은 43경기를 치르며 22승 20패 1무 승률 0.524를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5위에 올라있다. 홈에서는 12승 10패를 거뒀으며, 원정에서는 10승 1무 10패를 기록했다. 선두인 두산 베어스와는 8경기 차이다. 두산을 제외한 3개 팀들과는 0.5~1.5 경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넥센은 어벤져스급 스타플레이어를 대거 보유한 팀이었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넥벤져스'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선수단 구성이 화려했다. 투타 모든 면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배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리그 최고의 톱타자인 서건창을 비롯해 4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 강타자 유한준으로 구성된 타선은 강력한 파괴력을 자랑했다. 여기에 20승 투수 앤디 밴 헤켄이 선발, 최고의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불펜을 지켰다.

하지만 올시즌 팀에 남아있는건 서건창 뿐이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유한준은 FA 자격을 얻어 KT 위즈로 이적했다. 여기에 밴 헤켄은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로 이적했고, 마무리 투수 손승락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에서 선수들의 이동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한 팀의 중심타자, 선발 에이스, 마무리 투수가 한꺼번에 팀을 떠나는 일은 드문 일이다. 당연히 넥센의 전력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넥센의 성적 하락을 예상할 수밖에 없었다.

넥센의 염경엽 감독은 최하위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에게 불만을 나타냈다. "시즌이 시작되면 달라질 것"이라며 반전을 예고했다. 시즌 개막 후 전문가들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넥센은 지난 시즌과는 달라진 경기력으로 적응해 나가고 있다.

기록만보면 넥센이 다른 팀들을 압도하지는 못한다. 팀타율은 0.279로 10개 구단 중 6위다. 팀홈런도 36개로 8위다. 과거 박병호, 강정호, 유한준이 장타를 뿜어대던 시절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반면 투수력은 준수하다. 팀평균자책점은 4.19로 전체 4위다.

넥센 타선은 고종욱, 이택근, 서건창, 김민성 등이 이끌고 있다. 박병호, 강정호, 유한중 등 거포와 중장거리 타자들이 빠진 자리를 정교하고, 짜임새있는 타격으로 만회하고 있다. 주루플레이에서 미숙이 아쉽지만 팀컬러가 바뀌는 과도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운드에서는 신재영과 김세현이 돋보인다. 평균자책점 3.38로 7위에 올라있는 신재영은 6승 2패를 기록하며 넥센 마운드의 든든한 기둥으로 자리매김했다. 라이언 피어밴드는 지난해까지 넥센 마운드를 지켰던 앤디 밴 헤켄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손승락이 빠진 마무리 투수는 김세현이 자리를 대신했다. 김세현은 12개의 세이브를 올리며 이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했던 김영민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던 그는 프로 데뷔 11년만에 빛을 발하고 있다.

100% 완전한 전력으로 시즌을 치르는 구단은 없다. 오히려 전력누수를 안고 시즌에 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넥센은 전력누수를 넘어 전력이탈인 상황에서 시즌을 맞았다. 하지만 하중위권을 지키며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최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된 넥센 히어로즈의 작은 기적이 올시즌 프로야구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여창용기자 hblood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