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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손예진, 봄비처럼 왔다 간 ‘예쁜 누나’

기사 등록 2018-05-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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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멜로퀸’ 수식어를 제대로 입증했다. 현실 연애를 극에 온전히 녹여내면서 2030 여성들로 하여금 ‘나도 그랬지’라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제 몫을 다한 그의 노력 덕에 탄생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그 축에는 배우 손예진이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기자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 이하 ‘예쁜 누나’) 종영 후 휴식기에 접어든 손예진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그냥 아는 사이’로 지내던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그려가게 될 ‘진짜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첫 방송 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해 14회에서 7.2%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이 드라마는 마지막회에서 6.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오는 29일, 2박 3일간 일본으로 포상 휴가를 앞둔 손예진은 “포상휴가를 다녀온 뒤 끝났다는 게 실감날 것 같다. 끝나는 게 아쉬운 작품은 처음이다. 촬영이 끝나니 아쉽고 허전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작품”이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중 손예진은 커피 전문 기업의 매장총괄팀 소속 슈퍼바이저 윤진아 역을 맡았다. 윤진아는 일도 사랑도 제대로 이뤄놓은 건 아무것도 없다고 느끼는 공허한 30대. 그러던 중, 절친 서경선(장소연 분)의 동생 서준희(정해인 분)가 해외 파견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고, 그저 철없는 동생일 뿐이었던 그가 예전과 달라 보이는 스스로에게 당혹감을 느끼면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로맨스부터 스릴러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맹활약한 손예진. 특히 KBS2 드라마 ‘상어’ 이후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를 알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영화에만 주력해왔던 그가 드라마 복귀작으로 ‘예쁜 누나’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10부부터 16부까지 대본을 하와이 화보 촬영을 갔을 때 읽었어요. 새벽 5시까지 읽었죠. 16부까지 모두 읽고 안판석 감독님에게 ‘이 뒤에 진아의 엄마와 경선이는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고 보고싶다’라고 했어요. 또 진아와 준희의 사랑도 어떻게 될지 궁금했죠. 이 외에도 모든 인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궁금하더라고요. 윤진아가 딱 제 나이인데 현실적인 인물에 대한 제 마음도 남달랐던 것 같아요. ‘지금 보여주지 않으면 못 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첫 방송부터 ‘현실적인 멜로’ 이야기를 그려낸 ‘예쁜 누나’. 매회 설레는 로맨스로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인 손예진의 연기는 ‘역시’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다. 첫 멜로 주인공을 맡은 정해인을 자연스럽게 리드하면서 깊이 있는 연기 내공을 여실히 드러냈기 때문.

“정해인과 호흡이 정말 좋았어요. 첫 주연, 첫 멜로라는 부담이 뒤따랐을 법도 한데 감독님의 디렉션을 빠르게 흡수하고 반영하더라고요. 센스도 뛰어나요. 집에서 대본을 보고 열심히 준비해왔을 텐데 현장에서 감독님이나 제가 ‘해인아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하면 소화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죠. 감성도 풍부해서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돼요.”

▲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 ‘예쁜 누나’는 사랑하고, 싸우고, 헤어지고, 그런 연인이 다시 재회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 과정에서 답답한 전개에 ‘뒷심 부족’이라는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 점에 대해 손예진은 윤진아를 연기한 배우로서 극의 흐름을 시작부터 알고 연기에 임했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어떤 지점에서 시청자들이 답답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저는 16부까지 모두 봤잖아요. 드라마 내용이 조금씩 고쳐졌다면 다른 드라마가 되지 않았을까요? 사람들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데 모든 분들을 충족시키면 좋았겠지만 작품이 가지는 방향과 색깔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색깔을 잘 지켜가고, 끝까지 가져갔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드라마 ‘여름향기’를 비롯해 ‘연애시대’ ‘개인의 취향’,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최근 개봉했던 ‘지금 만나러 갑니다’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멜로의 정석’을 선보인 손예진. 그 속에서 ‘예쁜 누나’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2018년의 봄을 못 잊을 것 같아요. 봄인데 비가 장마처럼 내렸잖아요. 이렇게 봄비가 많이 오는 건 처음 봤어요. 신기한 경험이었죠. 사람으로서, 배우로서, 2018년의 비 오는 봄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2030 여성이라면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이야기들. 특히 윤진아, 서준희의 알콩달콩한 연애는 간접 연애를 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 사랑의 감정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쁜 누나’는 손예진의 말처럼 시청자들에게 ‘봄비’ 같은 드라마로 남지 않을까.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