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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오피스' 류현경, 히스테리 연기의 '정점'을 찍다

기사 등록 2015-09-0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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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처음에 봤을 때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인물들이 다양하게 나오는데 정말 현실감 있게 그려져 있었거든요. 사무실이라는 일상적이고 익숙한 공간이 공포가 될 수 있다는 구성도 좋았고 놀라웠습니다. 극 안에서 홍지선이 마주치게 되는 소름끼치는 환영이나 직장 생활의 압박, 히스테리 등도 제가 처음 접하게 된 캐릭터인 것 같아서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오피스(감독 홍원찬)’는 직장인들의 불안과 고통을 장르적으로 승화시킨 영화다. '미생'의 '여고괴담' 버젼이라고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는 ‘오피스’. 그 중심에는 류현경(홍지선 역)이 있다. 그는 이번 ‘오피스’를 통해 배우로서 한걸음 도약할 것을 예고한다. 류현경은 영화 속에서 개인주의 성향이 짙고 까칠한 홍지선 역을 맡았다. 실제로 만난 류현경은 영화 속의 이미지와는 달리 청순하고 유쾌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피스’의 류현경과 최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리얼하게 연기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어요. 홍지선을 소화하기 위해선 절박함이랄까요? 살고자 하는 염원에 대해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진짜같은 연기를 보여주려면 또 디테일한 부분들을 살리려면 결국 시나리오를 계속 보고 또 보는 방법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걸 기반으로 내 안에서 홍지선같은, 홍지선스러운 그런 부분들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류현경은 차분하고 겸손한 자세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피스’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거칠고 리얼하게 드러낸 영화다. 한정된 공간인 사무실을 통해 조직 생활의 폭력성을 캐릭터에 녹여냈기에 그렇다. 특히 영화 속 홍지선의 직급은 위에서 쪼임 당하고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대리’. 류현경은 영화 속에서 홍지선이 겪는 극한의 히스테리와 처절한 순간들을 온 몸으로 열연해야 했다.

“배우로서 부름을 받는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제가 그 작품에 쓰일 수가 있고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항상 도전하고 싶고 열심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나름대로 다작을 했었던 것 같고 앞으로도 불러만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연기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감독님들 저 좀 불러주세요(웃음)”

류현경에게서 자신의 욕심을 내세우기 보단 주어진 역할과 다른 사람의 제의를 소중하게 여기는 배우로서의 강점이 보였다. 류현경이 “지금은 딱히 결혼에 흥미가 있는 것 같지 않다”라고 털털하게 애기하는 모습에서 연기를 향한 열정 역시 느껴졌다. 이는 류현경이 지난 2013년 출연했던 ‘만신(감독 박찬경)’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만신’에서 무속인 김금화의 삶을 그려내기 위해 열연했던 류현경. 그가 배우로서 갖고 있는 강점은 무엇일까.

“하나의 캐릭터로 기억되지 않는다는 게 역설적이게도 저의 강점인 것 같아요. 실제로 팬 여러분들을 만나 뵀을 때도 제가 출연했던 독립영화부터 장르영화까지 다양한 취향으로써 좋아해주신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어떤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아우르면서 나아가고 싶다고 해야 될까요?”

배우는 크게 두 가지의 부류가 있다. 선천적으로 적성을 타고난 경우와 후천적으로 적성을 키워나간 경우. 류현경은 전자에 더 가까운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아역배우 출신이라는 점도 이를 증명하지만 무엇보다 현장에서 열정을 쏟아낸다는 부분이 그를 '타고난 배우'로 바라보게끔 만든다.

“만약에 제게 꿈이란 게 있다면 평생 연기를 하면서 연기자로 살고 싶은 마음일 거예요”

배우 류현경은 뜨겁다. 그를 가장 신나게 하면서 동시에 가장 속상하게 하는 장소가 촬영장이기에 그렇다. 또 그는 자신이 품고 있는 연기에 대한 신념과 노력이 명확하다. 다작을 통해 보여준 연기적 내공이 이를 증명한다. 9월 3일 개봉된 ‘오피스’에는 그런 류현경의 열정적이고 폭넓은 매력이 담겨있다. 충무로에서 ‘팔색조의 매력’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류현경. 앞으로 그의 행보가 어떤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고아라 기자)

소준환기자 akasoz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