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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 ‘7년의 밤’, ‘거대한 서사’ 그 시작을 알리다

기사 등록 2018-02-2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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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동규 사진기자
[이슈데일리 최하은기자]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시대를 관통하는 시원한 메시지를 전달한 추창민 감독이 첫 스릴러로 관객들을 찾았다. 인간의 ‘선함’에 집중했던 전작들과는 대조적으로 이번 영화는 ‘악’에 집중했다. “성악설 속의 악이 진짜 악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악의 행동 이면을 담았다. 과연 ‘7년의 밤’은 이 짜릿한 본질을 매력적으로 담아냈을까.

27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에서는 영화 ‘7년의 밤’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추창민 감독, 류승룡, 장동건, 고경표가 참석해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7년의 밤’은 세령마을의 댐 관리팀장 부임을 앞둔 최현수(류승룡 분)가 교통사고를 내어 한 여자아이를 호수에 유괴하게 되고, 분노에 찬 아버지 오영제(장동건 분)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쫒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가장 먼저 입을 뗀 추창민 감독은 “광해가 끝나고 다음 작품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기존과는 다른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본성을 다루고 싶었는데 그중 가장 부합된 것이 ‘7년의 밤’이었다”며 개봉 계기를 밝혔다.

‘7년의 밤’은 예고편이 공개된 직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대중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그린 각각의 배우들의 모습이 잠깐의 순간에도 가감 없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류승룡은 “소설을 읽어보신 분들을 아시겠지만 영화화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한 장 한장 읽을 때 마다 다음 장이 기대됐다. 또 감독님에 대한 신뢰도 작용했다”라며 시나리오와 추창민 감독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또 장동건은 “원작의 팬이었다.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러던 차에 제작이 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류승룡씨가 캐스팅이 됐다고 해서 함께 하고 싶었다. 또 원작의 방대한 서사가 영화에 잘 함축돼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흔쾌히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으며 고경표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하겠다고 했다. 책도 재미있게 읽었고, 선배님들의 캐스팅 소식을 먼저 들었기 때문에 함께하는 게 영광이었다. 또 감독님의 ‘광해’의 팬이었다. 오히려 제가 조금 필사적이어서 캐릭터도 열심히 분석했다”고 말했다.

장동건, 류승룡, 고경표, 송새벽. 이름만 들어도 강렬한 임팩트가 남는다. 묵직하고 선이 굵은 연기를 주로 펼쳐 오던 장동건과 류승룡, 자연스러운 연기가 인상적인 고경표와 송새벽까지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추창민 감독은 “류승룡씨는 그의 연기에 대한 100%신뢰가 있어서 선택했다”며 배우에 대한 굳은 믿음을 드러냈다. 또 오연제 역할에 있어서는 “악을 표현하는 방식이 단순히 악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동건씨가 가진 선함과 젠틀함이 악을 표현했을 때 오히려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보였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이번 영화에서 외모적인 변신도 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경표씨는 처음에 머리를 민 강렬한 사진을 봤고 그렇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부탁드렸다”며 세심한 연출 준비를 밝혔다.

▲ 사진=한동규 사진기자
이번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엄청난 변신이 눈에 띄었다. 헤어스타일부터 복장까지 캐스팅 전단계부터 치밀한 준비를 거쳤다고. 배우들과 추창민 감독 모두 수많은 고민과 대화를 반복했다고 전했다.

장동건은 “원작을 읽었을 때 샤프하고 예민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머리도 샤프하게 넘기고 날카로워 보이는 안경도 껴보고 했다. 그때까지는 뻔한 것 이상이 잘 안 나온 것 같은데, M자 머리를 해보자고 제안을 해주셨다. 그래서 처음에는 ‘뭘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완성된 것을 보니 그 인물에 딱 맞는 느낌이 들었다. 감독님께서 ‘동건씨는 가면을 쓰면 연기하기가 편해지는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내성적인 사람도 탈 쓰면 적극적으로 할 수 있지 않나. 감독님께서 몇 번 저를 보시지 않았는데 그런 판단을 하시는 것을 보고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 촬영때마다 면도칼로 머리를 밀어가면서 찍었다”고 덧붙였다.

또 고경표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이미지가 많이 떠오르는 편이다. 과거에 머리를 삭발하고 찍은 화보가 있는데 그 이미지가 중첩이 됐다. 많은 분들이 우려를 하셨는데 감독님께 그 사진을 굳이 꼭 보려드렸다. 미숙함에서 생긴 상처들을 표현하고 싶었고 당시 15kg을 감량했다”며 영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밝혔다.

배우들은 촬영현장에서 ‘리얼 케미’를 발휘했다. 누구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돕고 배려하는 모습을 통해 서로에게 귀감이 됐다. ‘세령마을’이라는 어려운 촬영 현장에도 불구하고 배우들과 스탭들의 노력으로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류승룡은 “장동건씨는 현장에서 항상 고민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을 배웠다”고 말했고 장동건은 “저는 류승룡씨와 ‘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 한 장면을 함께 촬영 했다. 그 때 특별한 캐릭터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에너지를 느꼈다.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배우다. 그날 처음오셔서 제가 가진 캐릭터의 고민을 집어내셨다. 그래서 배우에 대한 이해, 상대방에 대해 잘 볼 줄 아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영화도 기대를 많이 했다. ‘세계 최고의 배우’인 것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고경표는 “선배님들이 막내라서 촬영할 때 긴장할까봐 많이 풀어주셨다. 또 저는 선배님들과 연기를 하면 위축되는 게 있는데 오히려 친근하게 대해 주신 것 같다. 편한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또 동료를 위해서 아우르는 모습들도 배웠다”고 말했다.

거대한 서사,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 복잡한 심리 등이 ‘7년의 밤’에 모두 담겼다. “원작의 방대한 요소들이 영화에 잘 담겼다”는 장동건의 말처럼 정유정 작가의 의도와 추창민 감독의 연출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과연 ‘7년의 밤’은 봄을 맞은 관객들의 마음을 바람처럼 휩쓸어 사로잡을 수 있을까. 그 결과는 오는 3월 28일 전국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최하은기자 rinon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