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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염력' 류승룡 "우리의 히어로 연기, 영광스럽고 감사해요"

기사 등록 2018-01-3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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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프레인 TPC
[이슈데일리 오서린기자]일명 ‘더티섹시’ 매력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배우 류승룡이 ‘7번 방의 선물’에 이어 다시 한 번 딸을 향한 아버지의 부성애가 느껴지는 영화 ‘염력’의 신석헌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초능력을 가진 아버지로 변신한 류승룡을 만나 그의 연기와 작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낮지만 울림이 있는 목소리를 가진 류승룡은 입을 열 때마다 그의 말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질문 하나에도 오랫동안 고민하고 진중하게 답한 그는 인터뷰 중간중간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누구보다도 연기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갖고 있는 그가 ‘염력’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나리오를 보기 전에 먼저 감독님한테 시놉을 듣고 출연을 결정했었어요. 연상호 감독님이 ‘부산행’으로 칸에 가기 전에 연락이 와서 ‘이런 얘긴데’라고 설명을 해주시더라고요. 저는 듣자마자 너무 재밌겠다고 ‘나 할래’라고 결정했고 하게 됐죠.”

지난 2015년 영화 ‘도리화가’ 이후 류승룡에게는 오랜만의 스크린 개봉작이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작품이지만 초능력을 가진 한국형 히어로라는 캐릭터와 스토리가 시놉시스와 시나리오만 본다고 간단하게 이해하기는 힘들었을 터.

“감독님께서 정말 재밌는 이야기꾼이세요. 그래서 작품을 설명할 때도 직접 형성화 시켜서 말씀하시는 분이에요. 처음 시놉만 듣고나서 작품을 보니까 제가 상상했던 이상이더라고요. 그래도 이렇게 어렴풋이 이런 게 나오겠구나 생각은 했었죠.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아서 좋아요.”

초능력자의 이야기를 그린만큼 ‘염력’은 CG 작업부터 시작해 후반 작업이 많이 필요한 작품이었다. 촬영은 했지만 어떤 장면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었던 그는 촬영하는 동안 신기하고 재밌었다며 마치 어린 아이처럼 눈을 빛냈다.

“뒤에 제가 20분 정도 날아다니는 건 후반 작업 때문에 못 봤던 장면이에요. 염력 쓰는 건 현장에서 구현했죠. 특수효과 팀이 자동차를 구기고 차를 움직이고 띄우고 제가 움직일 때마다 주변 사물이 움직이는 건 다 현장에서 직접 한거에요. 재떨이, 라이터 모두 다 현장에서 실제로 띄운 거죠. 저도 신기하더라고요. 촬영하는 내내 정말 재밌었어요.”

류승룡은 초능력을 다루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액션신도 직접 소화했다. 안전을 우선으로 했지만 부상 위험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촬영 현장이다. 그는 웃으며 촬영하는 동안 위험하긴 했지만 부상은 전혀 없었다며 입을 열었다.

“촬영할 때마다 안전 구호를 외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어요. 영화로 보기에도 워낙 위험한 작업이 많았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렇고 스탭분들이랑 감독님까지 다들 긴장하고 집중해서 했기 때문에 부상은 없었어요.”

‘염력’에 대해 무한 열정을 드러낸 그는 촬영부터 모든 게 다 좋았다며 작품의 모든 면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염력’을 탄생시킨 연상호 감독에 대해 감탄을 하며 류승룡은 “이 사람 참 재간둥이다 싶었죠”라며 큰 소리로 웃었다.

“연상호 감독님은 판타지라는 장르에 현실감 있는 걸 녹여내는데 정말 탁월하신 분이에요. 하나의 원으로 만들어낸 게 좋은 것 같아요. 그 안에 볼거리나 장르적, 상업 영화로서 기상천외함이나 메시지나 골고루 충족이 됐거든요. 특이한 점이 악을 정유미씨나 민사장이 연기하지만 그 뒤에 있는 거대한 악이라고 표현한 것들을 가진 자들의 부당함으로 설정한 거에요. 그 악에 맞서 싸우는 평범한 우리의 웃음과 희망을 담았고 그런 점에서 ‘이런 소재를 통쾌하게 풀 수 있구나 이 사람 참 재간둥이다’ 생각했어요.(웃음)”

류승룡은 극중 신루미를 연기한 심은경과 부녀 사이로 등장한다. 10년 만에 다시 만나 어색하지만 함께 있게 된 석헌과 루미의 사이는 복잡한 감정으로 얽혀있다. 부녀 사이로 호흡을 맞춘 심은경에 대해 그는 “배울 점이 참 많은 배우”라며 그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우리 은경 배우랑은 삼촌과 조카 같아요. 은경씨 어머니랑도 잘 알고 지내고 있거든요. 처음에는 왔는데 말도 없고 수줍음도 많이 타는 사람이 어떻게 연기하나 걱정했는데 들어가자마자 신들려서 연기하는걸 보고 놀랐었어요. 지금도 조용하고 나긋나긋한데 연기할 때는 거침없이 화내고 우는 걸 보고 천상 배우구나 생각해요. 일상에서 느꼈던 걸 농축해 연기로 표현하는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배울 점이 많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인 것 같아요.”

▲ 사진=프레인 TPC
평범한 은행 경비원에서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을 갖게 된 석헌은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딸 루미를 위해 능력을 발현하게 된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한국의 히어로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지금도 믿기지 않는 듯 눈을 반짝이며 소감을 전했다.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하죠. 언젠가 어벤져스를...(웃음) 외국 히어로물의 주인공처럼 멋있고 갑옷을 착장한 게 아니라 정말 있는 모습 그대로 어디서나 있는 우리 중 한 사람이 히어로가 된거잖아요. 그래서 영화를 보시는 관객 분들이 공감을 하실 수 있다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이번 캐릭터를 위해 살을 찌우는 등 매번 작품에 임할 때마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그는 ‘도리화가’ 이후 사실상 큰 활동을 보이지 않았었다. 잠깐이지만 쉬는 시간과 초심을 다잡는 시간을 보낸 그는 스스로가 너무 앞만 보고 달렸었다며 지난 시간동안 가진 생각들을 털어놓았다.

“어떤 배우던 작품 때마다 리마인드 하는 것 같아요. 제가 그동안 너무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렸더라고요. 자기가 충만해야지 그 기능을 하는데 속도도 중요하지만 너무 딴 길로 달린 것 같았어요. 좀 내려놓고 멀지만 다시 돌아서 방향을 잡고 나도 주변 사람도 과정도 행복하게 살아야겠다 생각했죠. 초심이라는게 그런 것 같아요. 연기 처음 시작할 때 설레임과 두려움도 있지만 현장 자체도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제 자신을 괴롭힌 것 같아요. 자아도 쉬게 해주고 저한테 선물을 준 시간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자연, 음악, 책을 많이 접하고 고등학교, 대학 때 운사님들도 찾아뵙고 극단도 찾아가고 동기들과 산도 다니고 팬들하고 분기별로 연극 단관도 했었어요. 좋은 시간을 개인적으로 많이 가졌고 꼭 필요했던 시간이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초심을 갖고 작품을 정할 때도 천천히 고민하며 차분하게 선택한다는 류승룡은 ‘염력’에 이어 개봉을 앞둔 ‘7년의 밤’으로 다시 한 번 극장가를 찾아올 예정이다. 언제나 ‘열일’하는 배우로 활약 중인 그는 ‘염력’이 흥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작품에 진심어린 애정을 드러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공약을 지키고 싶어요. 500만 넘으면 울릉도 시사회를 700만은 백령도에서 시사회를 하고 싶습니다. 극동과 극서에서요. 해병대도 많잖아요.(웃음) 천만 공약은 아직 생각 안해봤는데 만약 된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오서린기자 dgill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