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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박열’최희서, 준비된 자에게 당도한 빛

기사 등록 2017-06-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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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이준익 감독이 충무로를 이끌어갈 신인을 발굴했다. 전작 ‘동주’에서 일본인 여학생 쿠미로 잊지 못 할 첫인상을 각인시킨 배우 최희서가 ‘박열’에선 더 강렬한 모습을 선보였다. 독특한 마스크에 일본어, 영어, 이탈리아어, 중국어까지 능통한 ‘뇌섹녀’ 최희서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박열’은 1923년 도쿄, 6천 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이제훈)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최희서)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렸다.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인이지만 일본 제국주의와 천황제를 반대하며 항일운동을 하는 여성으로 박열의 신념의 동지이자 연인이다. 조선인 학살 문제의 희생양으로 검거된 박열과 함께 투쟁하기 위해 스스로 수감된 가네코 후미코는 오히려 당당하고 확고하게 제국주의를 비판하며 박열과 함께 일본 제국을 뒤집어놓은 재판의 주인공이 된다.

또한 박열이 조직한 불령사 단원들과 함께하는 작전에서 폭탄 입수 지시를 밝히지 않은 박열에게 “사상적 동지 의식을 잊었냐“며 그의 뺨을 때리는 모습은 1920년대엔 찾아볼 수 없는 능동적인 자세를 지니고 있으며 당시엔 개념조차 정해지지 않았던 페미니스트로 볼 수 있다.

▲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최희서는 준비된 원석이었다. 2009년 데뷔한 그는 8년간 100여 편의 드라마, 영화, 연극 작품에 출연하며 탄탄한 내공을 쌓았지만 안타깝게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찾아오듯 최희서에게도 빛을 발할 날이 왔고 그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우연히 지하철에서 신연식 감독에게 눈에 띄어 ‘동주’에 참여하게 된 최희서는 적은 분량에도 섬세한 감정연기와 완벽한 일본어 실력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해 이준익 감독과 ‘박열’까지 함께하게 됐다.

최희서는 극중 일본인 캐릭터를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한국어 대사를 모두 히라가나로 바꿔가며 완벽한 발음 연기를 소화한 것은 물론, 촬영 분량이 없는 쉬는 날에도 현장에 머무르며 배우들의 일본어 선생님을 자처하는 등 ‘박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가네코 후미코를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 그의 자서전을 찾아보는 등의 열의를 보였으며 극중 자서전에 기재돼 있지 않은 부분을 연기할 때는 후미코가 느꼈을 감정을 상상하며 캐릭터에 100%에 이입할 수 있게끔 했다.

최희서의 이러한 노력덕택에 관객들은 더욱 ‘박열’에 빠져들 수 있었다. 이제훈은 물론이거니와 동지로서 또 연인으로서 함께하는 가네코 후미코로 완벽하게 분한 최희서에게 매료된 영화 팬들이 적지 않다. 이준익 감독의 뮤즈라 불리는 그에게 지금보다 앞으로의 날들이 더욱 기대가 모인다.

김지영기자 b33151_@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