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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무수단' 이지아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기사 등록 2016-03-0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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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알게 모르게 대중들은 배우에게 어떤 범주를 제시하곤 한다. 예컨대 연기파라든지 성격파라든지 하는 명칭들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영화 ‘무수단’에 출연한 이지아는 어떤 범주에 속할까. 쉽게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이지아는 신비주의적 배우로 손에 꼽혔다. 그러나 최근 삼청동에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난 이지아는 오히려 털털하고 소탈한 웃음을 지을 줄 아는, 소녀 같은 배우였다.

“‘무수단’ 출연 소식을 다들 의아해하시더라구요. 제가 이런 역할 안할 거 같이 생겼나요(웃음) 산에서 두 달 동안 살았는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고생할지는 몰랐죠. 시나리오 읽고 진짜 멋지다, 기밀사건의 여장교라니, 이렇게만 생각하고 출연한다고 결정했습니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상상보다 더 고생스럽긴 했어요.”

힘들었다고 말하면서도 이지아의 표정에는 묘한 즐거움이 느껴졌다. 액션에 가미된 군대 영화를 출연했다는 점에서 피어나는 미소 같았다. 그동안 ‘아테나’ ‘태왕사신기’ 등 액션이 동반되는 작품에 출연했던 그는 ‘무수단’에서도 군인 역할로 액션을 직접 소화해냈다.

“액션을 좋아해요. 액션영화, 여자들도 좋아하지 않아요? 근데 의외라고 많이 하셔서... 어릴 적부터 액션 영화를 많이 봤어요. 다시 돌려보면서 분석하기도 합니다. 가끔은 영화의 스토리보다 액션의 합을 더 집중해서 볼 때도 있어요. ‘태왕사신기’ 때도 액션에 대한 로망이 있었죠. ‘무수단’의 신중화 중위 역은 액션과 상관없이 이런 역이 자주 안 들어오니까 덥썩 문 거예요(웃음).”

액션을 욕심내는 배우로서 그는 액션스쿨을 다니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액션스쿨 뿐만 아니라 개별 운동 역시 꾸준히 유지하면서 운동량을 조절해왔다. “트레이너가 대회 나가자고 욕심도 냈었는걸요”라며 웃는 이지아의 표정에는 뿌듯함이 한가득이었다.

“운동도 원래 꽤 과격하게 하는 편이에요. 웨이트도 많이 하고. 그래서 어느 근육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치에 맞춰서 운동을 하는 편인데 요즘 관절에 안 좋은 영향이 있는 거 같아서 필라테스 같은 걸 하고 있어요. 걸을 때도 엉덩이부터 시작해서 모든 근육을 신경 써서 걸으면 조금이라도 관리에 도움이 돼요.”

그는 이번 ‘무수단’에서 군인으로의 강인함과 여성으로의 아름다움을 모두 담아내며 스크린에 존재감을 채웠다. 본인 스스로도 민망했다고 말하는 이지아는 그러나 그것이 작품의 의도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신중위와 자신은 꽤 많이 다른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둘이 비슷한 거면 외모뿐이죠(웃음). 신 중위는 준비성도 철저하고 저는 좀 덜렁대고. 저라면 애초 작전 투입 전에 뭘 많이 두고 왔을 걸요?(웃음) 군인이라는 점에 있어 다소 단편화된 인물이긴 합니다. 저는 저에게 좀 혹독한 편이에요. 난 뭘 해도 항상 못하는 것 같아, 라면서 계속 밀어붙여서 주변에서 그만하라고 할 정도예요. 특히 예전에는 긴장을 정말 많이 했어요. 가만히 있으면 차가워보인다고 많이 말씀하시던데, 그게 긴장한 탓에 더 그렇게 보인 거 같아요.”

이지아는 그 점이 아쉬운 듯 보였다. 긴장을 많이 했던 탓에 대중들과의 거리가 멀다고 느끼는 듯했다. 이렇게 오랜만에 하는 인터뷰에도 쉴 새 없이 대화를 주도하는 그를 보고 있자면 그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음을 기자도 느낄 수 있었다.

“시사회를 할 때도 준비해온 멘트 그대로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저는 준비해도 당황하면 잊어버리고 버벅거리곤 합니다. 정말 저를 보여드릴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늘 긴장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마 잘 모르실 거예요. 그리고 사실 제가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라고 말한다고 모든 분이 믿어주시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작품도 많이 하고요.”

“요즘 강남 역 게릴라 이벤트를 할 때 어떤 분이 예쁘다고 해주시더라구요. 그래서 힘을 얻고 있어요(웃음). 그런데 사진만 찍으면 여전히 긴장해서 그런 건지... 활동을 안 하니까 나아질 기회가 없나 봐요(웃음). 올해는 대중들과 많이 만나고 싶어요. 목표라고 하기엔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안타깝죠. 바람입니다. 꼭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어요.”

대중과의 만남에 목이 말라있는 이지아에게 혹시 예능은 어떠냐고 묻자 그는 “먹는 걸 좋아해서 ‘쿡방’만 보면 리모콘을 멈춰요”라며 “얼마 전에 ‘냉장고를 부탁해’와 ‘삼시 세끼’가 좋다고 말했어요. 연락 안 오면 어떡하죠?”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럼 ‘무수단’을 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궁금해했을 ‘진짜 사나이’는 어떤지 묻자 그는 이러게 대답했다.

“가끔씩 보는데 이제는 남일 같지 않아요. 매번 그 질문 받을 때마다 이렇게 대답해요. ‘알고는 못간다’라고요”

(사진=이슈데일리 남용희 기자)

성찬얼기자 ent@ 사진 남용희 기자 nyh5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