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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박열’, ‘불령사’ 그리고 뜨거운 울림

기사 등록 2017-07-03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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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박열' 스틸 컷
[이슈데일리 한동규기자]영화 '박열'(감독 이준익)이 개봉 이후 누적 관객수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놀라운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극중 아나키스트 ‘불령사’에 대한 영화팬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몇몇의 ‘아나키스트’들은 폭력적인 색깔을 띄우며 후대에까지 부정적인 인물로서 각인됐지만, ‘박열’ 속에 등장하는 ‘불령사’들은 올바르고 정당했으며 일본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령사의 활약을 영화 속에서 실감나게 연기한 배우들의 면면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불령사’의 리더 박열(이제훈 분)은 1923년 9월 1일 도쿄 관동대지진 이후 혼란을 주도한 인물로 지명돼 투옥됐다. 하지만 당시 그는 10월 24일부터 1925년 6월 6일까지 총 21회에 걸쳐 신분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열은 일본 황태자를 폭살하기 위해 폭탄을 구입했다는 것을 시인하는 ‘동귀어진’의 자세로 재판대에 올랐다. 이와 동시에 그는 일본의 만행을 알리고 국제사회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박열의 배우자 가네코 후미코(최희서 분)는 일본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일본인이다. 후미코는 요코하마에서 태어났지만, 부모에게 버림받고 조선에서 생활하는데 3.1운동 당시 일본에게 크게 분노하며 ‘아나키스트’로 성장한다.

일본인이 항일 운동을 역설한다는 점에서 후미코의 행동은 일본 제국주의가 얼마나 모순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지를 극대화시켜준다. 여기에 ‘박열’ 속 일본 배우들의 캐스팅은 영화의 특별함을 더한다.

▲ 사진=영화 '박열' 스틸 컷
‘신주쿠양산박’이라는 단체는 재일교포와 일본인들이 참여한 연극 극단으로, 이준익 감독의 부탁으로 ‘박열’에 캐스팅됐다. 특히 이들이 영화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더욱 눈길을 끈다. 이들은 일본이 저질렀던 과오를 반성하는 마음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박열’에서 일본 내각을 표현하는 이들의 익살스러운 연기력은 영화의 묘미 중 하나다.

‘박열’의 변호인 ‘후세 다츠지’를 연기한 인물도 야마 노우치 타스쿠라는 일본 배우다. 박열을 끝까지 변호하며 무죄를 주장한 ‘후세 다츠지’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일본인의 마음도 움직였다. 그는 “살아서는 민중과 함께 죽어서도 민중을 위하여”라는 좌우명을 역설하며 끝까지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행동했다. 극중 박열을 위한 변호인을 일본 배우가 연기했다는 점은 보다 진정성 있게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위안부 여성들은 돈을 받은 매춘부들이었다” 일본 시노즈카 다카시 총영사의 망언, 이후 “위안부와 소녀상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에 절대 밀리지 않겠다”라는 아베 총리의 발언까지. 현재 일본 수뇌부들의 태도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시점, ‘박열’의 숭고한 메시지가 한층 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한동규기자 eor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