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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환의 영화 초이스]'오피스’가 매력적인 2가지 이유

기사 등록 2015-08-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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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오피스(감독 홍원찬)’는 서스펜스의 결정판이다. ‘오피스’에는 관객의 숨통을 조여 올 만한 치밀한 구성과 파격적인 스토리가 존재하기에 그렇다. 홍원찬 감독은 최근 ‘오피스’를 만든 가장 큰 동기에 대해 “거친 스릴러라는 장르를 통해 ‘사회 드라마’를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언급했다. 그만큼 ‘오피스’는 소름끼치는 이야기와 통렬한 사회적 메시지를 확보하고 있는 셈. 그렇다면 ‘오피스’가 장르 영화로서 매력적인 이유는 어떤 점일까?

▲ 일상을 뒤집는 변형, 강렬한 서스펜스

‘오피스’가 관객들에게 서스펜스를 전달하는 방법은 일상성을 뒤집는 것이다. ‘오피스’는 기본적으로 영화 속 배경부터 ‘사무실’이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시작한다. 그동안 상당수의 공포물이 폐허, 폐교, 폐공장 등 음침하고 낯선 공간에서 서스펜스를 이끌려고 했다면 ‘오피스’는 그런 장르적 공식을 전복시킨다. ‘오피스’는 기존 스릴러가 지닌 상투적인 설정에서 벗어나 이례적인 어법으로 참신함을 증폭시킨 것.

영화 속에서 일상성을 변형시키는 모습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시계 소리, 전화벨 소리, 노크 소리, 호치케스 소리 , 자판 소리 등 우리가 삶 속에서 친숙하게 접하는 소리들이 영화 속에서는 장르적 변주를 통해 소름끼치는 음향으로 다가온다. 그야말로 영화적인 마법을 펼치는 셈. 이는 관객들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선사한다. 관객들은 친근한 일상이 예상을 뒤엎고 뭉개지는 체험들을 통해 심리적으로 극한의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오피스’는 관객들의 정서를 결코 보호하려고 들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들이 기억하고 있는 일상적인 단편들을 처참하게 붕괴시키면서 극적인 긴박감을 폭발시킨다. 이는 장르 영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서스펜스이자 ‘오피스’가 일상을 변형시키면서 얻은 독보적인 장점이다.

▲ 약육강식의 세계, 직장인들의 비통함과 분노

‘오피스’의 이미례(고아성 분)는 인턴이다. 강자와 약자만이 존재하는 ‘오피스’ 안에서 이미례는 최하위 계층으로 생활하고 있다. 영화 속의 미례는 그저 착하고 성실하기만 한 루저 인턴. 이는 ‘오피스’를 접한 직장인 관객들에게 놀라운 공감을 자아낸다. 원래 회사 생활에서 ‘영원한 위너’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나름대로 연차가 된 대리(류현경 분) 역시 “죽을려고 일하는 건지 살려고 일하는 건지 모르겠다”라는 식의 대사를 내뱉는다. 이는 ‘오피스'가 다루고 있는 직장인들의 스트레스와 애환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영화 속의 캐릭터들은 직장 상사에게 복수를 꿈꾸며 극단적인 행동을 시행하기에 이른다. 오죽하면 김과장(배성우 분)은 ‘사시미 칼’을 ‘묵주’처럼 여기는 기이한 현상까지 보인다. 이는 직장인들의 현실적 분노를 영화적으로 표출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회사라는 극한의 경쟁 체제 안에서 관객들 역시 시기와 좌절감을 한번쯤 느껴봤기에 그렇다. 특히 ‘오피스’는 직장 상사들의 끝없는 히스테리 때문에 평범한 일개 회사원이 착란과 광기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점을 확실하게 표현한다. 이를 통해 '오피스'는 직장인에게 있어 진급을 해야만 한다는 압박,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할 때의 모욕, 해고에 대한 불안감 등을 극한으로 끌어 올리면서 조직 생활의 폭력성을 신랄하게 폭로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피스’를 접한 관객들은 자신이 처한 현실 앞에서 분노함과 동시에 캐릭터들의 행위 뒤에서 비통함을 느끼게 된다. 이는 ‘오피스’가 극의 전개에 있어서 놀라운 몰입도와 공감대를 확보했기에 가능한 일.

결국 ‘오피스’가 장르 영화로서 매력적인 이유는 일상을 뒤바꾸는 변형을 통해 관객들에게 최고의 서스펜스를 유발하는 강점 때문이다. 더불어 회사라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극한의 설정으로 표현해 관객들에게 공감과 희열을 이끌어 내기에 그렇다. 특히 ‘사회 드라마’라는 메시지는 ‘오피스’의 장점으로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오피스’는 조직 생활의 야만과 폭력성을 속속들이 장르적으로 승화시키면서 스릴러가 전달할 수 있는 장르적 매력을 극한으로 증폭시킨다. 영화 속의 '미례'는 어쩌면 우리의 '미래'일지도 모른다는 섬뜩함. 직장인들의 잔혹한 세계를 거칠게 풀어낸 ‘오피스’가 올 여름 극장가에 ‘소름끼치는 한방’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준환기자 akasoz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