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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록의 가요 톡톡]걸그룹,섹시냐 청순이냐,그것이 문제로다…

기사 등록 2015-07-3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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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상록 기자]무더운 여름을 맞이해 컴백한 걸그룹들이 섹시함과 청순한 소녀의 매력으로 팬들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현재 섹시컨셉과 그와 대비되는 청순한 컨셉으로 활동중인 걸그룹들의 다양한 모습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짚어보겠다.

2010년 데뷔 당시 ‘모델돌’이라 불리우며 평균 신장이 170CM에 가까운 늘씬한 몸매로 주목받았던 나인뮤지스는 올해 여름에도 더위를 날려 버릴만한 시원한 모습과 유로피언 비트에 기반을 둔 댄스곡 ‘다쳐’로 컴백했다. 2011년 데뷔한 스텔라도 7월 20일 싱글 ‘떨려요’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섰다. 이들은 전형적인 섹시컨셉을 내세운다. 의상은 물론,안무와 노래 스타일도 음악적인 면모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비주얼적인 측면에 더 초점을 맞췄다.

반면에 순백의 소녀 같은 이미지로 승부하는 대표적인 팀은 에이핑크와 여자친구가 있다.
에이핑크는 2011년 데뷔 후 꾸준한 인기 상승세를 보이며 2013년 ‘NoNoNo’로 흔히 말하는 '포텐'을 터뜨린후 ‘Mr. chu’ ‘Luv’의 잇따른 성공으로 이제는 확실한 정상권의 걸그룹으로 올라섰다. 최근 발매한 ‘remember’도 음원차트와 음악방송에서 1위를 기록하며 에이핑크의 저력을 보여줬다.

여자친구는 2015년 1월 ‘유리구슬’로 가요계의 문들 두드린 후 7월 23일 발매한 두번째 싱글 ‘오늘부터 우리는’으로 점점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여자친구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남성팬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아련한 소녀의 감성으로 자신들의 색깔을 어필하고 있다.

가요계에서 '섹스 어필'은 어느정도의 화제성과 그에 따른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효과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적절한 분배가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90년대 가수 엄정화,200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그룹 베이비복스부터 이어져온 섹시컨셉의 흐름은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 더욱 더 강렬하고 자극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다소 지나친 선정성을 지적하는 이들의 의견까지 신경 쓸 겨를은 없다. 사실 문제점을 논하는 사람들조차도 어쨌든 그들의 섹시한 모습을 한번이라도 봤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에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1차적으로 성공을 한 셈이다.

청순한 컨셉은 여성스러운 매력이 글래머러스한 몸매에서만 나오는게 아니라는 듯 순수하고 해맑은 소녀의 이미지로 섹시함에 다소 신물이 난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다. 2000년대를 대표했던 걸그룹 SES와 활동 초기의 핑클로 시작된 청순함의 계보는 현재 에이핑크가 가장 확실하게 이어받았다. 여자친구가 그 후발주자로 올라설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섹시코드는 긍정적이든,부정적이든 항상 이슈를 몰고온다. 스텔라가 2014년 2월 발매한 ‘마리오네트’는 그동안 최소한의 선을 지켰던 섹시컨셉을 한단계 뛰어넘은 파격적인 안무와 의상으로 많은 화제가 됐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다는 의견도 다수를 이루며 초반에 끌었던 관심에 비해서 실질적인 체감인기는 높지 못했다. 섹시컨셉의 성공도 타이밍과 적절한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함을 느낄 수 있었던 사례였다.

나인뮤지스는 데뷔 초기에 가창력문제로 많은 지적을 받아왔지만 이후 발매하는 앨범마다 음악적으로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섹시한 면만 부각시키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들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팀이냐는 의견에는 무언가 2% 부족한 점이 있다. 어느덧 활동 5년차에 접어든만큼 현시점에 ‘중박’을 넘어서 ‘대박’으로 가기위해 무언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고려해볼만한 일이다.

에이핑크와 여자친구는 노출을 자제한 의상을 입고 귀엽고 깜찍함을 드러낼 수 있는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 가사의 내용은 주로 사랑에 수줍어하고 설레이는 여자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남성들의 심리를 적절히 파고들어가는 전략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청순한 컨셉의 약점은 어린 소녀의 외형을 나타내기 때문에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 효과는 다소 줄어든다. 그렇다고 어설픈 변화는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소녀시대가 2011년 발표했던 ‘The boys’는 기존의 모습과는 다른 섹시하고 파워풀한 여성의 이미지를 추구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에이핑크와 여자친구 역시 지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추후 그들의 미래에 대해 철저한 준비와 계획을 세워야만 급속도로 변하는 시장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걸그룹,섹시,청순 뗄레야 뗄 수 없는 3가지 키워드는 그동안 10년 넘게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대중들의 요구는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빠른 변화속에서 나오는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조금 더 다양한 컨셉과 음악적인 면모로 승부를 하는 시도가 늘어났면 한다. 그 전에 먼저 그런 점을 폭넓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요팬들의 시선이 더 높아져야 할 것이다. 걸그룹이라고해서 항상 섹시한 춤과 귀여운 춤만을 번갈아가며 추란 법은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