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인터뷰] ‘브라보 마이 라이프’ 전세현 “제 장점? 대찬 것, 그리고 깡”

기사 등록 2018-03-22 20:10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사진=최하은 기자
[이슈데일리 김나연기자] 그간 다양한 작품 속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천천히 자신의 입지를 다져온 배우 전세현. 그런 그가 이번에는 한 남자를 향한 집착에 둘러싸인 명품 조연 캐릭터로 돌아왔다.

전세현은 지난 2월 종영한 SBS드라마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 신동우(연정훈)에 대한 집착 어린 사랑으로 극의 갈등을 극대화시키는 강하경 역으로 분했다. 그 누구보다도 사랑받기를 원했던, 그렇기에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완벽 소화하며 안방극장을 뒤흔든 전세현과 최근 서울시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감독님께서 미팅 제의를 해 주셨어요. 그래서 감독님, 작가님과 미팅을 봤는데 미팅이 끝나고 건물을 나오는 길에 캐스팅 됐다고 연락이 왔어요. 제가 원래 늘 캐스팅이 늦게 되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제일 먼저 캐스팅 됐어요. 다른 분들보다 한 달 정도 빨리 됐는데, 그렇다 보니 캐스팅이 된 건지 안 된 건지 실감이 안 났죠.(웃음) 쫑파티 때 작가님 말씀으로는 제가 너무 하고 싶은 게 보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렇듯 좋은 기회로 가장 먼저 ‘브라보 마이 라이프’ 배우진에 이름을 올린 전세현은 극중 자신의 집착의 대상인 신동우 역에 연정훈이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너무 좋았다. ‘재미있겠다’싶더라”라고 소감을 전했다. “현장에서 정훈오빠도 그렇고 워낙 좋은 배우 분들이라 가만히 받아먹어도 잘 할 수 있었다”라며 훈훈한 촬영장 분위기를 알린 그였지만 남모를 아쉬움도 있었다고.

“원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있는데 그게 많이 표현이 못 돼서 아쉬웠어요. 조금 더 악했어야 됐고, 라라(도지원)를 괴롭혔어야 했는데 제 이야기 보다는 스토리 적으로 다른 풀어야 할 이야기들이 많았으니까요.”

으레 주인공에게 위기를 안겨주는 악역 역할은 시청자들에게서 비난을 받고는 한다. 하지만 전세현은 “역할로 욕을 먹는다는 건 잘 했단 뜻이니까”라며 그런 대중들의 반응에 오히려 감사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강하경 역을 소화하기 위해 참고한 캐릭터가 있냐는 질문에는 의외의 답을 전했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다른 작품을 참고하면 따라하게 될까봐 잘 보지 않아요. 다만 촬영 전에 저 혼자서 준비하기도 하지만 현장의 무게와 상대 배우의 영향을 많이 받죠. 그런 면에 있어서 저는 상대 배우들이 너무 많은 걸 주셨어요. 물론 대부분 주고받는 것 보다는 극중 신동우에게 일방적으로 대사를 하는 게 대분이긴 했지만요.(웃음) 그래도 마지막 신에서 동우가 하경에게 ‘니가 싫다’라는 대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 슬프더라고요. 촬영 당시 너무 많이 울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 사진=최하은 기자
전세현은 스스로에 대해 “일에 대한 집착이 많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주위에서는 ‘스스로가 편하려면 좀 내려놔라’ ‘조급해하지 말아라’라고 말리지만, 본의 아니게 일을 쉬었던 만큼 다시 자리를 잡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일에 대한 집착이 크다고 털어놓은 그는 “일할 땐 안 그런데 쉬면 아프다. 몸도 아프고, 피부도 뒤집어지더라. 그래서 저는 일을 해야 된다”라며 ‘일 중독자’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많이 아쉬워요. 작품을 하고 싶은 만큼 많이 못했고, 본의 아니게 쉬기도 했다 보니 하고 싶었는데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많아요. 더 많이 저를 보여주고 싶거든요. 아직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심지어 회사를 옮기면서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서 이름도 바꿨거든요. 그러고 나서 3년 정도 일을 못했어요. 이름 바꾸고 잘된다던데 잘 된지는 잘 모르겠네요.(웃음) 이제 좀 잘 되려나 하는 중이에요. 최근 2년 반, 3년 동안 (역할이) 크진 않아도 쉬지 않고 일했으니까요.”

휴식기를 가진 후 그 빈 공간을 메꾸려는 듯 쉴 틈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온 그였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으로 “사랑 받지 못한 것”을 꼽았다. 그는 “작품 속에서 늘 짝사랑이나, 남자가 아닌 여자와 케미가 있을 때는 있었지만 남배우들에게서 사랑을 받은 적은 없었다”라며 “로맨스 너무 하고 싶다.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은데 기회를 주지 않는다. 사랑받는 역할을 준다면 언제든지 할 마음이 있다”라고 웃어보였다.

“대체 불가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언젠가는 ‘이 역할은 전세현이 하면 좋겠다’하고 들어오는 작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이 역할 하면 제가 떠오르고 ‘아, 얘는 연기 잘하는 배우지’ 할 수 있는 배우. 믿고 갈수 있는 배우, 꾸준히 롱런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 그렇게 꾸준히 활동하는 배우 분들의 길을 따라가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더 잘 해야겠죠.”

전세현은 자신의 바람이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일관적으로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자신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킴으로써 ‘아, 이 배우? 연기 잘 하지’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 이를 위해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단히 자신만의 노력을 쌓아가고 있다.

“제 장점은 대찬 것, 그리고 깡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무서울 게 없거든요. 사실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연기도 카메라도 오랜만이다 보니 무서웠어요. 연기하는 방법에 대해 ‘잘 하는 건가?’ 많이 걱정했거든요. 아직 적응하고 걱정하면서 일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뭐든 하겠다’ ‘잘 해야 겠다’ 하고. 다 받아들일 수 있어요.”

김나연기자 delight_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