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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윤박 "'라디오 로맨스', 저한테 자신감을 남긴 작품"

기사 등록 2018-03-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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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이슈데일리 오서린기자] 달달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던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가 종영했다. 라디오국을 배경으로 한 ‘라디오 로맨스’ 속에서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자유롭고 거칠지만 따뜻했던 이강을 연기한 배우 윤박과 만나 작품과 그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라디오 로맨스’를 위해 덥수룩하게 수염을 길렀던 윤박은 드라마가 끝난 뒤 깔끔한 얼굴과 복장으로 미소와 함께 등장했다. 인터뷰 내내 유쾌한 웃음과 유머러스한 매력은 변함없지만 겉모습만큼은 이강에서 벗어난 그는 시원섭섭한 얼굴로 ‘라디오 로맨스’를 떠나보내는 소감을 전했다.

“‘라디오 로맨스’를 시청해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힘들었을텐데 끝까지 밝은 모습 잃지 않고 함께해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랑 소중한 인연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이 인원이 그대로 만나진 못하겠지만 다시 만나면 ‘라디오 로맨스’를 같이 추억하면서 즐거운 얘기를 할 수 있는 사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윤박이 많은 변신을 시도해 탄생한 이강은 라디오국 전설의 ‘망나니’ PD다. 첫 등장부터 강렬했던 그는 송그림(김소현 분)에게 ‘츤데레’ 애정 표현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 ‘서브병’을 앓게 한 인물. ‘라디오 로맨스’를 본 이들이라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이강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시간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까. 고민하던 그는 “다른 캐릭터에 비해 연기는 편했다”며 입을 열었다.

“일단 연기할 때 좀 편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 성격 자체도 활발하고 처음 낯을 가리긴 하지만 친해지면 붙어있고 장난도 많이 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이강 역할이 불편하진 않았어요. 단지 조심스러운 건 제가 편하다고 다른 사람이 그렇게 봐주는 건 아니라서 적정선에서 역할에 붙이려고 노력했었죠. 제가 편하다고 있는 그대로 하다보면 리스크가 너무 크거든요. 좀 더 제 안과 이강의 안에 있는 것들을 잘 섞어보려고 했어요.”

인도에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강은 독특한 의상과 안경, “나마스떼”라며 인사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 웃음을 자아내 등장부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동안 깔끔한 정장에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던 윤박이 덥수룩한 수염과 헝클어진 머리, 편안하지만 스타일을 신경쓰지 않은 독특한 패션을 선보인 이강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어떤게 있을까.

“처음 감독님이랑 문자할 때 제가 등장했을 때 ‘윤박인 걸 모르게 신선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수염을 길러보겠다 말씀 드리니까 고민하시다 좋을 것 같다고 연락 받았어요. 그래서 수염을 기르게 됐죠. 사실 더벅머리도 하고 싶었는데 그거까지 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헝클어진 머리로 했어요. 손톱도 기르고 싶었는데 참았죠. (웃음) 의상도 몸에 붙는 옷을 입었을 때 자세가 달라지듯 헐렁하게 입으면 뭔가 풀어지는 게 있잖아요. 그런 걸 하나하나 모아서 이강이라는 인물을 만들게 됐어요. 처음에는 좀 자연인 이미지를 생각했는데 ‘라디오 로맨스’니까 거기에 맞게 적절한 선을 두고 준비를 했습니다.”

윤박은 이강을 제대로 연기하기 위해 다양한 부분에서 노력을 기울였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표정, 말투, 행동 하나하나 신경썼지만 그 중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이강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상황에 따른 결단력이나 대처를 이강이라면 어떻게 반응할까를 많이 생각했어요. 이강이라는 인물은 드라마나 영화보다 라디오가 조금 사람들에게 친근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라디오가 아닌 다른 것들을 자꾸 시도하려고 하고 망나니 취급을 받는 거거든요. 안전한 걸 두고 다른 걸 시도하려고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강은 라디오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거고 돌발 상황이 생기면 생방의 묘미라 생각하고 즐기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직업적으로 다가가기보다 이 사람이 라디오를 대하는 태도로 접근했어요.”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이강은 라디오 PD라는 배우들이 연기하기에 색다른 직업을 가진 인물이다. 과거 라디오를 자주 들었다며 청취자로서 라디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윤박은 이번 ‘라디오 로맨스‘ 속 이강을 연기하며 라디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아무래도 청취자들은 드라마 한 편, 한 시간, 라디오 두 시간을 결과물만 보시는 거잖아요. 근데 그 결과물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두 오랜 시간 결과물을 내기 위해 계속 기획하고 수정하고 글을 쓰고 두 시간 방송을 위해 엄청난 고생을 하거든요. 그 결과물을 위해 고생한 게 너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고 느꼈어요.”

제목 그대로 라디오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 윤박은 극중 라디오 PD를 연기했지만 한 번쯤 DJ도 맡아서 해보고 싶다며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로 청취자들의 얘기를 전해줄 것 같은 그는 “막상 고정으로 하면 못할 것 같은데”라며 수줍어했다.

“라디오DJ를 해보고 싶어요. 근데 고정으로 해버리면 엄청 못할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스페셜 DJ는 한 번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말을 잘 못하는 편이라 짧고 굵게 멘트를 치고 음악을 많이 듣는 방송으로 한다면 괜찮을 것 같아요. 청취자들이 보내주신 의견을 들으면 답을 잘 못해드릴 것 같아서요. 어느 시간대든 한두 번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데뷔 초 윤박은 지금처럼 소속사가 생기기 전 혼자 오디션을 보고 작품을 준비했었다. 그렇게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며 연기도, 배우 윤박으로도 꾸준히 성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연기해온 작품들 중 자신의 인생작과 인생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제가 했던 연기를 떠나서 ‘가족끼리 왜 이래’가 기억에 남고 소중한 작품이에요. 개인적으로 아쉽기도 하고 속상했던 적도 있어요. 제일 기억에 남고 평생 잊지 못할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인생 캐릭터를 정하는 건 정말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다 제가 했던 역할이 소중하고 애착이 가거든요. 그래도 지금은 이강 역할이 제일 인생 캐릭터인 것 같아요.”

윤박은 어두운 분위기의 장르물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끊임없는 욕심과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연기 욕심을 갖고 데뷔작부터 꾸준한 연기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에게 ‘라디오 로맨스’는 어떤 의미를 가진 작품일까.

“저한테 자신감을 남긴 작품이에요. 연기를 잘하는 사람도 자신감이 결여가 되면 보는 분들도 그걸 느끼시거든요. 아니면 연기를 모자라지만 하는 역할에 자신감 있게 하면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 생각해요. 제 스스로 연기에 자신감도 없었고 부족했다 느꼈는데 ‘라디오 로맨스’를 하면서 자신감이 생긴 게 가장 큰 수확인 것 같습니다. 배우로서 자신감을 얻었고 좋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얻은 것이라 생각해요.”

오서린기자 dgill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