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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See:夜]'운빨로맨스' 고된 시간 끝 찾아온 달콤한 운명이여

기사 등록 2016-07-1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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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사람이 변한다는 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가. 그리고 그 변화의 사이에서도 우직하게 남아있는 관계가 있다면 얼마나 귀중한가.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극본 최윤교, 연출 김경희)'가 귀중한 '사람의 시간'을 담아내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4일 오후 방송된 '운빨로맨스' 마지막회는 15회에 이어 1년 후의 사회를 그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수호는 원대해(김상호 분), 안영일(정인기 분)과 함께 대박소프트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심보늬 (황정음 분) 역시 동생 심보라(김지민 분)와 함께 살며 행복한 생활을 이어갔다. IF의 재발매를 축하하는 날, 제재팩토리에 심보늬, 제수호, 심보라, 최건욱(이수혁 분)이 모두 한 번씩 들리며 재발매를 축하했다.

보늬는 이날 이달님(이초희 분)에게 청첩장을 받고 결혼을 축하해줬지만 결혼식을 가겠다고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혹시 수호와 마주치게 될까 두려웠기 때문. 그러나 수호는 이미 우연히 보라와 마주쳤고 제제팩토리로 들어가는 보늬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홀로 집으로 돌아온 수호는 셋이 함께 찍었던 사진을 보며 "이제 금방 걷고 달리겠더라. 수고했어, 심보늬"라고 혼잣말을 했다.

한설희(이청아 분)는 건욱의 에이전트를 그만두고 다른 유망주들을 찾아다녔다. 그런 설희에게 건욱은 자신이 'IM스포츠'를 나왔다며 자신을 1호 선수로 데려가라고 했다. 설희가 없는 곳은 놀리는 재미가 없다며 그를 다시 설득했고 설희 역시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둘은 다시 에이전시와 선수의 관계로 돌아왔다.

심보늬는 보라가 알려준 공모전에 게임을 출품해 1차를 통과하는 희소식을 맞이했다. 반면 수호는 투자자로부터 수정 요청을 받고도 자신이 제작하는 게임을 고칠 수 없다며 투자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친구 한량하(정상훈 분)는 자신의 청첩장을 건네주며 냉장고 해줘야하니까 투자를 받으라고 설득했다. 그의 말대로 수호는 다시 게임 제작에 들어갔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게임기획공모전에서 만나게 됐다. 수호도 투자를 받기보다 기획공모전에 출품하는 길을 택한 것. 보늬는 불운한 여자가 자신이 받은 편지에 답장하기 위한 여정의 이야기를, 수호는 동굴 속에 숨어살던 소년의 탈출기를 소개했다. 각자의 인생이 담긴 서로의 게임 기획안 'WILL'과 'Miracle'을 들은 두 사람은 진심으로 서로에게 박수를 쳐줬고 공모전이 끝난 직후 곧바로 헤어졌던 그곳에서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서로 말하지 않고도 눈빛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긴 포옹을 나눴다.

이후 수호는 다시 'WILL'과 'Miracle'을 들고 투자자를 찾았다. 시무룩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를 보고 보늬는 어쩔 수 없다며 'Miracle'을 먼저 내자고 했지만, 수호는 금방 장난스런 표정을 지으며 동시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선언했다. 이에 수호와 보늬, 보라는 보늬의 옛 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이전과 똑같이 만들어진 집을 보고 보늬는 수호에게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보라의 연락으로 두 사람의 집에 건욱과 설희, 달님과 량하도 찾아와 수호만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보늬의 손을 꽉 잡을 뿐이었다.

두 사람이 오랜만에 함께 나들이를 나선 날, 거짓말처럼 폭우가 쏟아졌다. 수호는 얼른 돌아가자고 했지만 보늬는 "비 좀 맞으면 어때요"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때로는 운명을 가혹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결정했다. 오늘의 행복을 놓치지 않기로"라는 운명적인 내레이션으로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 보늬는 이후 "나랑 결혼해줄래요?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이어야만 해요"라며 수호에게 청혼했고 수호 역시 더없이 기쁜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며 기쁘게 받아드렸다.

'운빨로맨스'는 마지막까지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1년 후로 넘어간 이후 드라마 중간까지 두 주인공이 서로 교류하지 못하는 상황을 차분하게 그려낸 '운빨로맨스'는 서로의 인생과 진심이 담긴 게임 기획안 발표 장면을 통해 응축된 감정을 정직하게 표현해냈다. 여느 드라마들 속 과장된 사건이나 극적인 전개 없이 지금까지의 리듬감을 마지막회까지 이어오며 그 일관성을 유지했다.

또한 드라마 안에서 '게임'이란 소재를 통해 능동적인 변화를 암시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원작에서 기업프로그래머였던 수호를 게임프로그래머로 설정하면서 가져왔던 변화를 완벽하게 드라마의 본질에 녹여낸 것이다. 보기만 하는 드라마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세상을 변화시키는 '게임'을 묘사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해나가는 수호와 보늬의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상징했다.

마지막까지 등장인물들의 케미스트리가 빛난 것도 '운빨로맨스'가 남긴 여운 중 하나이다. 건욱과 설희는 물론이고 달님, 량하, 대해, 이현빈(윤봉길 분), 가승현(차세영 분)의 로맨스, 대해의 인생 역경 등 다양한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최고의 화합을 보여줘 보는 재미를 더했다.

처음 제작 발표 당시만 해도 원작과는 다른 요소들로 불안감을 자아냈던 '운빨로맨스'지만 마지막회까지 달려온 지금, 그 어느 드라마보다도 안정적인 작품으로 완성됐다. 희대의 캐릭터 제수호를 정확히 소화해낸 류준열의 매력은 물론이고 '로코퀸'의 자리를 다시 입증한 황정음, 새로운 연기도전에도 극의 몰입도를 높인 이청아, 절제된 감정표현으로도 애절함을 더한 이수혁까지 드라마 전체를 장악하는 배우들의 존재감이 빛났다.

마지막 내레이션처럼 언젠가 운명은 가혹하게 변할 것이다. 때로는 두 사람이 함께 하기에 더 지독한 일들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려웠던 변화를 딛고 일어난 보늬와 수호에게 또 한 번의 고비는 변화의 시작일 뿐이다. 이토록 아름다웠던 사랑을 담아낸 '운빨로맨스',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짙은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사진=MBC '운빨로맨스' 방송 캡쳐)

성찬얼기자 remember_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