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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케치]‘두 번째 스물’ 다시 찾아온 사랑의 ‘단짠함’

기사 등록 2016-10-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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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인생의 ‘봄’으로 분류되는 스물, 그 시기에 나눴던 사랑을 다시 한 번 만나면 어떨까. 영화 ‘두 번째 스물(감독 박흥식)’은 그런 사랑의 감정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김승우와 이태란이란 배우가 풀어놓는 ‘다시 만난 첫 사랑’의 이야기는 무척 아련하면서도 미소와 눈물을 동시에 안겨준다.

17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두 번째 스물’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박흥식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김승우와 이태란이 함께 해 ‘두 번째 스물’의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경의선(2006)’ 이후 오랜만에 차기작을 들고 돌아온 박흥식 감독은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후반작업을 마무리하고 첫 선을 보이는 자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시나리오를 쓸 당시 처음부터 김승우를 염두해 두었다고 밝혔다. 그는 “16년 전 단편으로, 그리고 8년 전 ‘경의선’으로 토리노 영화제에 갔었다. 당시 만났던 분이 있는데 그 분이 이탈리아에서 영화를 찍으면 도와주시겠다고 해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됐다”며 “처음부터 투사했던 배우가 김승우 씨였다. 그리고 중성적이고 톡톡 튀는 민하 역은 이태란 씨를 떠올렸다”라고 작품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영화감독 강민구 역을 맡은 김승우는 “저를 염두하고 썼다는 걸 처음 알았다”라고 놀라움을 전했다. 이후 그는 배역에 대해 “첫 번째 스물과 두 번째 스물의 사랑 감정은 별 차이 없다고 생각했다. 사랑이라는 것만으로도 뜨거운 온도는 같다”며 “그러나 표현의 차이가 있을 거라고, 사랑을 드러내는 현실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점을 달리 표현하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김승우는 로맨스 영화지만 일종의 ‘불륜’ 영화라는 지적에 “사실 저도 시나리오 읽고 ‘저래서는 안되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러나 민구와 민하의 입장에서 보면 ‘저럴 수도 있겠구나’ 이해하게 되더라. 현실적으로 윤리적이지 못한 사랑이지만 극중 인물들에 대해 이해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하실 거다”라고 덧붙였다.

안과의사이자 미술에 조예가 깊은 민하 역은 이태란이 분했다. 그는 전문적인 지식에 많은 대사를 소화한 것에 대해 “부담됐다. 저는 감독님만 믿고 갔다”며 “전체적인 스토리를 봤을 때 잔잔하게 그려진 게 예술적이고 예쁘게 표현됐다고 받아들였다. 그렇게 봤을 때 느낌이 좋았다. 오랜만에 멜로 영화에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라고 출연 소감까지 함께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 로케이션 촬영에 대해 “그 당시에는 힘이 들긴 했다. 지금 생각하면 꿈같다. 이태리에서 한달 동안 지내는 꿈이었다”라며 “꿈을 깨니 개봉인 거다. 대신 그렇게 로케이션 촬영을 해 제작진 전체가 더 빨리 친해지고 단결됐다”라고 떠올렸다.

영화 내내 두 배우가 이끌어가는 로맨스 영화이기에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가 빛난 건 당연했다. 김승우는 “이태란씨가 물망에 올랐을 때 지인들에게 영화 내용을 말해주고 어떤지 물어봤다. 주변에서 다들 첫사랑 역할에 딱 인거 같다고 해서 촬영 전부터 느낌이 좋았다. 워낙 성실하고 성격이 좋아서 힘든 촬영 이겨내고 즐겁게 촬영했다”라고 호평했다.

이에 이태란도 “제일 믿었던 사람이 감독님이라면 그 다음이 김승우 선배였다. 특히 저는 아직 정통멜로는 해본 적이 없기에 많이 기댔다”라고 훈훈하게 화답했다.

토리노 영화제와 영화감독이란 소재 때문에 자전적인 이야기냐는 질문에 박흥식 감독은 “자전적인 이야기면 자신이 겪은 거 아니냐”며 “이 영화는 겪었으면 하는 이야기다”라고 답변해 현장에 웃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토리노에서 지원해준다는데 여기는 별로 사람들이 안 온다. 그래서 영화제를 배경으로 하게 됐고 남자주인공을 영화감독으로 설정했다”며 “그리고 친구가 안과의사라 수술을 받고, 기차타고 이동하면서 쓰다가 여주인공을 안과의사로 하면 다시 만날 핑계가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비화를 밝혔다.

박흥식 감독의 섬세한 감성과 김승우, 이태란의 달달하면서도 씁쓸한 사랑 연기가 담긴 ‘두 번째 스물’은 오는 11월 7일 개봉 예정이다. 점차 깊어지는 가을 감성 속에서 이 작품을 통해 진한 사랑을 다시금 느껴보는 건 어떨까.

성찬얼기자 ent@ 사진 김혜진 기자 hyejin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