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기자가 간다]심오하고 과학적인 '보컬트레이닝의 세계'

기사 등록 2016-08-30 20:29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한동규기자] 직접 발로 뛰며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하는 정신을 지향하는 스마트&벤처 미디어 이슈데일리. 이번에는 이슈데일리 기자가 노래하는 것에 도전해봤다. <편집자 주>

모든 사람들은 노래에 대한 로망이 있다. 가수들이 들려주는 감미로운 목소리에 누구나 한번 쯤은 노래를 잘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이같은 감정을 느껴본 사람으로서 노래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고음은 어떻게 해야 잘 나올 수 있는 것인지, 가수처럼 멋진 기교는 어떠한 방법을 써야 되는건지 점점 노래에 대한 호기심은 커져만 갔다. 이에 필자는 최근 직접 보컬 트레이닝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밴드 EN. counter의 보컬 유기상을 찾아갔다.

한창 앨범 준비에 한창인 유기상 씨는 보컬 트레이너도 겸하고 있는 등 활발한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는 보컬 트레이닝을 받는 것은 여러 단계가 있지만 발음교정과 호흡이 가장 기초적인 단계라고 얘기했다.

# 발음 교정

먼저 그는 발음 교정에 대한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유기상 씨는 “한국어 자체는 본래 파열음(호흡이 새는 듯이 성대가 완전히 접촉하지 않고 터지듯이 나는 소리)을 많이 가지고 있어 노래하기에 쉽지 않다”라며 “개인차는 있겠지만 온전히 그 언어로 발음했을 때 영어보다 한국어 발음이 호흡낭비가 심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자면 한국어는 ‘사, 흐, 해 ,니, 가’ 등 벌어지는 발음이 많음으로 인해 노래를 하는 부분에 있어 필요 없는 숨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사람은 성대가 접촉함으로 인해 소리를 내게 되는 데 위에 말한 발음들은 온전한 접촉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같은 현상으로 인해 노래를 하는 사람의 발음은 불분명하게 전달되고, 발음이 퍼지게 돼 듣는 이들의 불편함을 산다.

아나운서들이 볼펜을 물고 교정 연습을 하는 것도 이를 고치기 위함이다. 볼펜을 가로로 해서 어금니로 물면 입의 양옆이 좌우로 당겨진다. 또한 광대부근이 위로 올라가면서 동시에 윗이빨이 잘 보이게 된다.

이는 소리가 나오는 입구인 입술을 벌림으로서 용이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불필요한 호흡이 퍼지지 않게끔 발음을 잡아준다. 즉 소리를 낼 때 필요한 호흡과 정확한 발음, 효율적인 통로를 만들게 된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서 아나운서들도 뾰족한 소리를 만들어 말의 전달력을 높인다.

이후 연습방법은 ‘아, 에, 이, 오, 우’ 순서로 천천히 발음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발음이 변화할 때 처음과 같아야 한다. ‘아’라고 처음 발음을 했을 때 다음 ‘에’ 차례에서 소리, 호흡 등 모든 부분이 다르지 않아야 한다. 이에 따라 발음과 발음 사이에 변화가 최소화 돼 호흡량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유의할 점은 너무 과하게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목이 따가울 정도의 느낌이 들면 안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에게 자세 교정과 함께 얼굴 표정까지 교육을 받았다. 노래하는 부분에 있어 몸 전체 얼굴 표정까지 신경써야 된다는 점은 꽤나 낯설었다. 평소 가수들이 노래하는 것을 보며 간단하게만 생각했던 것이 오산이라는 부분을 짚어주는 시점이었다.

# 호흡법

두 번째 중요한 부분은 호흡법이었다. 평소 복식호흡, 흉식 호흡 등 일반적인 호흡법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허나 여태까지 알고 있었던 부분은 수박 겉핥기 정도의 수준일 뿐. 보컬의 세계는 신비롭고 과학적이기까지 했다.

보통 호흡법에는 흉식호흡, 복식호흡이 존재했다. 흉식호흡이란 사람의 갈비뼈를 상체 근육으로 당겨서 내부의 공간을 확장시키는 방식이다. 그리고 복식호흡이란 갈비뼈 밑에 붙어있는 횡격막을 아래로 내려 몸 안의 범위를 넓히는 호흡법이다.

이 두 호흡법의 공통적인 부분은 몸 안의 내부공간을 넓힌다는 것인데 호흡의 원리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하지만 대중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호흡법은 흉식 호흡에 가깝다.

흉식 호흡법은 쉽게 말해 가슴 안으로 숨을 들이마시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가슴 안에 숨을 들이마셔 노래를 부를 때 호흡을 유지하는 것은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 노래를 할 때에도 호흡이 길어야 목에 부담이 안가는 법이다. 그러나 흉식 호흡법은 단기간에 공기가 소멸되며 쥐어짜는 듯이 숨을 뱉게 돼 목에 무리가 간다.

반면 복식 호흡법은 배로 호흡을 하는 것으로 갈비뼈 밑에 있는 횡격막이 숨을 들이마심에 따라 밑으로 내려가게 된다. 특히 숨을 들이 마심으로 인해 폐가 늘어나는 정도에 따라 횡격막은 내려갈 수 있는 깊이가 최대 14cm까지 된다.

이에 복식 호흡은 몸속에 공기를 충분히 저장해 놓아 노래를 하는 데 있어 한층 여유로움을 느끼게 된다. 특히 복식호흡의 장점은 고음을 하는 부분에 있다.

유기상 씨는 “음이라는 것은 성대를 건드리면서 나감에 따라 생기는 성대의 진동수와 비례되는데 진동수가 많아지면 음이 높아지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며 “흉식 호흡은 성대를 통과하는 공기가 축척돼있는 양이 적어 얇고 느리게 통과한다 이때 고음을 하는데 있어 진동수를 높이긴 하지만 시간이 길어져 성대를 수축시키게 돼 목을 상하게 만든다”라고 전했다.

그는 “허나 복식 호흡은 안에 공기를 빵빵하게 넣어둔 채 빠르게 성대를 건드리며 치고 나가 성대에서 울리는 진동수는 높아지고 동시에 목에 대한 부담은 적어지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공기를 가득 넣은 풍선과 조금 넣은 풍선 2개의 입구를 막아놓은 상태에서 동시에 개봉했다고 생각하자. 그렇다면 공기가 가득차 있는 풍선이 더 세고 빠르게 치고 나올 것이다. 반대로 공기를 조금 넣은 풍선은 나가는 속도도 느리고 금방 떨어지게 된다. 이같은 원리를 생각해보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숨이 나오는 것과 배출되는 것. 음을 내는데 있어 성대에 떨림에 의해 소리가 나타나는 것. 이 모든 것들은 생소한 부분이었지만 ‘보컬의 세계가 이렇게 디테일하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웠다.

보컬의 세계는 지금까지 설명했던 것이 다가 아니다. 고음이 편한 발음, 녹음할 때 신경써야 되는 부분 등 노래를 한다는 것은 매우 심오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노래를 하는 부분에 있어 많은 것을 느낄수 있었다.

(보컬트레이너 유기상(애성) 경력=EN. counter 보컬, '얼었다' 싱글 앨범 발매)

한동규기자 eoruw@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