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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창용의 사극돋보기]다시부는 이순신 열풍, 김명민부터 최수종까지

기사 등록 2016-09-0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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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 역사적 인물은 다양한 해석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지만 수많은 해석과 평가에도 존경받는 인물이 있다. 바로 충무공 이순신이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가장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는 역사적 인물은 이순신 장군일 것이다.

그동안 이순신 장군은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그려졌다. 故 김진규를 비롯해 '조선왕조 500년' 시리즈 '임진왜란'의 故 김무생은 영웅 이순신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낸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의 선굵은 외모와 강력한 카리스마는 이순신의 영웅적인 면모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이후 이순신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나오면서 이순신의 영웅적인 면모보다는 인간적인 면모에 주목하는 시도가 그려졌다. 지난 2004년 9월 4일 첫 방송돼 2005년 8월 20일까지 104회(105~106회는 스페셜 편성 프로그램으로 제외)가 방송된 KBS '불멸의 이순신'은 그동안 영웅 이순신의 모습에서 인간적인 면을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이순신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인만큼 이순신의 성장 과정과 시련, 영광, 고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자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기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웅장한 전투 장면과 화려한 CG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시청자들을 감동시킨 것은 이순신을 연기한 김명민이었다.

캐스팅 당시만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김명민은 이 작품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남자배우로 발돋움했다. 자신을 버리고 배역에 완벽하게 빙의 몰입하는 그의 연기력은 마치 이순신이 부활한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시청자들의 김명민이 연기한 이순신의 감정에 몰입돼 감동하고, 아파했다.

이후 2015년 2월 14일 첫 방송된 KBS1 '징비록'에서는 연전연패를 거듭하던 조선군에 한줄기 빛으로 떠오른 이순신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작품은 이순신이 주인공이 아니라 서애 류성룡이 주인공인만큼 이순신은 류성룡의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인물이었다.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보다는 지략가 이순신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작품에서 이순신을 연기한 배우는 김석훈. 그는 '홍길동' '천추태후' 등 사극에서 활약해온 베테랑답게 이순신도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했다. 백성과 부하들에게는 한없이 자상하면서도 전장에서는 냉철한 지략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김명민의 이순신보다 외유내강형 이순신에 가까웠다는 평이다.

대한민국 영화 사상 최다 관객 기록을 보유한 영화 '명량'에서는 피폐한 육체와 정신이지만 오직 승리만을 생각하는 이순신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영화에서 이순신을 연기한 최민식은 역대 이순신을 연기했던 배우들 중 가장 다크한 면모가 두드러진다. 어떤 캐릭터도 최민식화 시켜버리는 그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최민식은 이미 주군에게 버림받은 상처, 목숨처럼 아끼던 조선수군의 참패, 고작 몇 척 안되는 전선, 자신만을 바라보는 부하 장수들과 백성들에 대한 부담을 안고 수백척 왜군 함대에 맞서는 이순신의 면모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비록 역사왜곡 논란 등이 있었지만 적어도 새로운 이순신의 모습을 그려냈다는 점에 있어서는 의미가 있다.

지난 3일 첫 방송된 KBS1 '임진왜란 1592'는 기존의 이순신과 조선의 입장에서 그려진 임진왜란 사극과는 달리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콜라보한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쟁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이를 대비하지 못한 조선의 안일함, 열세인 전력으로 적에 맞서는 이순신의 모습이 그려진다.

특히 이 작품은 기존 임진왜란 사극들보다 더욱 실감나는 전투 장면을 그려냈다. 무엇보다 임진왜란의 또다른 주인공 거북선으로 불리는 귀선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 작품에서 귀선은 기존의 작품에서 그려진 것과는 달리 용머리가 움직이며 당파(전함을 충돌시키는 전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에서 이순신을 연기하는 배우는 '사극의 신' 최수종이다. 그동안 장보고, 대조영, 태조 왕건, 김춘추, 이제마 등 다양한 역사적 인물을 연기한 최수종은 이번 작품에서도 최수종 표 이순신을 완성해냈다. 이순신의 영웅적인 면모보다는 인간적인 고뇌와 결단, 아픔을 더욱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사진=KBS 포토뱅크, '명량' 스틸컷]

여창용 기자 hblood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