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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창용의 광대역엔터]'빛나거나 미치거나', 연적 왕소-왕욱 혈연으로 맺어진 정치적 동료

기사 등록 2015-03-0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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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신율 역의 오연서를 사이에 두고 왕소 역의 장혁과 왕욱 역의 임주환이 갈등을 벌이면서 극의 재미를 높이고 있다.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고려 왕조의 기틀을 닦았던 광종 왕소(장혁 분)를 중심으로 강력한 황제를 꿈꾸는 왕소와 멸망한 발해의 마지막 공주 신율(오연서 분)의 사랑 이야기를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극중 왕소와 왕욱(임주환 분)은 신율을 사이에 두고는 연적으로, 황제와 호족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적으로 갈등하고 있다. 왕소는 비록 여원(대목황후, 이하늬 분)과 국혼을 올렸지만, 과거 개봉에서 만났던 운명의 여인 신율을 마음에 두고 있다. 왕욱 또한 신율에게서 옛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빛나거나 미치거나' 14회에서 왕소와 왕욱은 살벌하게 대립했다. 두 사람은 같은 아버지 왕건의 아들들이지만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왕소는 황제의 권위를 세워야 하는 입장이고, 왕욱은 호족들의 이익을 대변한다.

서경 천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부터 왕소와 왕욱은 부딪혔다.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호족들의 부담을 주장하는 왕소와 호족들의 이익에 반하는 사안을 반대하는 왕욱의 대립에 중간에 선 신율만 난처하게 됐다.

왕소는 황실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왕식렴(이덕화 분)을 대표로 하는 호족들과 각을 세울 예정이다. 왕욱 또한 자신의 가문을 지키고, 신율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기 위해 왕소와 대립할 전망이다.

극중 사랑하는 여인과 권력을 사이에 두고 살벌하게 대립하지만 실제로 왕소와 왕욱은 정치적 동지였다. 또한 두 사람은 이복형제이면서 처남매부 사이였다. 대목황후가 광종 왕소의 부인이면서 대종 왕욱의 누이였기 때문이다.

왕소와 왕욱이 한 여자를 두고 갈등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왕소가 후일 광종으로 즉위한 후 왕욱은 왕소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후일 광종이 호족의 이익에 반하는 개혁 정책을 펼치고 피의 숙청을 감행할 때도 왕욱은 이복 형이자 황제인 왕소의 편에 있었다.

또한 두 사람은 자녀를 결혼시키는 사돈 관계가 된다. 광종의 아들인 유(후일 경종)와 왕욱의 딸인 헌애왕후(천추태후, 목종의 모후)와 헌정왕후(현정의 모후)가 국혼을 맺으면서 왕소와 왕욱은 사돈지간이 된다.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는 사랑하는 여인을 사이에 두고 갈등하는 사이인 왕소와 왕욱이 이복형제, 처남매부에 이어 자녀를 혼인시킨 사돈지간인 뜨거운 정치적 동지라는 역사적 사실이 흥미롭다.

여창용 기자 hblood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