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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진의 현장보고]'가사' 아닌 '밴드' 택한 이소라, 通할까

기사 등록 2014-03-3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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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하진기자]"보컬보다는 밴드 중심으로 변화했습니다. 가사 역시 사랑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삶과 인간에 대한 성찰과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가수 이소라가 내놓은 정규 8집 음반 '8'에 대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는 이소라의 신보 음감회가 진행됐다. 이소라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대신 이번 음반에 작곡가로 참여한 정준일, 임헌일, 정지찬, 이한철 등이 자리를 빛냈다.

이소라의 이번 음반은 약 5년 만이다. 그의 음악을 애타게 기다려 온 팬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 이 같은 기대와 관심을 입증하듯 이소라의 신보는 발매 전부터 예약 판매량만으로 음반 판매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음반에는 '나 포커스(Focus)', '좀 멈춰라 사랑아', '쳐', '흘러 All through the night', '넌 날', '너는 나의', '난 별', '운 듯' 등 총 8곡이 수록돼 있다. 타이틀 넘버는 정지찬이 만든 '난 별'이다.

5년 만의 신보 속 이소라는 큰 변화를 시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지난 7집부터 가사의 내용에 조금씩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주로 '사랑'에 초점이 맞춰졌던 가사는 삶에 대한 성찰과 인간에 대한 고민이 자리했고, 사운드 역시 보컬보다는 음악을 중심으로 만들었다. 이번 8집 역시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이소라의 이번 음반은 정지찬, 김민규, 이한철, 정순용, 정준일, 임헌일 등 가수와 작곡가들이 대거 투입된 만큼 다양했고 베이시스트 정재일과 드러머 이상민 등의 참여로 완성도 역시 높았다. 아울러 모든 곡의 가사는 이소라가 입혀 특유의 색깔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이소라는 '가사'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모든 곡은 밴드 사운드 위주였고, 목소리보다는 기타 베이스를 중심으로 흘렀다.

타이틀 넘버를 만든 정지찬은 "어느 날 이소라가 기타를 가르쳐 달라고 하더라. 이전 그의 음악이 피아노 위주로 진행됐다면, 최근에는 기타 위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5번 트랙 '넌 날'의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약간의 마찰이 있었다. 기타 테마가 중요한 곡인데, 이소라가 부르기엔 다소 낮은 키였다. 음을 높이니 곡의 느낌이 사라지더라"면서 "그래도 키를 높이자고 제안했더니, 노래를 낮춰 부르겠다고 했다. 결국 음반에 실린 곡은 기타의 톤이 가장 좋은 상태"라고 이소라의 변화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일화를 떠올렸다.

이처럼 이소라의 이번 음반의 곡들은 다수의 팬들에게 사랑받는 '난 행복해' '제발' '바람이 분다' 등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이소라의 목소리와 가슴을 울리는 가사를 덜 부각하는 대신, 빠른 밴드 사운드에 덩달아 묵직해진 이소라의 목소리가 녹아드는 식이다.

이소라의 어떤 한 가지 색깔만을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다소 의아할 수 있을 법한 정규 8집 '8'. 하지만 뮤지션인 그가 이번에는 어떤 음악을 추구하고 표현해내고 싶었는지 궁금한 팬들이라면 5년 만의 변화가 반가울 것이다.

이소라의 신보는 오는 4월 8일 온, 오프라인을 통해 세상에 나온다.

김하진기자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