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현장분석]‘옥자’, 봉테일이 그린 러브스토리... 상영위기 극복할까

기사 등록 2017-06-14 13:10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사진=김혜진 기자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어서 빨리 논란을 끝내고 영화를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봉준호 감독이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의 내한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다양한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는 ‘옥자’는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이, 배우들의 애정이 담겨있었고 이를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배급으로 나선 ‘옥자’는 전 세계의 영화계에 뜨거운 감자가 됐다. 칸 국제 영화제에서는 ‘옥자’를 초청한 뒤 ‘곤란하다’ 입장을 밝혔고 국내 멀티플렉스 또한 넷플릭스와 동시 상영은 어렵다는 것. 우여곡절 끝에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영이 됐지만 국내에서는 일부 극장에서만 상영된다. 몇 주째 지속되고 있는 논란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영화 외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타고난 복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칸 영화제 같은 경우에는 초청되기 전 미리 법적으로 정해져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초청하고 나서 그러니까 민망하더라”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영화제라는 것이 항상 이슈와 논란이 필요하지 않나. 영화제 초반 분위기를 달구는데 공헌하지 않았나 싶다”며 “한국은 양상이 다르다. 멀티플렉스 측과 넷플릭스의 입장 모두 이해된다. 그리고 감독으로서 넷플릭스와 극장 둘 다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작지만 길게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 사진=김혜진 기자

‘옥자’에서는 주인공 미자(안서현)와 옥자를 탄생시킨 다국적 기업 미란도 회사의 CEO 루시 미란도 모두 여성이다. 심지어 옥자 또한 암컷으로 여성들이 극을 이끌어 나간다. 이와 관련해 스티브 연은 “‘옥자’가 가장 좋은 것이 여성에게 힘이 가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여주인공이 정말 험난한 곳을 헤쳐 나간다는 것이 좋다. 또한 자연에서 시작해서 자연으로 끝나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고 영화의 소감과 함께 전했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은 “특별히 여성관점에서 접근한 것은 아니지만 이 동물과 옥자, 미자, 미란도 모두 자연스럽게 여성으로서 구성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옥자가 여자로서 겪게 되는 상황도 영화에서 나온다. 소녀가 강인했을 때의 아름다움을 담고 싶었다”고 극에 담고자 했던 메시지를 설명했다.

더불어 봉준호 감독은 영화에서 담고자 한 메시지를 간결하게 말했다.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 듯, 동물들을 공장의 파이프라인 하나로 다루는 것. 그 공장식 축산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제작 계기를 밝혔다.

이어 그는 “‘옥자’는 다국적 기업에 관한 얘기다. 다국적 기업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만날 수 있지 않나. 작품에서 문화적인 철학을 담은 것은 아니다. 찍고 싶은 스토리가 우선이다. 아시아의 깊은 산속에 있는 소녀가 맨하튼에 있는 CEO를 만나고 그 로케이션에 있는 크루들이 극 중에서 뒤섞이게 되는 스토리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다음 작품은 100% 한국 작품이다. 그것도 하고 싶어서 흘러간 것이다. 이미 전 세계는 문화적으로 국경이 붕괴된 상태고 제가 노력하지 않아도 엄청난 문화가 충돌되고 있다”고 했다.

‘옥자’의 궁극적인 메시지에 대해 다니엘 헨셜은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류에 대한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희망에 대해 투쟁할 가치가 있다. 세상에서 어두운 부분이 많지만 이 영화를 보고 희망을 가지셨으면 좋겠다. 어둠보다는 빛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는 “장미 덤불도 꽃이 필 때 다양한 꽃을 피운다. 이 영화 역시 다양한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고 관객들도 이러한 메시지를 담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상영과 관련해 몸살을 앓고 있는 관객에게 ‘옥자’는 봉준호 감독이 작품 속에 숨겨놓은 디테일과 많은 사회적 메시지들을 전할 수 있을까. 다니엘 헨셸이 표현한 ‘한 줄기 빛’이 될 영화 ‘옥자’는 오는 29일 넷플릭스 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며 국내 서울 대한극장 등 전국 7개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