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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진의 쿡방송] '심야식당', 기가 막힌 인물 군상 '힐링 저절로'

기사 등록 2015-07-0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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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유진기자] 새롭게 문을 연 이 가게 수상하다. 식당이란 두 글자 달랑 새겨진 간판에 메뉴도 가격표도 없는 내부. 마치 과거 우리네 시골 식당 풍경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것은 드라마 '심야식당'에 대한 이야기다.

5일 방송된 SBS 토요드라마 '심야식당'에 등장한 인물 군상은 다양하리 만큼 인간적이었다.

동네에서 늘 볼 법한 스피커 같은 인물 김씨(정한헌 분)부터 돌팔이라 불리는 한의사(주원성 분), 이름도 없이 뚱녀라 불리는 여자(박준면 분), 서민들 등골을 빨아 먹는 깡패 류(최재성 분)까지. 어느 인물 하나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없다.

극 속에서 이들은 각각 단골손님으로 등장, 식당 한 자리를 꿰차고 앉아 시시콜콜한 잡담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들이 나눈 대사 속엔 가벼운 농담부터 하루 일과, 고된 인생살이까지. 삶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시청자들에게 묘한 공감대를 선사했고, 앞으로의 활약 또한 기대되는 시점이다.

이 가운에 심야식당을 상징하는 인물 마스터(김승우 분)의 역할은 묘한 매력을 전달했다. 그는 기획의도에서 밝혀진 것처럼 손님들을 위해 추억과 감동의 요리를 내보이며 한 그릇의 요리로 사람을 치유, 2회분 연속 방영 내내 제대로 된 ‘힐링 쿡방송’의 정석을 보여줬다.

그는 "늘 먹던 걸로", "제일 싼 걸로"라고 말하는 손님들의 요구에도 척척 요리를 진행, 그저 허기를 채울 한 끼 식사가 아닌 개인의 취향과 추억이 담긴 감동의 메뉴를 선보였고 그 결과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1회 방송분만 봐도 그렇다. 식당을 처음 방문한 민우(남태현 분) 또한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다.

민우는 일명 '거리의 웃는 고양이'라고 불리는 청년으로 등장, 어려운 형편 탓에 아르바이트 6개로 생계를 책임지는 어린 가장으로 등장했다.

식당을 처음 방문한 그는 "우리 가게엔 메뉴판이 없다"는 마스터의 말에 "제일 싼 걸로 달라"며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를 들은 마스터는 주방으로 가 한 사람을 위한 특별한 요리를 진행했고, 고슬고슬한 콩밥에 계란말이, 불고기로 이루어진 푸짐한 백반 식사를 내왔다.

마스터가 선보인 요리에 놀란 민우는 "가격이 얼마냐. 비싸 보인다"고 걱정을 토로했지만 이에 대해 마스터는 "천원이다"고 말하며 그를 감동하게 만들었다.

이어 민우는 식당을 찾기 전 벌어진 사연을 마스터 앞에서 털어놓게 된다. 아르바이트로 호프집 전단지를 돌리던 중 쓰러졌던 사실과 그로 인해 일당과 전단지 값을 떼이게 된 가슴 아픈 사연을 공개, 마스터는 요리 하나로 한 사람의 마음을 여는 묘한 매력을 선보였다.

88만 원 세대를 대변하듯 청년 민우라는 인물로 인해 ‘심야식당’은 시청자들과 묘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마스터가 그의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백반을 차려준 것처럼 시청자 또한 평범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민우의 사연을 통해 공감이라는 소통을 얻게 됐다.

소박하지만 정성 있는 마스터의 요리를 통해 시청자들은 잊고 지냈던 따스한 정을 경험하게 됐다. 극 속에 등장하는 마스터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셰프'임에도 불구, 어딘가에서 한 번쯤 마주치고 싶은 묘한 매력을 가진 인물로 느껴진 것도 이번 방송의 힘이었다.

이처럼 다양한 인물 군상들로 인해 '심야식당'은 첫 회부터 소통과 공감, 힐링이라는 주제를 시청자들에게 선보였다. 이어 앞으로 등장할 인물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박유진기자 rori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