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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창용의 사극돋보기]'화정, 기찰정치 '이괄의 난'을 부르다

기사 등록 2015-07-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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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오늘날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과 해킹이 이슈가 되는 가운데 '화정'에서도 사대부들을 감시하는 기찰정치가 눈길을 끈다.

MBC 창사 54주년 특별기획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최정규)'은 광해군(차승원 분)이 실각하고, 인조(김재원 분)가 즉위하면서 2막을 맞이했다. 반정으로 정권을 잡은 인조와 서인 세력은 기찰정치를 강화하며 정적들을 탄압했다.

기찰이란 특정한 인물 및 집단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행위로 인조와 반정 세력은 기찰을 통해 정적들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그 이유는 반정의 명분도 약했을 뿐만아니라 인조와 반정 세력 모두 국정을 이끌 준비가 안됐기 때문이다.

인조와 반정 세력은 광해군을 몰아내고 정인홍, 이이첨 등 북인 세력을 숙청했다. 하지만 국정을 이끌어갈 준비도 되지 않았고, 능력도 부족했던 이들은 이원익 등 남인 세력의 지원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인조와 마찬가지로 능력에 비해 권력욕만 많았던 반정 세력은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기찰정치를 시작했다. 기찰을 통해 남은 북인 세력은 물론 남인 세력에게까지 숙청의 칼을 휘둘렀다.

이 기찰정치의 선봉에 섰던 인물이 바로 훗날 '이괄의 난'을 일으킨 이괄(유하복 분)이다. 그는 반정 당시 군대를 지휘할 대장으로 임명될 정도로 나라에서 인정받는 무인이었다. 이괄은 충실하게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이괄이 맡은 임무는 기찰 대상자를 감시하고, 연행해 고문해 자백을 받고, 처형하는 일이었다. 이괄은 인조에게 큰 신임을 받았지만 사대부들에게는 원망을 받고, 반정 세력에게는 견제를 받게 됐다.

사실 이괄은 반정 당시 군대를 지휘하기로 했던 김류가 합류하지 않자 임시로 대장에 추대됐다. 뒤늦게 김류가 오면서 대장 자리를 내놓았지만 반정을 성공시키는데 공을 세웠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2등 공신이라는 직위였다.

이괄은 불만이 많았지만 인조를 위해 참았다. 하지만 이괄이 논공행상에 불만이 많고, 그가 기찰 책임자가 되면서 김류, 이귀 등 반정 공신들은 불안해 했다. 결국 이괄은 반정 공신들에 의해 평안도 지역의 수비를 책임지는 장수로 발령이 났다.

이괄이 변방 지휘관으로 내려가자 반정 세력들은 이괄에 대해 기찰을 하기 시작했다. 기찰 책임자였던 이괄이 기찰 대상자가 된 셈이다. 이괄은 분노했고, 결국 평안도의 병력을 이끌고 난을 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이괄의 난'이다.

정통성에 자신이 없는 정권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 정적에 대한 감시와 사찰은 정의롭지 못한 권력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공포를 조성한다.

이괄은 기찰 책임자로써 임무를 충실히 이행했지만 그 자신도 기찰 대상자가 됐고, 결국 자신을 기찰한 세력에 칼을 겨누게 됐다. 그의 선택은 향후 조선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오게 된다.

여창용 기자 hblood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