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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군함도' 소지섭, "항상 100%는 없다. 이번 영화 역시 나에겐 51%"

기사 등록 2017-08-19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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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이슈데일리 허재성기자]“저한테 100%는 항상 없어요. 그래서 51K라는 소속사 이름도 거기서 비롯됐고요. 반을 넘느냐 넘지 않느냐가 저에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품 ‘군함도’ 역시 저에겐 51입니다.”

꾸밀 줄 모르는 배우다. 다른 의미로는 진정성을 갖춘 배우. 이제는 어느덧 베테랑 연기자가 돼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 들며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배우로 거듭난 소지섭. 일명 '소간지'로 불리는 그가 영화 '군함도'를 통해 여전한 멋을 보여주면서 영화에 대한 진정성까지 드러냈다. 최근 서울 삼성동 모 카페에서 소지섭을 만나 작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칠성이라는 인물은 거칠고 움직임도 빠르고 에너지가 있는 친구에요. 비유하자면 호랑이 같은 캐릭터죠. 저는 대사가 느린 편인데 칠성을 연기할 때는 대사도 빨리 치고 액션도 빠르고 힘 있게 하려고 노력 했습니다.”

‘군함도’에서 소지섭이 분한 최칠성. 그는 종로 일대를 평정한 경성 최고의 주먹이다. 조폭 출신답게 항상 행동으로 보여주고 주먹이 앞선다. 군함도에 들어가서도 여전히 고집을 부리고 자존심을 세우지만, 극 초반에는 타 영화에서처럼 권력에 맞서며 언제나 당당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주먹으로 노무계원이 돼 일본인들의 밑에서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같은 조선인들을 통제하는데 앞장을 선다.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인물은 아니죠. 오히려 그렇게 선과 악의 구분이 없는 모습이 더 좋았습니다. 시나리오 자체도 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요. 자연스러운 모습이죠. 칠성 은 조폭이고 그 중에서도 정점의 자리까지 올라간 친구에요. 이전부터 생사를 넘나들며 치열하게 살았던 만큼 살아남는데 있어서 누구보다 본능적으로 움직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그런 칠성이 후반부에는 “조선 사람들 전부 배에 탈 수 있게 우리가 뒤를 봐준다”며 탈출에 앞장선다. 그의 변화가 로맨스 기류를 보이는 말년과의 애정 때문인지 함께 해온 조선인들과 생긴 민족애 때문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제 생각에 칠성은 변하지 않았어요. 그냥 처음부터 그랬던 인물이죠. 워낙 단순하니까요. 다만 칠성이 꼭 지키는 두 가지가 있는데 주변사람들과 약속이죠. 그래서 말년을 챙기고 조선인들 틈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 자신의 밑에 있는 부하들을 돌보는 거죠. 또 누구보다 삶을 치열하기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그런 그가 탈출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감독님과 함께 많이 생각을 해봤는데 가장 떠오르는 생각은 ‘쪽팔리기 싫어서’였습니다.

영화에서 탈출은 군함도 외에 큰 축을 차지하는 소재이자 영화의 목적지다. 그런 큰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류승완 감독 역시 탈출에 대해 수차례 언급했다. 다만 영화 전체가 가지는 탈출의 의미와 인물들마다 가지는 의미는 다르게 보여 지는데, 칠성을 움직이게 만든 것은‘쪽팔림’이었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당황하기도 잠시, 참 그 다운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칠성은 단순해요. 그런 면에서는 저와 비슷한 점이 많아요. 칠성처럼 난폭하고 거친 면이 있지는 않지만 저도 좀 단순해서요(웃음). 저도 당시에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도 우선 하겠다고 대답하고 책(시나리오)을 받았어요.”

▲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대화를 나눌수록 소지섭은 의외로 특이한 면이 많은 배우였다. 그는 대본을 받을 때는 항상 자신의 기분과 반대되는 성향의 작품을 선택한다고 한다. 가령 자신의 기분이 우울하고 침체돼 있을 때는 밝은 이야기를, 반대로 기분이 좋고 업 돼있다면 루즈한 이야기를 선택한다고 한다. 소지섭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의 단순함과 감정을 컨트롤하기 쉽지 않은 것이 이유라고 전했다.

“제 어렸을 때는 그냥 평범하고 잘 안 보이는 친구였어요. 다만 생각이 조금 독특한 편이기는 했죠. 아무튼 어렸을 때부터 안전한 길을 좋아하진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음악을 하는 것을 더불어 특이한 취미생활들을 하는 것에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많기는 하죠. 제가 어딘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곳이 마땅히 없어요. 그래서 타투를 하거나 음악을 하거나 하면서 즐거움을 얻는거죠. 거기서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연기를 할 때 더 집중할 수 있거든요.”

음악활동을 처음 했을 당시, 낯선 그의 모습에 많은 팬들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랩(Rap)’이라는 장르와 기존 배우 소지섭이 가지고 있던 성향이 매치가 안돼 당혹스러움은 배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본인만의 색을 완성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 이제는 본인이 아닌 팬들이 오히려 그의 음악을 기다리게 됐다.

“앞으로는 그냥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악역도 해보고 싶고, 다소 지루할 수 있어도 잔잔한 영화도 하고 싶습니다. 작은 역할이라도 인물이 또 시나리오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면 얼마든지 하고 싶어요. 또 영화 쪽에서 신뢰받는 배우가 아니에요. 작은 희망이 있다면 신뢰받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여전히 연기의 폭을 넓히고 다양성을 갖추고 싶은 그의 바람은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노력에 여실히 드러나 있다. 아직 꿈을 다 이루지 못한 배우 소지섭. 그가 앞으로 한국영화계에 신뢰를 넘어 확신으로 각인될 수 있는 그날을 기다려본다.

허재성기자 wwsw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