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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데뷔일기]배우 장유상② “장유상이란 배우만의 매력 갖기 위해 노력하겠다”

기사 등록 2016-11-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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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스타의 길은 어떤 것일까'

스타들의 데뷔 시절은 물론, 어렸을 적 이야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어땠을까. 화려한 이면 뒤에 숨겨진 2%를 찾을 수 있는 기획으로 만들어진 '핫데뷔일기'.

이번 '핫데뷔일기' 주인공은 배우 장유상이다.

독립영화부터 차근차근 활동영역을 넓히며 마침내 상업영화, 안방극장까지 찾아온 배우가 있다. 때로는 소년의 이미지로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는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고 단독 주연 독립영화를 개봉하는 등 배우로서 ‘열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요즘 ‘대세’인 웹드라마까지 점령한 배우 장유상, 그의 모든 매력을 이번 핫데뷔일기를 통해 온건히 전할 수는 없겠지만 프레임 밖에서의 그의 색다른 면을 만나보자.<편집자주>

그는 ‘거인’으로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모았다. 최우식과 장유상 모두 ‘신인’이란 이름을 붙이고 있었지만 이들이 영화 속에서 쌓아갔던 에너지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이 작품을 기점으로 2015년,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 ‘도전에 반하다’와 영화 ‘조선마술사’로 향하는 걸음을 내디뎠다.

“상업으로 첫 작품이라면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에요. 오디션이 굉장히 고됐어요. 감독님만 세 번 정도 뵀습니다. 엑소랑 로맨스가 형성되는 여주인공의 4차원 남동생 역이었어요.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고 쿵푸를 좋아하는 캐릭터였어요. 막 ‘아뵤아뵤’ 하고 다니는(웃음). 나무에 대고 수련할 정도로 무술을 좋아하는 4차원 소년 역할여서 면접 볼 때, 리딩할 때도 특이하게 하려고,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었어요. 감독님께서 그 자리에서 ‘허공에 대고 액션을 해봐라’ 이런 것도 시키셨구요.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 드리려고 노력했고 좋아하셨어요. 그러니 써주셨겠죠?(웃음)”

그러니까 그는 첫 작품부터 ‘거물’을 만난 셈이었다. 국민아이돌 엑소(EXO)가 출연하는 웹드라마는 첫 공개 당시에도 팬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모았었다. 당시 분위기를 전해달라고 하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신기했어요”라고 운을 뗐다.

“연예인 보니까 신기했어요. 현장 분위기도 독립영화 때랑 달랐습니다. 최고였어요. 엑소 팬분들의 분위기가 몹시 좋았거든요. 또 엑소 분들도 본업이 배우가 아닌데도 연기를 잘하시고, 또 열심히 하시니까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저는 세훈이랑 많이 붙었어요. 밤도 많이 새우고 힘들었지만 단 둘이 붙는 장면이 많아서 친해졌어요. 그때 둘이서 한 연기가 드라마에서 감초 같은 캐릭터를, 재미를 담당하는 그런 거였거든요. 시나리오도 재밌었고, 재밌게 하려고 이것저것 많이 해봤어요.”

이것도 인연이었는지 그는 ‘도전에 반하다’에서도 엑소의 멤버 시우민과 함께 출연했다. 그는 이렇게 웹드라마 두 편에 출연하고 마침내 상업영화에 뛰어들게 됐다. 그 첫 작품은 ‘조선마술사’였다.

“그렇게 큰 촬영장을 간 게 처음이었어요. 규모도 크고 스태프도 많았죠. 곽도원 선배, 이경영 선배, 조달환 선배, 유승호, 고아라 누나처럼 유명한 선배님들도 많았고 감독님도 유명하시고요. 그런 판에 제가 있으니까 위축도 많이 됐었어요, 신인이다 보니. 감독님이 친절하다고 해야 할까요, 젠틀한 분이세요. 저한테도 유상씨, 이러면서 존댓말 해주시고 긴장을 많이 풀어주셨어요. 현장에서도, 선배 배우분들도 편하게 해주는 분위기여서 현장 분위기에 대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그전엔 독립영화만 했었으니 처음엔 겁먹고 위축되고 연기도 마음대로 못하겠고 그랬었죠. 많이 편하게 해주셔서 좋은 경험이 됐었어요.”

이렇게 굵직한 현장을 겪어본 그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배우는 누구였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박철민 배우를 꼽았다. 의외라면 의외의 대답에 이유를 묻자 장유상은 이렇게 답했다.

“최근 드라마스페셜에서 또 뵀었거든요. 재밌게 만들어 주시고 긴장을 풀게 해주시고, 분위기 메이커세요. 대사도 애드리브를 활용하시기도 하고, 후배들한테 얘기를 편하게 해주시고. 현장 분위기를 재밌게 만들어주시는 선배님이십니다.”

지난 10월 30일 방송된 KBS2 '드라마 스페셜-동정 없는 세상'은 단편 영화를 제외하면 가장 최신작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자신처럼 독립영화로 시작해 드라마,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이주승을 만나기도 했다.

“이주승 형이랑 많이 친해졌죠. 그때 여름이었는데 드라마 배경이 수능 끝나고였어요. 그러다 보니 패션이 겨울 패션이었죠. PD님께서도 땀 안 흘리는 사람을 위주로 캐스팅했다고 우스갯소리도 할 정도였고, 찍다 보면 땀나서 다시 찍기도 했어요.”

장유상은 올해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초청받았다. ‘윤리거리규칙’과 ‘나와 함께 있어줘’로 단편부문에 초청받은 그는 다른 세상에 갔던 거 같다며 한창 신이 난 소년처럼 즐거워했다.

“‘거인’ 때는 하루만 갔다 왔거든요. 이번에는 길게 있었어요. 제대로 즐긴 게 처음인 셈이죠. 서울에만 있다가 오랜만에 가니까 다른 세상에 간 거 같았어요. 매일매일 재밌었습니다.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 GV도 있었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바다도 봤죠. 같이 찍었던 팀들하고도 더 친해졌어요. 학교 동기랑 후배들도 있었고요. 술자리에 막 합석되면서 많이 만나다 보니 좋아했던 배우랑 감독님들, 배유람형, 오희준형도 만났어요. 얘기만 듣다가 실제로 봬서 인사드리고 그러는 게 너무 즐거웠어요. 그때 스케줄이, 일어나서 맛집 가고 영화 보고 밤에 술 먹고 일찍 일어나서 맛집 가고. 이렇게 계속했어요(웃음). 결국 마지막 날에 몸살 날 정도였는데, 사람들이 놀러 와서 아픈 몸으로 놀았어요(웃음)”

그렇지만 어쩌면 그로서는 다소 부담이 되는 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거인’부터 최근작 ‘동정 없는 세상’ ‘윤리거리규칙’까지 그는 아직 학생 역을 맡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묻자 장유상은 당연하다는 듯 이렇게 답했다.

“어리게 생겨서 어린 역을 많이 하고 있어요.(웃음) 저도 이제 ‘그런 거 가지고 부담 가질 필요가 있나. 더 나이가 들면 그때 맞는 거 하면 되지 않나’ 하다가도 한편으로는 ‘나이도 26살인데, 좀 더 남자 이미지, 성인 이미지를 보여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해요. 그래서 공적인 자리에서는 스타일도 신경을 쓰곤 합니다. 머리도 올리고, 어린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도 들죠. 하지만 큰 부담은 없어요. 일부러 고생해서 얼굴을 늙게 할 수도 없으니까요(웃음). 자연스럽게, 실제로도 나이를 먹고 있으니까 크게 걱정은 하고 있지 않아요. 아직 나이가 많지 않은 거 같기도 하고요.”

그는 대학을 다니면서 귀한 인연을 많이 만났다고 털어놨다. 그중 하나는 이미 언급한 김태용 감독이고 다른 사람은 바로 배우 유연석이었다. ‘리틀 유연석’이라고 불릴 만큼 비슷한 분위기로 주목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석 선배하고는 입학했을 때도 분위기가 닮았다는 말을 들었었어요. 그래서 공연하실 때 뒤에서 병사 역을 하기도 하고 신입생 공연을 올릴 때는 저희 팀 연출이셨죠. 그런 인연이 많아서 지금도 많이 챙겨주시고 연락하면서 지내요. 정말 후배를 위하는 성격이셔서 많이 도와주시려고 하세요. 그런 게 항상 감사합니다. 김태용 선배는 제가 영화할 수 있었던 계기이고 두 작품을 같이 했으니 저한테 영화의 멘토 같은 선배시죠. 조언도 많이 주세요, 잔소리도 많이 하지만(웃음). 제가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연기 연출을 잘하시는 거 같아요. 편하게 할 수 있게 여건을 만들어주고 사전 준비도 잘 하시고, 좋아합니다. 21살 때 만나 지금까지 얘기도 하면서 조언을 진짜 많이 해주세요.”

그렇다면 배우로서 그의 롤모델은 누구일까. 배우 장유상의 가능성도 아직 무궁무진하기에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에게 묻자 그 역시 “좋아하는 배우도 많아요”라고 말문을 열었다가 “박해일 선배요”라고 대답했다.

“한 분을 뽑자면 박해일 선배예요. 추상적이지만 느낌이 너무 좋거든요. 얼굴만 봐도, 눈빛도 좋고 연기의 폭이랑 연기도 자연스러우시고. 좋아합니다. 사석에서 뵌 적은 없는데, 보통 처음에 알려지기 시작한 게 ‘살인의 추억’이나 ‘인어공주’잖아요. 저도 그런 이미지로 알고 있다가 ‘심장이 뛴다’ ‘위대한 독재자’ 같은 다른 캐릭터를 하는 걸 보면서 빠져들었습니다. ‘연애의 목적’도 그렇고 캐릭터 폭이 너무 다양해서 좋아하는 작품이 너무 많아요. 조용하게 느낌 있는 역할도 잘하시고, 어떤 캐릭터를 해도 다 잘 어울리시죠.”

선배 배우 얘기에 눈을 반짝이는 장유상을 보니 그에게 최종적인 배우 목표는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그 말을 들으니 그는 수줍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제 성격이 엄청난 꿈과 목표를 가지고 사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때그때, 하루하루 재밌고 행복하게 사는 걸 중요시하는 마인드죠. 바쁘면 바쁜 대로 열심히 하고, 안 바쁘면 안 바쁜 대로 쉬고. 올해 목표는 건강하고 행복하고 편안하게 다음 작품 준비하고 알아보고. 딱히 다른 건 없어요(웃음). 최종 목표도 비슷해요. 대한민국 대표 배우가 될 거다, 그걸 위해 달려가는 건 아닙니다. 꾸준하게 하고 인정받는 배우가 되는 것, 오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말한 만큼 그는 벌써 차기작으로 영화 ‘세트플레이’를 촬영하고 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대중들에게 하고 싶은 한 마디를 부탁했다. 장유상은 특유의 해사한 미소를 지으며 순박하게, 그러나 분명한 심지를 품은 채 이렇게 대답했다.

“앞으로, 꾸준하게 열심히, 계속해서 저만의, 장유상이란 배우만의 매력을 가진 배우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