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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영화]‘조작된 도시’ 뿌리는 ‘소셜포비아’-‘도둑들’?

기사 등록 2017-02-1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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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시선을 이끄는 이 영화, 내 취향은 어느 정도 저격할까.’ 문득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를 볼 것인지 거를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당신을 위해 이슈데일리 기자들이 유사한 성격의 작품들을 꼽아본다. 연결고리가 흡족한가. 그렇다면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편집자 주>

박스오피스 판도가 달라졌다. ‘공조’의 1위 장기 석권이 이어지다 ‘조작된 도시’(감독 박광현)가 개봉과 함께 그 자리를 꿰찼다. 9일 개봉한 ‘조작된 도시’는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해 개봉 4일 만에 누적 관객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올해 개봉작 중 최단 기간 기록이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조작된 도시’는 지난 주말(10일~12일) 3일간 89만 660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공조’를 제치고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수는 107만 2592명.

‘조작된 도시’는 단 3분 16초 만에 살인자로 조작된 남자가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며 짜릿한 반격을 펼치는 범죄액션영화다. 지창욱이 현실에선 백수이나 게임 상에선 리더로 군림하다 살인자로 몰리는 권유 역, 심은경이 대인기피증 초보 해커 여울 역, 안재홍이 특수효과 말단 스태프 데몰리션 역을 맡았으며 ‘웰컴 투 동막골’ 박광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충무로의 흥행 감독과 젊은 피의 만남은 성공적이었다. 박광현 감독은 기존 영화와는 다른 문법으로 게임형 짜릿한 FPS액션을 선보인다. 고난이도 액션을 불사한 지창욱, 심은경, 안재홍 등의 활약도 톡톡 튄다. 그렇다면, ‘조작된 도시’는 어떤 영화와 궤를 같이 할까.

# 한해선 기자 - ‘소셜포비아’(2014, 감독 홍석재)

‘조작된 도시’의 가장 큰 특징은 가상세계와 현실을 넘나드는 범죄액션의 신세계를 창출한 점에 있다. 게임에 빠져 살던 주인공 권유가 살인자로 억울한 누명을 쓴 후 게임 군단을 모아 현실 세계의 위협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게임 속 액션을 과감히 접목한다. 이 같은 공간 설정은 ‘소셜포비아’(2014, 감독 홍석재)에서도 두드러진다.

‘소설포비아’는 지웅(변요한), 용민(이주승) 등의 무리가 ‘아프리카 TV’의 ‘BJ 양게’(류준열)가 생중계하는 채널을 통해 네티즌들과 악플러 ‘레나’(하윤경)의 ‘현피’(‘현실+Player Kill’의 합성어, 가상세계를 넘어선 현실에서의 싸움)부터 의문의 죽음을 추적한다. 자살인지 타살인지도 모르는 레나의 죽음 앞에 주인공이 누명을 쓸 수 있는 위기에 처한다는 점, 온라인 멤버들이 의기투합해 오프라인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 충무로 젊은 세대가 극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꽤 비슷한 색깔을 띤다.

상투적이고 타성에 젖은 ‘기존의 것’을 탈피한 두 영화는 확실히 신선하다. 또 점점 가상현실이 실제 현실을 침투하고 있는 현시점을 잘 반영해 새로운 경각심을 준다. 그 어느 공간에서나 우리는 미지의 음모에 사로잡힐 수 있고, 언제나 정의를 추구해야 함을.

안예랑 기자 – ‘도둑들’(2012, 감독 최동훈)

팝콘 터지듯 톡톡 터지는 속 시원한 액션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조작된 도시'는 지능형 오락 액션 영화의 계보를 이으면서 그동안 영화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게임'이라는 소재를 가져왔다. 게임 속 세상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연출과 게임 속 크루들의 환상 적인 팀플레이. 여기에 억울하게 누명을 쓴 권유가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범죄 현장을 설계하며 악역들과 속고 속이는 치열한 접전을 펼친다. 이러한 심리전을 통해 영화는 관객들에게 연이은 반전을 선사하며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조작된 도시’의 통쾌한 액션과 심리전, 팀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바로 한국형 ‘케이퍼 필름’의 대명사 ‘도둑들’이다. 영화는 성격, 특기 그리고 목표까지 뭐 하나 공통점이 없는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이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뭉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렸다. ‘조작된 도시’의 의리로 가득한 팀플레이와는 달리 이 영화는 의심으로 가득한 찝찝한 팀플레이를 펼친다. 그래도 실력 하나는 최고인 이들이 작전설계, 금고털이, 줄타기 등 각자 맡은 포지션에서 활약을 펼친다.

의리, 신뢰, 우정 따위 찾아볼 수 없는 10명의 도둑들, 이들 중 누가 하나뿐인 보석을 차지할 것인가. 영화는 이 의문이 나올 때부터 팀플레이를 과감하게 버린다. 이제 남은 것은 서로를 속고 속여 보석을 훔치는 일 뿐. 영화 속 캐릭터들이 완벽한 연기로 관객들마저 속이며 심리전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눈을 사로잡는 액션과 카체이싱이 펼쳐진다. 압권은 아파트 외벽에서 펼쳐지는 아슬아슬한 총격전. 영화를 보다보면 누구를 응원해야 하고 누구를 욕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유쾌한 입담, 나쁜 놈들이 서로의 뒤통수를 치고 치이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조작된 도시’가 누명을 쓴 주인공의 안타까운 상황들로 탄식을 자아낸다면 ‘도둑들’은 개인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하는 주인공들 덕에 답답할 일 없으니 스트레스를 날리는 데 더 제격일지도 모른다.

(사진='조작된 도시', '소셜포비아', '도둑들' 포스터 및 스틸컷)

한해선기자 churabb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