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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레슬러', 감동의 '가족 이야기'...그리고 공감의 '나의 이야기'

기사 등록 2018-05-0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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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스틸컷
[이슈데일리 허재성기자]‘레슬러’는 전직 레슬러에서 프로 살림러로 변신한지 20년이 된 귀보와 그의 아들 성웅이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성장, 스포츠, 가족 등이 가시적인 소재로 쓰였다. 그러나 사실 영화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또 하나의 비하인드 메시지가 존재한다.

‘레슬러’는 전직 레슬러에서 프로 살림러로 변신한지 20년. 살림 9단 아들 바보 귀보씨가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엮이기 시작, 평화롭던 일상이 유쾌하게 뒤집히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아들의 금메달이 곧 자신의 꿈인 귀보, 그리고 그런 아빠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것이 꿈이된 아들 성웅. 작품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그리고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며 훈훈한 감동과 메시지를 전한다. 그런데 이 메시지에는 감춰져 있는 또 다른 메시지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자신’.

▲ 사진=영화 스틸컷
영화는 아들과 엄마, 윗집 가족, 소개팅녀 등 주변 인물들과 엮이는 과정을 통해 누군가의 아들이자 아버지로서가 아닌 오롯이 자신의 꿈을 품었던 한 남자 귀보의 성장을 함께 담아냈다. 즉 아버지이기 전에 한 남자인 귀보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낸 것. 아들이 좋아하는 것, 아들이 바라는 것, 아들의 꿈을 위해 살아오는 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것도, 바라는 것도, 꿈도 잊어버린 채 살아온 귀보. 그런 그가 ‘부모’라는 타이틀의 무게를 덜고 자신의 인생과꿈을 찾아 나서는 과정은 기분 좋은 카타르시스를 전하기도 한다.

또 그만큼 부모의 기대를 채워야 한다는 부담을 떨쳐내고 진정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아들 성웅의 변화 또한 비슷한 맥락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영화는 관계를 통해 부모와 자식으로서 한 뼘 성장해 나가는 모습과 더불어 누군가의 엄마, 아빠, 아들, 딸이 아닌 나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뭉클함을 전달한다.

이에 대해 김대웅 감독은 “20년 넘게 아들만 바라보고 살아오던 귀보가 조금씩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다”라며 “부모 자식 간의 책임감과 부담감을 떨치고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 또한 가족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결국 작품은 ‘아들 바보’ 귀보가 점차 자신의 꿈과 인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자식 세대에게는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주는 격려를, 부모 세대에게는 희생에 대한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는 것.

가슴 뜨거워지는 성장 스토리와 스포츠, 가슴 훈훈해 지는 가족이야기. 여기에 자신을 되돌아보고 공감하게 되는 가슴 뭉클한 ‘자신의 이야기’까지. 5월 온 가족의 웃음과 감동을 책임질 영화 ‘챔피언’을 통해 가족이 아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질 않을까.

허재성기자 wwsw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