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현장분석] ‘염력’, 좀비 이어 초능력으로 韓 영화 새 지평 열까 (종합)

기사 등록 2017-12-19 12:13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사진=김나연 사진기자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지난해 여름, 전대미문의 재난 블록버스터 ‘부산행’으로 천만 관객을 이끌었던 연상호 감독의 새로운 작품이다. 한국 ‘좀비’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연상호 감독이 이번에는 ‘초능력’을 택했다. 기발한 상상력, 신선함으로 2018년 첫 전만 영화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염력’(감독 연상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감독 연상호를 비롯, 배우 류승룡, 심은경, 박정민, 김민재 등이 참석해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염력’은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아빠 석헌(류승룡 분)과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빠진 딸 루미(심은경 분)가 세상에 맞서 상상초월 능력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연상호 감독은 “좀비 영화를 하고 나서, ‘좀비를 또 해보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행’이 잘 된 이유도 새로운 부분을 좋게 봐주셨기 때문”이라며 “예전부터 ‘톤 앤 매너’의 영화를 하고 싶었다. 이전에 했던 스릴러, 액션보다 코미디를 과감하게 해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벽에 부딪혔지만 여기 계신 배우들이 믿어주신 덕분에 할 수 있었다”라고 기획 계기를 밝혔다.

캐릭터 설정에 있어 연상호 감독은 ‘평범함’을 택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가까이 있는 인물로 한 것. 연상호 평범한 캐릭터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평범한 사람이 염력을 사용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들이 재밌게 만드는 요소였을 것”이라며 “류승룡 배우가 너무 재밌게 해줘서, 조감독이 웃어서 NG가 날 정도였다”라고 설명했다.

▲ 사진=김나연 사진기자
류승룡은 극중 하루아침에 염력을 가지게 된 남자 신석헌으로 분한다. 류승룡은 “시나리오 보기 전 감독님에게 이야기, 줄거리, 시놉시스만 듣고도 ‘신선하고 새로운 소재다. 재밌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 보기 전, 이미 결정을 했다. 이야기만 들어도 너무 재밌더라”라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전했다.

신루미로 분한 심은경. 그가 맡은 역할은 강한 생활력으로 대박을 터뜨린 치킨집 청년 사장이다. 특히 ‘부산행’에서 초반, 좀비 연기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연상호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이다. 심은경은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루미는 살짝 욱하는 성격이 있다. 지금 저의 차분한 모습과 대조적인 모습이 있을 것”이라고 전해 영화의 기대감을 높였다.

심은경 뿐만 아니라 ‘부산행’에서 성경 역을 맡았던 정유미도 연상호 감독의 작품에 다시 한 번 출연을 알렸다. 눈 여겨 볼 점은 악역을 맡아 새로운 연기 변신을 시도한 것.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촬영할 때 살짝 이야기 했다. ‘해볼 생각 있느냐’고 하니까 제 이야기를 잘 듣지 않았지만 ‘좋다’고 하더라. 시나리오를 쓰지 않았던 상태였다. ‘나쁜 역할을 해볼 생각 없냐’니까 ‘그런 것 너무 좋다’고 했다”라면서 “정유미 배우는 너무 편하다. 해달라고 했을 때 다 해준다. 주문을 하면 바로 그 사람이 된다”라고 정유미의 연기를 칭찬했다.

‘염력’은 ‘부산행’과 마찬가지로 ‘부녀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교 선상에 오른 두 작품은 어떤 차별점을 둘까. 연상호 감독은 “의도된 것은 아니다. ‘부산행’은 아버지와 아들 관계를 기획했는데 배우를 만나면서 바뀌었던 케이스다”라면서 “이번 영화는 부녀 관계가 조금 독특한 면이 있는 부녀다. 속세에 있는, 평범한 아저씨인 아버지와 굉장히 생활력이 강한 딸이 부딪히면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다. ‘염력’은 여기 계신 배우들을 염두하며 썼던 시나리오다. 배우들을 떠올리며 쓰니까 개인적으로 아는, 혹은 알고 있는 이미지에서 나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산행’을 할 때 제일 아쉬웠던 게 심은경 배우가 2회차 정도 나왔다. ‘길게 찍으면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류승룡은 ‘서울역’에서 더빙을 짧게 했다. 두 배우와 긴 호흡으로 영화를 찍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부녀설정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류승룡 또한 “평범하고, 철없는 아빠와 딸의 관계를 그린다. 평범한 관계 속에서 누구나 아빠가 있고 가족이 있지 않나. 그 안에서 찾는 자기 성장, 반성,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누구에게나 있는 가족관계 속, 또 처할 수 있는 어려움 속에서 상식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배우들과 감독은 입을 모아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언급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영상에 담겼고 스크린에 녹아들 것이다. ‘염력’은 ‘부산행’에 이어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열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다가오는 2018년 1월이 기대되는 때다.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