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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케치]‘스콜 서울 앙코르’ 기자간담회로 엿본 밴드 국카스텐

기사 등록 2016-08-2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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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선보이며 ‘음악대장’의 자리를 확고히 한 밴드 국카스텐(하현우, 전규호, 이정길, 김기범)이 전국투어의 마지막을 다시 서울에서의 공연으로 장식한다. 국카스텐은 ‘전국투어 스콜(Squall) 서울 앙코르’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들의 모든 것을 들려줬다.

21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밴드 국카스텐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들의 음악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자리는 어떤 사회자도 없이 진행돼 여느 때보다 솔직한 국카스텐을 만날 수 있었다.

먼저 보컬 하현우는 이번 공연에 대해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느낌으로 앵콜 콘서트를 연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사진기 들고 다니기 힘드실텐데...”라는 능청스런 멘트로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과거 다른 밴드들과 전국투어를 한 적은 있었는데, 그때는 한 장르의 젊은 청춘을 보여주기 위한 것 같았다. 지금은 오로지 국카스텐이란 밴드로 소통하기 위해 하니까 정말 느낌이 새롭다”며 밴드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는 게 힘든 일이다. 음악적인 정체성을 지키면서 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전국투어를 저희 힘으로 하고 매진시킨 게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싶은 일이다. 함께 힘든 일 겪은 멤버들에게도 고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공연동안 고연령대의 관객이 많았던 걸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하현우는 “놀랐던 건 일흔이 넘은 분들도 많이 오셨다. 몸이 아프셨던 분이 우리 음악을 들고 병이 나았다고 하거나 어두운 세계의 빛이 됐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라며 그들의 말을 인용한 후 "저희의 음악이, 목소리가 의미가 될 수 있고, 삶 속에 투입이 돼서 반응을 일으킬 수가 있구나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공연에서처럼 대부분의 대답이 보컬 하현우의 입을 통해 나왔지만 기타의 전규호, 드럼의 이정길, 베이스의 김기범이 없으면 ‘국카스텐’이 아닌 법. 이들은 모두 하현우의 멘트에 장난스런 말을 얹거나 반박하며 돈독한 사이임을 드러냈다.

하현우는 과거의 일들을 얘기하며 밴드 국카스텐의 출발과 성장을 언급했다. 그는 “처음 시작했을 때는 화장품 공장 등을 다녔다. 지금 소속사를 만나기 전에도 각자 레슨을 하는 등 수입을 모았다. 저희가 세상에 안 맞는 불량품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게 저희의 뿌리다. 패배주의나 분노, 염세주의적인 것도 강했다”며 1집 음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0대가 되면 세상이란 게 자유롭고 우리가 꿈꾸는 모습이 돼서 달콤하게 살 줄 알았는데 건설현장 같은 먼지가 날리는 곳도 가고 배달도 하면서 살았다. 저희가 알고 있는 세상과 그 간극을을 어떻게 채우며 살아야 하나, 그걸 음악적으로 해소하려 했던 듯 하다. 남들보다 모자르다는 감정들, 그게 자양분이 됐다”며 “지금은 감사하다. 이제는”이라고 덧붙여 현장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최근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와의 콜라보 음원도 공개한 국카스텐은 “본인들이 크게 준비하고있는데 게임의 스케일과 이미지에 잘 맞는게 국카스텐이라고 ‘리그 오브 레전드’ 측에서 제의를 해주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하겠다고 했다”며 “같이 하면서 게임음악을 작업하면서 배운 것도 있고, 영역이 확장된 느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하현우는 또 “하고 싶은게 정말 많다. 과거 언급한 어쿠스틱 앨범도 그렇다. 지금 어쿠스틱 앨범과 정규 앨범 중 고민하고 있다”며 행보에 대한 언급도 곁들였다. 그는 “개인적으로 영화음악을 하고 싶다. 제작사 쪽에서 연락을 오지 않으면 저희가 (웃음)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국카스텐은 보컬 하현우가 MBC ‘복면가왕’에서 ‘우리동네 음악대장’으로 활동하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유일하게 하현우가 단독 활동을 벌였던 이 시기에 멤버들은 어떤 마음을 가졌을지,. 또 하현우가 그 이후에 바뀐 점은 없는지 물었다.

이정길은 “우리 보컬이기 때문에 항상 응원한다”며 “(인간적으로는) 별로 관심이 없다. 저희는 저희 할 일만 한다”고 대답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어 대답한 전규호도 “인간적으로는 모르겠다. 인기가 한명이 많다고 해도 그런 점에 무관심한 편이라 피부로 못 느낀다. 평소에 저희가 합주하거나 그럴 때 잘 안 부딪힌다. 저는 둘째가 태어나 애보기 바쁘다. 육아 생각뿐이다”라고 애아빠의 애환을 설명해 한층 더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김기범은 “저도 인간적으로 변한 건 모르겠다. 제가 생각했을 때 이런 인기가 멤버들에게 똑같이 돌아오면 전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전 술 먹고 실수도 많이 하는 편이라 얼마 전엔 이사하기 전 집으로 찾아간 적도 있다. 관심은 받을 사람이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해 멤버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그렇다면 이렇게 높아진 인기에 국카스텐의 재정적인 환경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현우는 “주변에서 그러더라. 하현우가 건물 샀다고.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 뭘 하나라도 샀으면 말도 안한다”라고 재치있는 답변으로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라이브 때 좋은 사운드를 들려드리고 싶어 세션 포함 8명이 공연한다. 8등분을 하는 셈이다”라며 “그냥 고기 먹고 싶을 때 먹으면서 할 수 있는 그 정도다 그 이상 돈을 벌고 싶다! 사실 돈이 많아도 저희가 쓸 줄 모른다. (전)규호형은 기저귀 살 돈이나 애기 옷 살 돈, 유치원 보낼 돈이 있음 된다. 산 속에 작업실을 만들면 좋겠지만, 우리 분발하자”라고 속내를 드러내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본인들의 자작곡 뿐만 아니라 방송에서 커버한 곡들까지, 공연에서 좀 더 많은 곡을 선사하는 국카스텐은 커버곡과 자작곡 사이의 관객들에 ‘온도차’ 역시 느끼곤 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현우는 “저희 음악이 한국의 대중음악 안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관심과 위치,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오히려 고마운 게 커버곡을 했을 때의 좋은 반응이 낯선 다음 곡으로도 이어진다. 다른 가수들의 음악을 편곡하는 에너지와 자작곡을 만드는 에너지랑은 똑같다. 그래서 애정은 비슷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저작권이 다른 가수에게 있기에 많이 안하는 것 뿐이다”라고 덧붙이며 ‘현실적인’ 답변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시종일관 짙은 음악세계와 무대와는 또 다른 유쾌한 에너지로 기자간담회를 마친 국카스텐은 이번 ‘스콜 서울 앙코르’를 마무리지은 후 다시 공연 준비에 들어간다고. 음악의 열정만큼 팬들에 대한 그들의 애정은 곧 국카스텐의 또 하나의 뿌리가 된 것. 이미 ‘음악대장’으로 등극한 국카스텐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이슈데일리 한동규 기자)

성찬얼기자 remember_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