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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 ‘침묵’, 한 남자가 전하는 진실과 그 속의 진심

기사 등록 2017-10-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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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슈데일리 김나연기자] ‘침묵’, 아무도 이 영화의 끝을 예상할 수 없다. 진실의 문 앞에 도착해 문을 열어보니 또 하나의 문이 숨겨져 있다. “보이는 사실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라는 정지우 감독의 말처럼 사건에 숨겨진 사실과 그 안에 감춰진 진실, 그리고 또 진심을 찾아 움직이는 영화에 관객들은 쉬이 시선을 거둘 수 없다. 마음이 움직이는 영화가 됐다는 것에 의심이 없다던 정지우 감독의 생각에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을까.

‘침묵’은 ‘해피엔드’ 이 후 18년 만에 재회한 정지우감독과 최민식의 만남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최민식은 정지우 감독에 대해 “정지우 감독과 다시 만나고 싶었고 함께 작업을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정지우 감독과 함께하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재력과 사랑을 모두 가진 남자 임태산(최민식)은 모든 것이 완벽히 행복하다 믿었던 그 날, 약혼녀인 유나(이하늬)가 살해당하고 용의자로 딸 임미라(이수경)가 지목되는 사건 앞에 마주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흘러간다. 초반에는 그 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미라와 그를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군분투하는 태산의 모습이 중점이 되어 관객들의 궁금증을 고조시킨다.

그 후 유나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법정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사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의 갈등 속에서 또 다른 진실을 마주하며 극은 점점 혼란에 빠지고 속속들이 밝혀지는 비밀은 관객들로 하여금 쉽게 결말을 예상할 수 없게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민식이 있다.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임태산은 단 하나의 모습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는 딸이 위기에 처했음에도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는 냉철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자신의 약혼녀와 함께일 때는 세상 누구보다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끝내 진실을 마주한 순간,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내는 과정 속 그의 감정 연기는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또한 임태산은 절제된 표정 속에서 여러 가지의 분위기를 오가나 싶더니 쏟아질 것 같은 감정을 억누르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는 이렇게 감정선을 치밀하게 표현해내며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극의 흐름을 탄탄하게 끌고 나갔다.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최민식이 중심을 잡고 영화를 끌어갔지만 그를 뒷받침 해주는 배우들의 연기도 빛을 발한다.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조한철, 이수경 등 출연하는 배우 대부분이 자신의 자리에서 그 역할을 온전히 자신의 색깔로 소화해내며 비로소 ‘침묵’이라는 영화를 완성시켰다.

특히 김동명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류준열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류준열은 이번에 유나의 열혈팬이자 사건의 유일한 키를 쥔 인물을 연기하며 또 다른 류준열을 선보였다. 그는 광적이게 보일 수도 있는 팬의 연기를 단 한순간도 밉지 않게 선보이는 능력을 가졌다. 기존에 연기하지 않았던 독특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캐릭터로 만들어내며 무궁무진한 그의 가능성을 또 한 번 입증해냈다.

‘침묵’은 범죄 스릴러물이 흔히 그렇듯 범인이 존재하고, 또 그것을 파헤쳐 가는 과정 속에 있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다. 겹겹이 숨겨진 진실의 끝은 무엇일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침묵’에는 비밀이 많다. 그 비밀을 마주한 관객들의 마음에 어떤 파동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침묵’은 오는 11월 2일 개봉한다.

김나연기자 nadus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