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장태희의 팔도유람기] 죽었다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최고의 신' 자신의 이야기 33

기사 등록 2016-12-08 02:09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한동규기자] 이번편은 연말연시 송년회모임의 초대가수로 동서남북 홍길동만큼이나 바빠 그 인기를 실감하게 되는 대형가수의 발자취의 이야기다. 또한 수많은 팔도유람의 길중, 지인의 장례식장에 가는길에 문득 떠올린 그녀 자신의 이야기다.

자기분야에서 성취를 이루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의 언문일치적 내용들이 호감적이다. 그녀의 인생의 살아있는 한 조각을 맛보라!

1년의 마지막달 12월은 단연 송년회 모임의 행사가 다양하다. 몇일 상간으로 한양인의밤 과 고려대학교 ROTC 송년의 밤에 초대돼 공연을 펼치게 됐다.

지난날 전통트롯과 국악민요의 주특기로 고희팔순연 행사에 자주초대돼 실버팬들이 은근 주를이뤘는데, 이 제사 나이에 걸맞는 쎄미모던 후크송의 ‘내가쏜다’를 타이틀로 삼고 ‘상큼이’ ‘귀요미’로 변신해 대단하고 현란한 안무는 아니지만 절제된 율동으로 20, 30은 내가쏜다. 40, 50은 안동역메드리, 60, 70대는 청춘돌려다오 민요까지 2080을 아우르려는 나의 노력은 이젠 검은머리의 관객을 봐도 당황하지 않고 넘나들 준비를 마쳤다.

한양인의밤. 그냥 걸어들어갔는데 카메라 플래시가 엄청 터지네. ‘뭐여 ? 오늘 좀 잘 차려입은겨? 반응 좀 있네 좋았어’ 무대를 걸어 들어가며 나는 혼잣말로 속삭인다. “여러분! 오늘 이뿌게 보이려고여 허리를 하도 개미허리로 졸라 맷더니 숨이 가빠서 혼났다 아입니까?”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 ‘글래머’ 라고 환호성이다. 그래 여자는 허리만 모래시계처럼 가늘면 되는겨.

아가씨 답지 않은 능수능란한 농담과 붙임성 ! 코끝 ‘찡끗’ 미소보조개발사! 귀염성까지, 호감의 쐐기를 박는 것은 바로 노래제!!. 아랫배가 바들바들 떨리게 혼신을 다해 노랫말에 나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그 순간은 몰입 내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 내가 어떤 율동을 하는지 다 잊는다.

박수가 터져 나온 순간 무대 저 앞의 조명의 불빛만이 나를 바라볼 뿐이다. 저기 저 잘생긴 꽃을 든 남자가 내게 한 다발을 가슴에 안긴다. 만인의 연인이 된 기분? “나는 오늘 여러분과 아주 멋진 12월의 데이트를 하는 기분이에요. 여러분 우리의 뜨거운 오늘을, 여러분의 연인이었던 장태희를 기억 속에 추억하세요” 이쁘게 말한다고 야단났지만 마음이 이쁜거 아닙니까(웃음).

고려대 ROTC 송년의 밤 800명 가까이 되는 선후배님들의 잔치. 마치 맞게 내가 노래하는 타이밍에 경품추첨 화면이 뜨는 바람에 선물 보따리에 시선을 뺏기기도 했지만, 경품보다 더 값진 선물이 되어 드린 장태희를 알아보시고 초 밀착 촬영으로 팬심을 보여주신 어르신 선배님들이 있어 자존감을 높힐수 있었다. 어마어마한 건배사를 듣고 배꼽을 아니 잡을 수 없었다.

‘오바마ㅡ오빠가 바래다 줄께 마셔’ ‘사이다ㅡ사랑합니다 이 생명 다 바쳐서’ ‘사우나ㅡ사랑과 우정을 나누자’ ‘당나귀ㅡ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해~!’ ‘여러분 저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선창하면 후창하십시오 나이야~!!!! 가라~!!!’

이렇게 재롱도 피우고 호통도 치고 신통방통한 가수 아가씨의 들이댐이 귀엽다는 표정으로
입꼬리를 ‘씰룩씰룩’. 그래요 살며 이렇게 아무 걱정 없이 넋 놓고 웃을 일이 얼마나 있으시겠어요? 1년의 무거운 스트레스 오늘 다 풀어내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예쁜가수 미소만 담아가셔요. 오늘은 선물이라는데 장태희도 선물이니 오늘 경품까지 선물이 풍년이네요~!!

이렇게 바쁜 일정을 보내다가도 느닷없는 소식을 접하기도 한다. 지인분의 어머니의 부고소식이다. 위로의 문자로 마음을 전하고 장례식을 가기 위해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길을 나섰다.

“소식방금 전해들었습니다...” 가을은 그리도 짧아 더 그리운데. 이 가을을 남겨놓고 떠나버린 어머니의 계절이 되버린 듯 합니다. 생이 이리도 짧은지 허무합니다. 억겁의 인연으로 맺어진 만남이라 생각합니다. 더 좋은 세상에서 아드님 지켜주시고 수호천사로 함께 하실 껍니다. 어머니 계셨던 마음주머니 채워줄 이 없겠지만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슬퍼할 오늘에
위안 삼으세요. 보고싶고 그리울, 사묻히는 이별. 청명한 오늘이 그날이었습니다. 힘내세요“

야속하게 구름한 점 없는 맑은 하늘, 고속도로를 하염없이 달리는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새로운 인연들이 벗이 되고 낯선이들과 함께할수록 더 그립고 보고파지는 사람이 있는가? 함께 있어도 그리운 사람이 있는가? 지금 삶이 우리에겐 꿈인지. 아주 슬프고 아주 기쁘고 행복해 깨고싶지 않은 꿈.

내 모든 뜻을 함께하고픈 사람이 있는가? 그것은 계시였고 운명인지도. 저마다의 사연이 깃든 환란을 겪고 이겨내서야 만난 천국의 품을 희망을 저버려서는 안된다.

천만의 군사가 필요할까, 진실한 행보 그 성실한걸음. ‘나도 어른이 됐나’ 이렇게 찾아가게 되는 곳이 생기네. 나는 내가 눈에 담고 보는 가족들의 행복이 참 중요하다.

한켠으로 생각하면 나는 참 순수한 만큼 용감해서 약하지만 강하기도 한사람인지도 몰라, 몸과 마음이 한곳에 머물던 용기. 세상 그 누구도 무섭지 않고 겁나고 두렵지 않은 너무나 크고단단한 벽이 바로 내 자신이다.

자신을 최고의 신으로 알고 살았는데 바로 그 자신이 내가 이겨야 할 상대였던거야. 그럼 이토록 넘치는 나를 내가 이기려면 피눈물을 쏟아야 하는게 맞았어.

원미는 장태희를 이겨내고 넘어서야했어, 혼자서는 할수 없는 일에 가족은 또다른 나였어 짧은 인생 여지껏 나는 지금 진짜 인생을 살고 있고 멋지게 익어가고 있어.

죽음은 너무나 슬퍼, 이별을 생각하면 살 수 없을 것 같지. 108번 죽었던 시간들 죽을 것 같아 죽었다 깨어났던 시간들. 그렇게 날 죽이던 화살로 하여금 내 자신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고 나는 결국 죽었고 또 죽었기에 다시 태어나고 또 다시 태어나게 됐다. 죽고 살고 다시 태어나길 거듭해 환골탈퇴. 마음을 깨치고 정신의 껍질을 깼다.

누군가 결혼은 남녀의 만남은 꽃길만이 아니라던데 가장 어둡고 캄캄한 곳을 함께 두손 잡고 걸어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내 심장 지켜주느라, 그 심장 아팠을 가족들. 내가 지켜줘야 하겠죠. 사랑이라는 미명아래 그심장을 수도 없이 저격했던 어리석음. 그 누가 당기고 시험할수록 더 단단히 묶여지는 인연줄은 ‘과정이 거짓이 아니었다’ 증명할 매듭일거야.

그렇게 순천장례식장에 도착해 식사를 하는데 전라도지역 중요 식사상차림에 빠지지 않는다는 홍어가 있었다.

그 와중에 삼합은 왜그리 맛이 좋은지, 소리 없이 묵은지 수육 홍어에 돌돌싸서 막힌코까지 뚫리는 그 맛에 취해 돌아왔다. 그날 저녁 이번에 차돌삼합, 차돌 관자 김치까지

삼합 ‘三合’이란 것은 3가지가 잘 어울려 딱 맞는다는 것인데, 입안에서 얽히고 설킨 그 맛은 눈앞에 천하에 미남배우 정우성씨가 차 한잔 하자고 해도 포기할 수 없을 정도의 맛이었다.

장태희가 돼지띠에 돼지고기 매니아니까 그럼 남자는 톡쏘는 홍어같은 전라도 남자 만나소 묵은지 사랑으로 합이 잘 맞게 삼합사랑 해부러!

김치는 자고로 인생의 축소판이니께 거름주고 정성껏 배추키우듯, 부모님은 사랑으로 날 길러내셨고 배추소금에 절여 숨죽일 때 내는 인생 눈물맛은 짠맛으로 알아부렀고, 꼬치가리 마늘 젓갈 양념 하나씩 더해가는 인생 단만 쓴맛 매운맛 보는 것 이고 겉절이로 살거냐, 폭 익혀서 마치맞게 살거냐, 매운맛 모르는 백김치로 살거냐 이거지. 돼지고기같은 나랑, 홍어같은 너랑 김치 한번 같이 담가 볼 그놈 한번 찾아봐야 쓰겄네. 진정한 삼합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