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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박희준 감독 '돌아와요 부산항애' 제목에 다 담았다

기사 등록 2017-12-2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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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비 기자

[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돌아와요 부산항애' 영화의 제목 안에 박희준 감독이 담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트렌디하고 큰 스케일의 영화가 넘쳐나는 2017년, 박희준 감독은 잊혀졌던 누아르 정서를 다시 불러냈다.

‘돌아와요 부산항애(愛)’는 어린시절 헤어진 이란성 쌍둥이 형제가 20년 후 경찰과 범죄조직 후계자로 만나면서 펼쳐지는 엇갈린 운명을 담은 휴먼 감성 액션 영화.

2000년 여명과 박은혜, 이나영 주연의'천사몽'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 작품은 아시아 감독 최초로 프랑스 발렌시엔느 국제액션 모험영화제 13회 경쟁부문 진출 및 한국영화최초로 전세계 40개국 이상에 수출하는 쾌거를 박 감독에게 안겨줬다.

한국형 SF영화로 한국형 판타지를 구축했던 그는 왜 다시 시간을 거슬러갔을까. 박희준 감독은 학창시절 홍콩 누아르 시절에 많은 영향을 받은 감독이라 칭하며 언젠가 한 번은 한국 정서를 담은 누아르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태성(성훈)와 태주(조한선) 이란성 쌍둥이 형제 중심으로 나뉜다. 엄마의 죽음 앞에서 태주는 죄책감, 태성은 책임감을 갖고 살아간다. 고아원에 맡겨진 쌍둥이지만 성격은 판이하다. 태성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삐뚤어지지만, 태성은 고아원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받는 모범생이다. 태주는 동생인 태성이 버겁고, 태성인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는 태주를 질투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싸우며 남이 되기로 한다. 태성은 부산의 마리칸 조직의 2인자, 태주는 서울로 떠나 경찰이 됐다.

태주가 밀수거래를 소탕하러 다시 부산을 찾으며 다시 대립이 시작된다. 태성은 검은 돈을 자랑하며 형을 조롱하고, 태주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살지 못하는 태성을 한심하게 생각한다. 겉으로는 철저히 서로가 서로를 싫어하며 원수가 되지만 함께 위기를 맞으며 무언의 동질을 느낀다.

두 사람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른다. 지금까지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왔고 멈출수 없다. 되돌아가기에도 멀어졌다. '돌아와요 부산항애'란 제목은 잃어버렸던 순수함과 사랑이 가득한 마음의 고향을 가리킨다. 마지막 태성의 "우리들의 천국으로 가고싶다"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여기에 박희준 감독의 불친절하고 투박한 진심이 드러난다.

박희준 감독은 홍콩 누아르의 향수에 젖게만드는 미쟝센을 곳곳에 배치했다. 카메라 앵글부터 OST, 대사까지. 현 시대 관객들이 본다면 오글거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계산을 못한 것이 아닌, 그 시절 90년대 감성을 가져오려 했기 때문이다.

배경을 부산으로 택한 이유는 박 감독 본인 스스로 제일 잘 아는 곳으로, 로컬 특유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어린 시절 향수와 순수함을 떠올리길 바라는 기획의도는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완성됐다. 1년 동안 장소 탐색을 했고 오륙도부터 부산항 7두부, 그리고 부산의 화려한 야경 등은 부산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다. 노력은 제4회 히로시마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잊고지낸 형제애와 가족의 대한 사랑을 거칠게 외치는 '돌아와요 부산항애' 박희준 감독의 진심은 전해질 수 있을까. 오는 1월 3일 개봉.

유지윤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