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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케치]'보통사람'으로 살고싶었던 우리의 아버지

기사 등록 2017-03-1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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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비 기자[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격변의 시대였던 1987년, '보통사람'이 되고싶었던 우리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민주화 운동이 한창 벌어지는 와중 자행됐던 기득권의 공작, 악행들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공공연히 '금기'로 여겨졌던 이 소재는, 박근혜 전 태통령의 탄핵시기와 맞물러 관객들의 더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는 '보통사람'가 첫 선을 보였다. ‘보통사람’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은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 분)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손현주, 장혁, 김상호, 지승현, 오연아 등이 출연했다.

이날 김봉한 감독은 "영화에 여러가지 실제 사건들이 섞여 있다. 우리나라 최초 연쇄살인마 김대두를 극중 모델로 데려왔다. 조달환의 배역 이름도 김대두의 한자인 큰 대, 별 두에서 이름을 따 클 태, 별 성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추재진 역은 故 박종철 민주 운동가의 이야기를 가져왔다. 사실 이 시나리오는 75년도의 이야기였는데 회의를 거쳐 87년로 수정됐다. 75년과 87년이 합쳐졌어도 변한게 없구나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영화를 준비하며 느낀 점을 털어놨다.

김봉한 감독은 "장혁 씨가 했던 인물도 특정인이 아닌, 어느 시대든 관통하는 사람을 그렸다. 특정인물이라기 보다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며 "픽션과 팩트 경계점에 있다. 자세히 보시면 제 나름대로의 의미를 숨겨놨다. 찾아보시는 에스터에그처럼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득권의 권력폭로를 다룬 영화 '내부자들', '더킹'도 함께 언급됐다. 김 감독은 "그 영화들과 전혀 관련이 없다. 영화가 한, 두달 찍어서 완성되는 것도 아니고 다 아시지않나"라면서 "보통 사람이 되기가 제일 힘들다는 걸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제목을 '보통사람'이라고 지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주연을 맡은 손현주는 "처음 김봉한 감독과 이야기를 했을 때는 원래 1970년대가 배경이었다. 정확히는 1975년도다. 근데 여러가지 회의를 거치고 의논을 하면서 80년대로 바뀌었다. '보통사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2017년에 1980년의 상황을 그려보면 어떨까 싶더라. 그때 아버지가 지금의 아버지와 환경, 경제적인 것만 빼고 다를게 없다고 느꼈다. 연기도 시나리오에서 느낀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민주화에 힘쓰는 추재진 역을 맡은 김상호는 "이상호 기자가 소속 방송사에서 몇 번의 해고를 당했고, 결국 마지막엔 방송국을 나왔다. 되게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생각했다. 추재진 기자 또한 답답하고 화가 난 상태라서 이상호 기자가 떠올랐다. 그 사람이 정치인을 인터뷰했을 때, 어떤 질문을 던졌을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연기 비결을 전했다.

조달환은 연쇄살인범으로 공작되는 김태성 역을 맡았는데, 체중미달로 군면제가 된 만큼, 체중감량을 했어야 했다. 그는 "원래 74kg이었는데 66kg 정도까지 살을 뺐다. 캐릭터보다 살을 빼는 게 힘들었다. 빈혈 때문에 기절하고 헛것이 보이기도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편 ‘보통사람’은 오는 3월 23일 개봉.

유지윤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