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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레슬러' 유해진 웃겼다가 울렸다가 '가정의 달 저격'

기사 등록 2018-04-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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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우리가 몰랐던 아버지의 진심, 그리고 아버지의 꿈은 무얼까. '레슬러'가 아버지란 이름 너머에 숨겨놨던 '빛'을 조명했다. 유쾌한 유해진의 성장담이 관객들을 웃기고 울릴 준비를 마쳤다.

23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김대웅 감독, 유해진, 김민재, 이성경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레슬러'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레슬러’는 전직 레슬러에서 프로 살림러로 변신한지 20년. 살림 9단 아들 바보 귀보씨가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엮이기 시작, 평화롭던 일상이 유쾌하게 뒤집히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귀보는 자나 깨나 아들 성웅(김민재) 걱정 뿐이다. 아들의 레슬링 경기에 꼭 참관해 코치를 하며 '아들 바보'로 살아간다. 자신의 꿈이었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 자신과 같은 삶을 살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귀보의 바람은 딱 하나 뿐. 아들 성웅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 뿐. 평화롭던 날이 이어지던 중 아들 성웅과 귀보의 갈등의 시발점이 나타난다. 귀보의 집 위층에 사는 가영(이성경)이 귀보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가영은 친구 성웅에게 "너의 엄마가 될게"라는 말을 내뱉고, 방해 작전을 위해 자신의 엄마와 아빠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민재에게 "빈자리를 더욱 빨리 채워야겠다"라는 말로 용기를 결심한다.

가영을 몰래 짝사랑했던 성웅은 가영의 진심에 상처 받고 어긋나기 시작한다. 아버지와 가영이 둘이 있을 때면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급기야 화는 레슬러를 시작하게 만든 귀보에게 쏠린다.

귀보는 아들 성웅은 레슬링을 하기 싫다고 반항 하고, 가영은 좋아한다고 고백을 하는 바람에 멘붕상태에 빠진다.

영화의 초점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다. 여기에 귀보와 성웅이 함께 성장하는 '성장담'을 눈여겨 볼만하다.

아들을 잘 키워내는 것 하나에만 신경썼던 귀보가 자신의 꿈을 뒤돌아보고 한발짝 물러나 자신과 아들의 관계를 바라보기도 한다. 귀보는 엄마와 대화를 하면 쏟아지는 잔소리에 신경질을 내지만 성웅에게 똑같이 잔소리를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와함께 어머니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 역시 역지사지로 생각하게 된다.

'럭키'에 이어 단독주연에 나선 유해진은 이번에도 하드캐리로 영화를 꽉 채웠다. 평범한 얼굴 속에 담겨 있는 고민을 주름 하나하나에 새겼다. 그가 웃고 울 때 우리는 함께 웃고 눈물을 흘린다. 유해진의 연기는 즉각적으로 관객들을 반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현실감 있는 연기로 공감을 유도해내기 때문. 그의 장점은 '레슬러'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첫 스크린 주연에 나선 김민재. 또 하나의 잠재력 높은 배우의 발견이다. 주로 바른 청년 역을 해온 김민재는 익살스러우면서도 반항하는 거친 연기까지 제 몫을 해냈다. 유해진과의 부자 케미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특별출연한 황우슬혜의 연기는 가히 독보적이다. 귀보의 선 상대녀로 나와 엉뚱한 매력을 발산했다. 황우슬혜 특유의 4차원 연기가 등장할 때마다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나문희, 진경, 성동일, 김태훈 등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족, 이웃들의 인간군상도 다양해서 흥미롭다.

'레슬러'를 보고 난 뒤 아버지의 어렸을 때 꿈은 무엇인지, 현재 아버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전화 한 통 하게 만드는 영화다. 가정의 달을 맞아 유쾌하게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로 추천한다. 5월 9일 개봉. 러닝타임 110분. 15세 관람가.

유지윤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