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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2016 각 방송사의 ‘얼굴’은? KBS 송중기-박보검, SBS 김래원-조정석, MBC 이종석-서인국

기사 등록 2016-10-2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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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봄부터 가을까지 ‘꽃밭 꽃길’이었다. 2016년에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심쿵’케 만든 얼굴들이 안방극장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과거 방송가에서는 그런 말이 있었다. ‘꽃미남은 연기력이 달린다’고. 현재 상황을 보아하니 그 말은 ‘편견’이 된 듯하다. 각 방송사 드라마들이 꽃미남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우며 흥행 쾌재를 부르고 있다. 바야흐로 ‘꽃미남 전성시대’를 제대로 맞은 격. 이에 따라 과거 범해진 일반화의 오류는 한낱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에 따른 논리가 됐다. 어쩌면 새로운 일반화가 확립되고 있는지 모른다. ‘꽃미남이 연기도 잘한다’고.

올해 처음으로 ‘꽃길’을 닦기 시작한 배우는 송중기였다. 지난 2~4월 ‘유시진 대위’의 달달한 명대사로 여심 ‘충성’하게 만든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 신드롬은 현재까지 그 기억이 생생할 정도로 뜨거웠다. 2015년 육군 현역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선택한 ‘태양의 후예’는 어쩌면 송중기에게 있어 공백기 인기를 시험한 발판이었다. 100% 사전제작이라는 과감한 시도까지 더해진 해당 드라마는 다소의 우려와 달리 최고 시청률 38.8%로 최근 공중파 드라마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수치를 달성했다. 드라마의 인기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 규모까지 광범위하게 퍼졌다. 송중기가 ‘그 어려운 걸’ 해낸 것이다.

최근 ‘KBS의 효자’가 또 한 명 탄생했다. 지난 18일 종영한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김성윤 백상훈)의 박보검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 이전까지 ‘태양의 후예’ 이후로 KBS 드라마들은 사실상 시청률 연속 참패로 굴욕을 맛보던 차였다. 그러다 지난 8월부터 방영된 ‘구르미 그린 달빛’은 시청률 8%로 시작해 자체 최고 시청률 23.3%까지 뛰어오른 후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얼굴만 보고도 힐링을 받는다는 뜻의 ‘보검 매직’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킨 ‘구르미 그린 달빛’은 세자 이영(박보검)을 등장시키며 ‘장르가 박보검’, ‘전개가 박보검’, ‘개연성이 박보검’이라는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시청률의 역사를 새로 썼다.

SBS의 얼굴은 누가 있을까. KBS2 ‘태양의 후예’가 끝나자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를 통한 김래원의 복귀가 새롭게 시선을 이끌었다. 지난 6월, ‘펀치’ 이후로 1년 4개월 만에 들린 그의 복귀 소식은 안방극장을 또 한 번 설레게 했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시원시원하고 훤칠한 외모를 자랑하는 김래원은 지금까지 듬직한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아왔다. 그런 그가 ‘닥터스’에서는 의사 가운 휘날리는 홍지홍(김래원)으로 친근하고 능청스러우면서도 깊은 내면의, 호감지수 높은 인물을 연기했다. 스승이 연인으로 변모하는 극적인 과정은 김래원만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더해지며 설득력을 얻는데 성공했고, 21.3%의 시청률까지 얻으며 로맨스의 장인임을 재차 입증했다.

최근 월화드라마가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채워졌다면, 수목드라마는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 이화신(조정석)이 표나리(공효진) 뿐만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일희일비하게 ‘들었다 놨다’ 하는 중이다. 세상 혼자 사는 듯한 마초 기자 화신 역을 조정석이 맡아 표나리를 사이에 두고, 재벌남 고정원(고경표)과 끊임없이 신경전을 벌이며 독보적인 로맨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금껏 그 어느 작품에서 ‘유방암’으로 투병하는 남자 주인공을 등장시켰던가. 조정석은 화신 캐릭터를 통해 연신 질투로 전전긍긍하는 모습, 애잔함으로 폭소를 자아내다가도, 이내 폭발하는 카리스마로 뭇 여성들을 ‘심장 폭행’ 한다. 조정석의 본격 ‘츤데레’ 매력이 돋보이는 ‘질투의 화신’은 13.2%의 최고 시청률을 낳았다.

MBC에서는 ‘만찢남’이라는 수식이 딱 들어맞는 이종석이 진짜 웹툰을 찢고 등장했다. 현실 세계 여의사 오연주(한효주)가 우연히 인기 웹툰 'W'에 빨려 들어간 후 주인공 강철(이종석)을 만나 로맨스와 다양한 사건을 그리는 서스펜스 멜로 ‘W’(더블유, 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는 드라마 최초로 시도하는 텍스트 부각 기법, 실사에 덧입혀지는 윤곽선 드로잉, 박진감 넘치는 교차편집 기법 등으로 시청자들을 전율케 만들었다. 특히 이종석의 외모가 적재적소에 제대로 ‘열일’하며 극의 판타지를 충족시켰다. 후반에 들어서며 다소 주춤한 인기를 보였지만, ‘W’는 최고 시청률로 13.8%를 남겼다.

톤에는 차이가 있지만, ‘W’ 못지않은 만화적인 설정으로 최근 인기 급부상 중인 드라마가 있다. ‘드라마’에 강한 서인국 주연의 ‘쇼핑왕 루이’(극본 오지영, 연출 이상엽)다. ‘슈퍼스타 K’ 첫 번째 시즌 우승자로 가수로서 데뷔한 서인국은 ‘응답하라 1997’ ‘주군의 태양’ ‘고교처세왕’ ‘너를 기억해’ ‘38 사기동대’로 탄탄한 시청층을 형성, 현재는 연기자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쇼핑왕 루이’에서 그는 황금그룹 ‘화초남’ 루이로 분해 기억을 상실한 후, 오대산에 거주하는 ‘순수녀’ 고복실(남지현)을 만나 파란만장 서바이벌 로맨틱 코미디를 그린다. 현실감 부족한 설정 탓에 초반 지지부진하던 ‘쇼핑왕 루이’는 서인국의 망가짐을 불사한 연기, 극한으로 치닫는 코믹극의 장점이 살아나며 점차 탄력을 받아 지난 27일 방송분이 ‘질투의 화신’을 제치고 최고 시청률 10.5%를 경신했다.

지금까지 공중파가 과감한 시도를 두려워했던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드라마에서는 관습적으로 ‘재벌남’이 주인공 계보를 이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근 몇 해 전부터 다양화와 혁신을 추구한 케이블 채널의 성장에 자극 받았기 때문일까. 이제는 공중파도 큰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각 방송사마다 시도한 다양한 장르, 개성 넘치는 캐릭터는 특히 ‘꽃미남’들의 활약으로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외모지상주의를 외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역차별 받았지만, 현재는 눈과 귀, 마음까지 훈훈하게 채워주는 꽃미남 배우들의 ‘긍정적 꽃길 효과’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사진=이슈데일리 DB)

한해선기자 churabb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