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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케치]‘걷기왕’ 심은경의 속도 측정기 결과? ‘정상’

기사 등록 2016-10-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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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한 여고생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묵묵하고 싶지만 모두들 무엇에 그토록 안달이 났는지 무조건 ‘빨리’와 ‘열심히’를 외친다. 여기에 여고생은 순수한 질문을 던진다. “꼭, 그래야만 하나요?”

‘걷기왕’(감독 백승화)은 빠른 것을 강요하는 세상,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선천적 멀미증후군 여고생 만복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12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는 영화 ‘걷기왕’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백승화 감독, 배우 심은경, 박주희, 김새벽, 허정도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걷기왕’을 연출한 백승화 감독은 촬영하며 있던 과정으로 “저희 영화가 유쾌하고 재미있는 영화다. 메시지적 측면으로 고민을 많이 하면서 어떻게 재미있게 풀어낼지 생각했다”고 남다른 성격의 내용을 전하며 “좋은 배우들을 만나 많이 보완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출연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까지 전했다.

영화에서 안재홍을 만복이가 키우는 소로 설정한 이유로 “소 목소리로 처음에는 중년의 남성을 생각했었는데, 은경 씨가 안재홍 씨 어떠냐고 추천하더라. 생각해보니 2, 30대 배우 중에서는 안재홍 씨가 적격이더다. 재미있었던 작업 이었다”고 밝혔다.

주연 만복으로 분해 연기한 심은경은 “엔딩 장면 때문에 ‘걷기왕’을 하게 됐다. 거기서 저희 영화 메시지가 제대로 나타난다. 요즘 젊은 세대가 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인데, 저 역시 ‘내 미래는 어떻게 그려나가야 할까’를 고민하던 중이었다. 엔딩에서 감동을 받고 천천히 걸어가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자신이 안고 있던 고민을 털어놓으며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걷기왕’에서 만복은 경보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경보하는 장면을 선보였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종목을 직접 연기한 과정으로 “기본적인 경보 자세와 규칙에 중점을 두고 많이 준비했다. 처음에는 간단한 줄 알았는데 굉장히 디테일을 요구하더라. 허리와 엉덩이를 움직이지 않고 다리를 굽히지 않고 걷더라. 주희 언니와 함께 촬영하며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새롭게 배운 과정과 느낀 점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직접 만복과 비슷한 자신의 인생을 전했다. 심은경은 “시나리오를 읽으며 학교 다니던 때가 많이 떠오르더라. 저 스스로도 만복과 비슷한 성격도 있다. 연기를 일찍 시작했지만 다른 10대들처럼 미래를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고, 지금도 고민 중이다. 한동안 미래와 커리어를 심각하게 치열하게 고민했다. 제 자신에게 여유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그러다 시나리오를 읽고 굉장히 많이 힐링이 되더라. 내가 어떤 취미를 좋아하는 지도 몰랐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천천히 밟아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며 사실 울 뻔했다”고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과 공감을 드러냈다.

만복의 경보 선배이자 수지 역의 박주희는 영화에 출연한 계기로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소규모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최대치로 모여 있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이 빛날 수 있는 캐릭터도 좋았다. 즐겁게 촬영할 수 있겠다고 여겼다”고 밝혔다.

담임 선생님 역을 맡은 김새벽은 극 중 만복에게 끊임없이 ‘열정’을 외치며 무책임한 기성세대의 병폐를 압축적으로 전하는 인물이다. 이 역할에 대해 그는 “꿈을 찾아주는 인물이기는 하다. 감독님께서 워낙 캐릭터를 잘 잡아주셔서 감독님의 디렉팅대로 연기했다. 같이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발랄한 역할을 연기했는데, 이 작품이 끝나고 더욱 강렬한 B급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앞으로 바라는 캐릭터를 언급했다.

극 중 분위기 전환을 하는 육상부 코치 역의 허정도는 “애드리브를 많이 준비했지만 그 신들이 많이 편집되기는 했다”고 극 중 코믹한 캐릭터를 소화한 과정을 전했다.

‘걷기왕’은 빠른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쫓기듯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는 우리의 현실이 어쩌면 런닝머신 위에 놓여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게끔 만든다. 달팽이는 느려도 결국 전진하고 이동한다. 걸어서도 얼마든지 꿈과 희망을 쟁취할 수 있음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최연소 흥행퀸’ 심은경을 비롯해 박주희, 김새벽, 윤지원, 안승균, 이재진 등 충무로 기대주들과 허정도, 김광규, 김정영 등 연기파 배우들이 만나 ‘걷기왕’은 이들의 실제 패기와 신선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오는 20일 개봉.

한해선기자 churabbit@ 사진 박은비 기자 smart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