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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고 김주혁 보고싶습니다.. '흥부'의 재각색

기사 등록 2018-01-0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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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유 기자

[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우리가 모두 알고 있었던 '흥부'의 이야기 속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운 얼굴 고 김주혁의 연기와 함께.

9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조근현 감독, 정우, 정진영, 정해인, 김원해, 정상훈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흥부'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든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행사는 지난해 10월 30일 교통 사고로 사망한 고 김주혁을 언급하며 시작했다. 정우는 함께했었던 배우 대표로 "주혁이 형이 너무 보고싶다"라면서 그를 추모했다.

정우는 "주혁 선배님과 촬영했던 기억들이 많이 난다. 현장에서 너무 배려심있게 안아주시고 이해해주셨다. 한 발 뒤로 떨어져서 지켜봐주시고 항상 묵묵히 응원해주셨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덧붙여 "마지막에 조혁이 흥부에게 하는 내레이션이 있다. 그 메시지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조근현 감독 역시 고 김주혁을 떠올렸다. 조 감독은 "한 번 쯤은 꼭 해보고 싶은 배우였는데 어느날 기적처럼 제 앞에 있었다. 같이 하자고 했는데 결심을 하진 못했다. 조혁이 평면적일 수 밖에 없는 캐릭터다"라면서 고 김주혁과의 일화를 전달했다.

조근현 감독은 "각색을 하고 있는데 아침 일찍 영화사로 혼자 '담배 같이 피우고 싶다'면서 왔다.
서로 아무 이야기도 안했다. 그리고 가겠다고 하더라. 서로 조심했던 것 같다. 그 순간에 같이 하자고 했더니 '예' 그러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후에는 굉장히 집요하게 캐릭터를 파고들었다. 정우, 정진영 선배님 다들 욕심을 많이 내셔서 행복한 고통이었다"고 그를 떠올렸다. .

조근현 감독은 왜 '흥부'였을까. 조근현은 "연출자가 되고 사극제의가 많았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가지 않았다. 흥부를 처음 읽는 순간에 읽으면서 상상했던 것들이 정말 버라이어티 했다. 종합선물 같았따. 상업영화로서 미덕이 있으면서 간결하고 명확한 메시지도 있었다. 당시의 빠져들었던 상상을 잊지 않으려 했다"고 관전포인트를 알렸다.

정우는 '흥부'를 통해 데뷔 후 첫 사극에 도전했다. 그는 "가장 끌렸던 건 연흥부 캐릭터다.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조선시대란 시대적 배경에 들어가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정우는 "영화 '흥부' 속 흥부는 사실 김주혁 선배님이 맡은 조혁이란 인물이다. 흥부라는 어릴 때 홍경래의 난으로 인해 놀부 형을 잃고 형을 찾고자 소설 작가가 되고자 한다. 흥부가 놀부를 알고있는 조혁을 찾아가고, 조혁과 조항리 형제를 바라보며 글로 쓰게 된다"고 영화 속 전개를 설명했다.

또한 정우는 "사극이란 장르가 항상 궁금했다. 좋아하기도 하고 욕심이 났는데 선뜻 다가가지는 못했다. 솔직히 '흥부'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100% 다 이해하지 못했다. 몇 번씩 읽으면서 내가 흥부라는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조금 다 다르게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와중에 조혁을 주혁 선배님께서 하신단 이야기를 듣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더군다나 여기 선배님들도 한다고 해서 더욱 힘을 얻고 촬영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흥부' 속 백성들이 느끼는 고통과 희망이 지금 이 시점에도 맞닿아있다. 정진영은 "주요 골간이 욕심 가득한 기득권 세력, 그 안에서 힘들어지는 백성의 삶이다. 실제 흥부전도 그 시대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떤 희망을 찾아나갈 것인가를 그렸다"며 "최근 우리가 겪었던 사회적 흐름과도 겹쳐보일 것이다. 제가 맡았던 조항리 같은 사람들은 다 감옥에 있다. 연기하면서도 감옥에 계신 몇명이 계속 생각나 제 캐릭터 안에 넣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원해 역시 조항리와 대립하는 김응집 역을 맡아 기득권 세력의 민낯을 보여준다. 그는 "감옥에 계신 한 분을 연기했다. 헌종 14년 1848년 지금으로부터 160년 전 이야기다. 그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며 "우리도 불과 1년 전만해도 큰 촛불이 일어났는데 저 당시에도 많은 분들이 결국은 해학과 풍자를 가지고 서로 소통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감초 역할로 활약하며 전성기를 맞고 있는 김원해. 그는 지금까지 보였던 연기와는 다른 색을 넣어보였다고. 김원해는 "캐릭터 하나를 구축할 때 입체적으로 여러 경로로 다가간다. 이번 캐릭터는 절박하게 임했다. 이 캐릭터 자체가 잘못되면 내가 조항리에게 죽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러니 조금 더 잘 나온 것 같다"고 귀띔했다.

'흥부'는 '품위있는 그녀'의 백미경 작가의 스크린 집필작이기도 하다. 전작에서도 백미경 작가와 호흡을 맞췄던 정상훈은 "처음에 백미경 작가님이 쓰신 줄 몰랐다. 읽고 덮었는데 백미경 작가님 이름을 봤다. 알고보니 내가 아는 백미경 작가님이었다. 전화를 드려 인연이 있어서 백미경 작가님의 작품을 다시 하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2월 설에 가족 모두가 '진입장벽' 없이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 '흥부'. '흥부'의 새로운 이야기가 궁금한 관객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고 김주혁이 그리운 관객들에게 의미있는 작품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유지윤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