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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몬스타’, 청춘들의 아픔 매만지다

기사 등록 2013-08-0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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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원기자]tvN 뮤직드라마 ‘몬스타’가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5월 17일 ‘국내 최초 뮤직드라마’라는 타이틀로 등장했던 이 드라마는 12회로 막을 내렸다.

지난 2일 방송한 ‘몬스타’ 최종회는 ‘내안의 스타, 몬스타’ 부제의 최종회는 ‘올포원’과 ‘칼라바’의 막강 무대가 재미를 더했다. 조용필의 ‘청춘시대’ VS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행진’ 레전드 가수의 노래를 각색하여 강렬한 마지막 무대를 선보였다. 각자의 상처로 억눌린 울분과 슬픔을 토해내듯 노래하는 ‘칼라바’의 무대는 감동을 넘어 카타르시스를 전했다.

최종회에서는 매회 툭툭 터져 나온 상처들이 조금씩 봉합됐다. 엄마에게 두 번이나 버림받았던 설찬(용준형 분)은 “어머니랑 저랑 닮았대요”라고 쑥스럽게 마음을 전하고, 엄마를 죽을 듯이 원망했던 세이(하연수 분) 역시 엄마와 화해했다. 또, 불의의 사고로 세상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지웅(안내상 분)은 사과와 눈물로 지난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선우(강하늘 분)의 첫사랑은 끝내 실패로 끝났지만 나나(다희 분)와 새로운 사랑의 시작을 예고했으며, “너 내짝해라"로 시작된 설찬과 세이의 악연은 “내 짝이니까”의 사랑의 세레나데로 해피엔딩을 맺었다.

# 섬세한 감성으로 청춘들의 아픔 매만지다

“우린 왜 이렇게 아프냐 이제 겨우 18살인데” 아빠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돼 충격과 슬픔에 빠진 세이에게 설찬이 한 말이다. 설찬의 말이 가슴팍에 와서 꽂힌 아이들은 비단 한 두 명은 아니었을 것이다. <몬스타>는 요란하지 않되, 울림있는 메시지와 섬세한 감성으로 청춘들의 아픔을 매만졌다.

주인공들의 사연과 스토리는 물론, 주변 인물들의 사연에도 귀를 기울였다. 엄마로부터 버림받은 톱스타(용준형 분), 아빠를 잃게 한 세이, 완벽해 보이지만 동생을 잃은 슬픔을 간직한 엄친아 선우(강하늘 분) 뿐만 아니라, 자존감이 바닥인 은하(김민영 분), 왕따 규동(강의식 분), 부상으로 꿈을 잃은 도남(박규선 분), 어두운 가정사를 지닌 나나(다희 분) 등 매회 툭툭 튀어나오는 아이들의 사연은 마치 내 이야기와 닮아서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방황하는1 0대들을 위한 ‘위로’는 있었지만 어른들의 뻑적지근한 ‘조언’은 없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어른들 역시 ‘칼라바’ 아이들처럼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때는 최고의 뮤지션이었으나 사고에 휘말려 세상으로부터 도망친 한지웅(안내상 분),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딸에게도 외면당한 최경(김선경 분), 입양한 아이를 다시 고아원에 버린 설찬의 엄마. ‘몬스타’는 어른들을 위한 위로의 메시지도 전했다. 어디선가 아파하고 있는 청춘뿐 아니라,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들을 위한 위로의 드라마이기도 했던 것.

# 시대를 넘나드는 음악으로 세대를 아우르다

주인공들 뒤로 흐르는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또다른 ‘언어’였다. ‘국내 최초 뮤직드라마’라는 타이틀을 내놓으며 등장했던 ‘몬스타’는 1회부터 최종회까지 약 45곡의 음악신을 선보였다. 조용필, 들국화, 산울림 등 한국 가요사의 레전드 노래부터 2NE1, 씨스타, 트러블메이커, 버스커버스커 등 최신 K-POP까지 40여년의 한국 가요사를 넘나들었다.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연기와 노래, 악기연주를 함께 선보여야 했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캐스팅이 결정된 후 하루에 10시간 이상 노래와 악기연습을 했다. 주인공 하연수, 용준형, 강하늘은 하루 3~4시간의 쪽잠을 자며 연습에 박차를 가했다.

# 하연수의 발굴, 용준형의 재발견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김원석 감독의 캐스팅 원칙은 간단명료했다. 음악과 연기 바탕이 없던 하연수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김원석 감독의 선택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하연수, 용준형, 강하늘, 강의식, 김민영, 박규선, 다희 등 ‘탑스타’가 없던 ‘몬스타’는 많은 이들의 우려를 한 순간에 잠식시키고 배우들의 호연과 힐링뮤직으로 ‘웰메이드 뮤직드라마’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하연수는 독특한 마스크와 엉뚱한 매력으로 뉴질랜드에서 온 양치기 소녀 ‘민세이’ 역할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연기돌로 변신한 용준형은 겉으로 보기엔 자아도취형 톱스타지만 엄마한테 버림받았던 어린시절의 상처를 품고 사는 ‘윤설찬’ 역할을 제 옷처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알콩달콩’과 ‘티격태격’을 오가던 설찬과 세이의 풋풋한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연애세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연습벌레’로 불리는 강하늘은 뮤지컬 무대에서 갈고닦은 실력으로 뮤직드라마의 무게를 더했다. 첫회부터 ‘바람이 분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강의식, 양파같이 수많은 매력을 쏟아냈던 다희, 개그맨에서 배우로 거듭난 박규선, 뛰어난 가창력을 숨기고 부족함을 연기했던 김민영, 잘생긴 외모의 악역 윤종훈 등 배우들의 호연이 드라마를 빛나게 했다.

양지원기자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