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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인셉션’의 ‘자각몽’ 영화 명맥, ‘루시드 드림’이 이어갈까

기사 등록 2017-02-1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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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이슈데일리 안예랑기자]‘자각몽’을 소재로 한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이 공개됐다. 영화는 수면자가 수면 상태임을 자각한 상황에서 꿈속으로 들어가 납치 사건의 단서를 찾는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꾸는 꿈이지만 그만큼 신비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영화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꿈’이라는 이야기에 다가서다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작품이 하나 있다. 타인의 꿈에 들어가 기억을 조작하는 내용을 그린 ‘인셉션’(2010). 해당 작품은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명작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작품성을 입증 받기도 했다. ‘자각몽’을 공통분모로 독특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루시드 드림’은 ‘인셉션’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까.

▲ 사진=해당 영화 스틸컷
‘인셉션’은 다른 사람의 꿈에서 기억을 추출하는 능력을 가진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기업 총수 아들인 피셔(킬리언 머피)의 꿈속으로 침투해 기억을 심는 ‘인셉션’을 시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코브는 이 임무를 위해 설계자, 조사자, 약제사, 위조사 등을 모으고 피셔의 꿈으로 들어간다. 꿈속에서 죽게 된다면 ‘림보’라는 이상세계에 갇혀 현실로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위험을 안고 그들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피셔의 꿈을 지키는 자아들과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을 벌인다. 영화는 ‘루시드 드림’이라는 특이 소재를 가지고 새로운 세계관 하나를 구성했다. ‘인셉션’ ‘킥’ ‘림보’ 등의 생소한 단어들이 그 세계관을 대표했다. 낯선 소재와 복잡한 이야기에도 사람들이 영화에 쉽게 매혹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허점 없는 세계관의 구성덕분이었다. 여기에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거장 감독의 연출이 영화의 매력을 높이는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 건물이 무너지고 세상이 180도로 도는 꿈속 세계의 모습은 관객들마저 감독이 만든 세계관 속으로 들어온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SF판타지 장르에 걸맞은 연출과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킬리언 머피, 조셉 고든 레빗, 엘렌 페이지, 마리옹 꼬띠아르 등 세계적인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영화의 작품성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또 영화는 시각적인 부분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 아내(마리옹 꼬띠아르)에 대한 죄책감으로 내적인 갈등을 겪는 코브의 모습도 세심하게 그려내 관객들의 흥미와 감성을 모두 자극했다.

▲ 영화=해당 영화 스틸컷
한국 최초의 자각몽 영화 '루시드 드림'은 대기업의 방산비리를 캐고 다니던 기자 대호(고수)가 놀이공원에서 납치당하는 아들을 발견한 이후부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셉션’이 아내에 대한 죄책감으로 극을 시작했다면 해당 영화는 부성애를 전면에 내세우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대호는 아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그러나 아들과 납치범에 관련된 작은 흔적조차도 발견되지 않는 기이한 상황이 계속된다. 절망이 커지던 와중에 대호는 꿈속으로 들어가 기억을 불러올 수 있다는 ‘자각몽’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들을 찾겠다는 일념하나로 그는 수면연구원에 다니는 친구 소연(강혜정)의 도움을 받아 꿈속으로 들어간다. 그 안에서 대호는 범인들에 대한 단서들을 하나 둘씩 모은다.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범인들을 추적하고 쫓기는 상황의 반복이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꿈속에서 마주하는 의문의 남성, 점점 더 커져만 가는 의심과 모습을 드러내는 숨겨진 비밀들. 도대체 누가, 왜 대호의 아들을 납치한 것인지 관객들은 대호의 절박한 모습과 함께 꿈이라는 소재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꿈이라는 공통 세계관 속에 ‘루시드 드림’은 낯선 소재를 관객들에게 더 쉽게 전달하기 위해 영리한 방식으로 극을 끌고 나갔다. ‘인셉션’이 끝까지 현실과 꿈 사이 경계의 모호함으로 관객들에게 혼란을 줬다면 ‘루시드 드림’은 현실과 꿈을 구분하는 세심한 연출에 공을 들였다. 또 ‘부성애’라는 보편적 감정을 영화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자각몽'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했다. 이와 함께 대호의 앞에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디스맨(박유천), 대호의 아이를 찾아주려는 형사 방섭(설경구) 등 등장인물들의 의심스러운 태도와 상황이 관객들을 영화에 적극 개입시킨다. 무엇보다도 대호가 꿈 속 범인과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에서 그려지는 화려한 액션과 블록버스터 부럽지 않은 건물 붕괴 연출 등이 후반부에 휘몰아치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이렇듯 영화 가득 숨겨진 흥미로운 요소를 통해 ‘루시드 드림’이 ‘자각몽 영화’의 흥행을 이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가장 보편적 소재인 부성애와 가장 참신한 소재가 만난 ‘루시드 드림’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안예랑기자 yrang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