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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강은탁 “‘사랑은 방울방울’, 댓글에 욕 없었던 작품”

기사 등록 2017-06-1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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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혜진 사진기자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일일드라마의 ‘믿고 보는’으로 자리매김한 배우 강은탁. 그는 일일드라마와 ‘찹쌀떡’ 같은 궁합을 자랑, 매 작품마다 높은 시청률은 물론, 화제를 모으면서 ‘일일드라마의 황태자’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강은탁은 MBC ‘압구정백야’에서 장화엄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이후 ‘아름다운 당신’과 최근 종영된 SBS ‘사랑은 방울방울’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3연타를 날리며, 평일 저녁을 책임지는 배우로 자리를 공고히 했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이슈데일리 사옥에서 강은탁을 만나 드라마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120부작의 긴 여정을 마친 그에게 ‘체력적 한계는 없었나’라고 묻자 “절대 쓰러지지 않을 줄 알았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아찔했어요. 촬영에도 지장을 줬죠. 천만다행으로 토요일 아침에 사고 나서 그날 하루만 촬영을 못했어요. 일요일이 쉬는 날이라서 다행이었죠. 이 전까지만 해도 영양제나 비타민을 챙겨먹은 적이 없어요. 체력이 버텨줬는데 이번에 한계가 온 것을 보고 몸에 좋은 것은 다 챙겨먹고 있어요. (웃음)”

▲ 사진=김혜진 사진기자
강은탁은 드라마 촬영이 한창이던 지난 3월, 자택 화장실에서 빈혈로 인한 현기증으로 낙상을 당했고, 오른쪽 이마가 찢어져 출혈을 입는 급작스러운 부상을 당했다. 체력적인 한계와 더불어 긴 호흡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심리적인 부담감도 있지 않았을까.

“혼자 끌고 가는 게 아니니까요. 선배님도 계시고, 상대 배우도 있고. 일일드라마는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가 있잖아요. 양분되기 때문에 힘을 얻으면서 갈 수 있었어요. 혼자 다 끌고 가라고 했으면 한 번 쓰러지는 거로 끝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강은탁은 예상치 못한 부상에도 남다른 연기열정으로 ‘부상투혼’을 발휘했다. 극의 중심에서 안정적인 연기와 함께 상대 배우와 특유의 ‘케미’를 자랑하면서 중장년층의 시청자들에게 두루 사랑을 받으면서 ‘일일드라마의 황태자’로 거듭났다.

“과분하죠. 감사하기도 하고요. 이뤄 가야하는 것 중 하나인데 ‘신뢰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강은탁이라는 배우를 믿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데 망설임 없이, 저라는 배우자체가 보증되는 배우가 꿈이에요.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또 다른 도전을 꿈 꿀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강은탁은 극중 식품업계 대기업 후계자 박우혁 역을 맡았다. 그는 차갑고 도도한 재벌2세지만 은방울(왕지혜 분)을 만나면서 점차 따뜻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상대배우와 알콩달콩, 티격태격 하는 호흡으로 팬층을 넓혔다고 한다.

“드라마 덕분에 중, 고등학생 팬들도 생겼어요. 알콩달콩하는 게 재밌었나 봐요. 은행에 갔는데 통장에 사인해달라는 팬, 주민등록증 뒷면에 사인해달라는 팬들도 만나 뵌 적 있죠. 한 번은 지인들과 포장마차에 있는데 옆에 분이 저를 알아보셨나 봐요. 나가려고 하니까 그 분께서 계산을 다하셨더라고요. 전혀 아는 척을 안 하셔서 감사하단 말도 못했어요. ‘방울방울’은 지금까지 몰랐던 스스로에 대해 발견하고, 감사한 작품이에요.”

▲ 사진=김혜진 사진기자
출연한 작품 연속, 일일드라마였던 것은 우연일까 인연일까.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 묻자 강은탁은 스토리가 재밌고, 캐릭터가 자신에게 어울리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비교적 호흡이 짧은 드라마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금은 열어 놓은 상태에요. 크게 정해놓지 않죠. 재밌거나 저랑 맞는 캐릭터, 작품이 있으면 선택해요. 로맨틱코미디, 느와르 등 장르를 불문하죠. 미니시리즈도 해보고 싶어요. 저한테는 큰 도전이에요. 긴 호흡을 짧게 응축시켜서 터트려야 하니까요. 미니시리즈에 대한 목마름이 있어요.”

사실 드라마가 끝나면 배우들은 아쉬웠던 점을 되새기곤 한다. 더 좋은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 때문. 강은탁에게 ‘사랑은 방울방울’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재밌었지만 소화하기는 쉽지 않았어요. 쓰러져보고, 이마도 찢어져보고, 저 때문에 촬영 펑크도 나 본 적 있으니까요. 반성도 많이 했고, 반면에 새로운 것도 많이 받은 작품이에요. 여러 가지로 오래 남을 것 같아요. 특히 ‘방울방울’은 게시판이나 댓글을 보면 욕이 없었던 작품이에요. 일부로 댓글을 보는 편이에요. 시청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점을 보는지 저희도 봐야하죠. 다행히도 연기적인 부분에 욕을 하는 분은 없었어요. (웃음)”

약 10년의 무명시절을 겪고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인기,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강은탁. 그는 10년 뒤에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배우로서 청사진을 그려나갔다.

“연기를 시작하고 10년의 무명을 견디니까 주연이 됐어요. 10년 후를 생각해봤는데, 그쯤이면 지금보다 더 성장해있지 않을까요? 분명 다 이뤄질 순 없지만 견디고 버텨준 시간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10년 후에는 더 많은 신뢰를 받는 배우가 됐으면 해요. 더 성장해나가는, 즐기면서 일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