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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어린 의뢰인’, ‘칠곡 아동학대 사건’ 다시는 일어 나지 말아야 할 사건

기사 등록 2019-04-1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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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배우 유선, 최명빈, 이주원, 이동휘, 장규성 감독이 '어린의뢰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롯데엔터테인먼트
[이슈데일리 김혜린기자]‘칠곡 계모 아동학대 사망 사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학대받는 아이들을 구해주고 싶었던 장규성 감독은 ‘어린 의뢰인’을 통해 대중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칠곡 계모 아동학대 사망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어린 의뢰인’은 7살 친동생을 죽였다는 10살 소녀의 믿을 수 없는 자백을 소재로, 소녀가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변호사 정엽과 진실을 감추고 있는 엄마 지숙, 그리고 자신을 돕겠다고 말하는 어른들을 믿을 수 있을지 의심하는 소녀 다빈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응답하라 1988’부터 ‘극한직업’까지 유쾌한 이미지의 이동휘가 ‘어린 의뢰인’에서는 살인을 자백한 소녀의 진실에 귀 기울여 준 한 사람 정엽으로 분해 묵직한 연기를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이동휘는 “시나리오를 읽고 제 자신에게 질문을 많이 했다. 과연 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내가 가족으로 맺어지지 않은 사람이 그런 사건에 휘말렸을 때 내가 어디까지 도와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아이들을 만나기 이전의 정엽의 삶은 나와 비슷하다. 성공에 대한 목표, 목적이 있는 삶을 살아가는데 충실하다. 그런데 아이들을 만나면서 달라진다. 이 점은 중점적으로 연기하고 싶었다”며 연기에 어떻게 임했는지를 밝혔다.

또 그는 유선과의 연기 호흡에 대한 질문에 “대사를 까먹을 정도였다. 원래는 ‘왜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선배님이 ‘왜’라고 소리를 지르셔서 넋이 나갔던 기억이 난다. 선배님이 연기를 너무 잘하셨다. 그래서 현장에서 최대한 주눅 들지 않도록 노력했다”며 극찬했다.

▲ 배우 이동휘, 유선이 '어린의뢰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롯에엔터테인먼트
평소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실제로도 ‘아동학대’에 관한 캠페인에 참여한 배우 유선이 극 중 진실을 숨기고 있는 두 얼굴을 엄마 지숙으로 분해 대중들을 놀라게 할 예정이다.

유선은 “아동학대의 가해자들을 보면 일상생활에서는 절대 그럴 거 같지 않다. 그런데 섬뜩하게 변하는 두 얼굴의 사람이 있다. 그런 이중인격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극 중 상황이지만 아역배우들에게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밝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그 명빈이랑 주원이가 밝았다. 너무 다행이었다. 한번은 주원이가 저를 보며 무서워서 울기 시작했는데 컷을 해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제가 그래서 ‘이거 연기야 괜찮아’라며 다독여줬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또 유선은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서 아이의 인성과 성품이 고스란히 닮아간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 안정감 속에서 자라난다. 놀랍지만 통계학적으로 아동학대의 80퍼센트는 친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다. 아직까지도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을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노출하는 부모들이 많다. 어른들의 무관심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부분도 분명 있다. 이 영화를 보면 모든 어른들이 아이들을 보호하는데 책임감을 가져야한다는 사명감이 들 것이다”며 소신을 밝혔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이장과 군수’ 등 평소 유쾌한 영화를 위주로 제작한 장규성 감독이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어린 의뢰인’으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장 감독은 이날 “저를 포함해서 제작진이 당사자들을 만났다. 처음에는 아팠던 기억을 세상에 떠올리고 싶지는 않아 하셨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시고 좀 마음이 바뀌신 것 같았다. 그 분들에게 누가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 당사자 아이를 만났을 때 당시보다 많이 성장했더라. 또 생각보다 밝게 잘 컸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혹시 괜찮니’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봤을 때 ‘잘 만들어주세요’라고 한 순간이었다”며 먹먹함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장규성 감독은 이날 눈물을 많이 보였다. 그는 “현재 저도 아이를 세 명 키우고 있다. 감독이전에 부모이다. 부모의 마음으로 이 영화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영화를 찍으면서 가장 중심을 뒀던 부분은 아역배우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기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촬영 중간 아이들에게 ‘이거 가짜인거 알지?’라고 계속 물어봤다. 저 뿐 아니라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아이들을 잘 배려해줬다”며 감독이자 아버지로서의 마음을 전했다.

“무서운 어른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는 아역 배우 이주원의 말이 계속해서 맴돈다. 가짜인 상황 속에서 연기하며 그 정도의 공포를 느꼈다면 실제로 아이가 당하는 고통은 얼마나 큰 것일까. 감히 상상하지도 못할 정도다.

장규성 감독은 ‘어린 의뢰인’를 통해 ‘진정한 어른’에 대한 화두를 대중에게 던진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아동 학대’. 이 영화를 보고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오는 5월 개봉.

김혜린기자 gpfls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