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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옥자’, 봉준호 감독이 던진 또 하나의 사회적 메시지

기사 등록 2017-06-1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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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옥자' 스틸 컷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반려동물 부양 인구 1000만 시대. 이제 동물은 일종의 식량이 아닌 인생을 반려하는 가족으로 자리 잡았다. 영화 ‘옥자’가 제 70회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기 전, 봉준호 감독은 “옥자와 미자의 러브스토리”라고 말해 영화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동물과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무엇일까. 베일을 벗은 ‘옥자’는 킬링 타임에 그치는 단순한 러브스토리 영화가 아니었다. 역시 봉준호 감독답게 진중하고 심오한 메시지를 녹여냈다.

오는 29일 개봉 예정인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다뤘다.

극 중 슈퍼돼지인 옥자는 하마와 돼지의 모습을 동시에 보인다. 이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동물로 지구촌 식량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어났기에 운명은 정해져 있다. 그러나 미자는 단순히 옥자를 식용으로 바라보지 않고 가족으로 대한다. 일찍 부모를 여읜 미자에게 옥자는 같은 잠자리에 들고 위험에서 구해주며 끼니를 함께 해결하는 동반자 그 이상의 존재기 때문.

미자가 사랑으로 대해서일까. 옥자는 다른 슈퍼돼지보다 모든 면에서 월등하다. 이에 슈퍼 돼지를 탄생시킨 미란도 회사는 옥자를 활용한 ‘슈퍼돼지 콘테스트’를 열기 위해 미자의 동의 없이 옥자를 뉴욕으로 데려가고자 한다. 그러나 비밀 동물 보호 단체 ALF는 미자를 도와 미란도 회사의 비밀을 폭로하고 미란도 회사와 대립구조를 이룬다.

▲ 사진=영화 '옥자' 스틸 컷

봉준호 감독은 전작 ‘설국열차’에서 인류 마지막 생존자들이 황폐해진 지구의 극한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끝없이 열차를 타고 달린다는 독창적이고 포스트-종말론적인 설정으로 대중을 뒤흔들었다. 단순히 재미를 위해 영화를 접하는 것이 아닌 작품을 보면서 도래할 사회적 문제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기 때문. 이번 ‘옥자’도 이와 비슷한 사회적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개, 닭은 더위를 이길 수 있는 복날 재료다. 또한 화장품은 수많은 동물실험을 거친 뒤 어떤이들의 손에 들어온다. 우리가 ‘귀엽다’고 바라보고 있는 애완견 역시 품종개량으로 태어난 종류가 허다하고 겨울엔 리얼 퍼가 아닌 페이크 퍼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구스다운 패딩은 불티나게 팔린다.

이처럼 우리는 주변에서 인간의 수요에만 맞추기 위해 동물의 생명 존중은 생각하지 않은 사례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매체에서 동물의 인권을 다루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수의 다큐멘터리에서 동물의 도축과정, GMO 식품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다뤄왔다면 ‘옥자’는 그보다 가볍지만 절대 간단히 넘길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봉테일이란 수식어답게 남녀노소 모두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든 봉준호 감독의 장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옥자’는 그동안의 다른 영화들과는 다른 상영방식으로 영화계에 뜨거운 감자가 됐다. ‘옥자’의 제작을 맡은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영화 개봉과 동시에 전 세계 190개 국가에서 선보이기로 결정한 것. 이에 국내 멀티플렉스 중 한 곳인 CGV는 상영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으며 ‘옥자’의 배급을 맡은 NEW는 롯데시네마와 상영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서울 대한극장 등 전국 7개 극장에서만 선보이는 이 작품은 대기업의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국내 영화계에 역사로 남을 수 있을까.

‘옥자’는 오는 29일 넷플릭스 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며 국내 극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러닝타임 120분.

김지영기자 b33151_@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