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기획]'공작', 이성민의 재발견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사 등록 2018-08-02 19:04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박은비기자]데뷔 이후 지금껏 한 해도 쉬지않고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수많은 캐릭터들을 소화했던 이성민. 하지만 그는 아직 보여줄 카드가 많이 남았다. 바로 영화 '공작'서 그는 기대해도 좋을만큼 새로운 얼굴로 관객들을 또 한 번 압도한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

이성민은 다소 늦은 나이에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을 통해 처음 영화배우로서 관객을 만난 후, 각종 드라마 출연 중 특히 국민 드라마라해도 과언이 아닌 tvN '미생'을 통해 제대로된 연기력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영화 '검사외전', '군도:민란의 시대', '보안관', 가장 최근 '바람 바람 바람'까지. 게다가 그는 연극 무대에도 꾸준히 올라가며 매체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어떤 캐릭터건 성실하게 그 인물 자체로 변신했다.

이처럼 '천의 얼굴'을 가진 그가 '공작'에서는 흑금성의 카운터파트인 북의 최고위층 인사를 연기한다. 냉철한 판단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채 무엇이 조국을 위한 길인지 깊이 고민하는 인물 리명운으로 분한 것.

북의 외화벌이를 책임지고 있는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은 김일성 종합대학 수석 졸업 등 모든 것을 두루 갖춘 엘리트다. 북의 고위급 내부로 침투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인 리명운. 흑금성(황정민 분)은 남한의 그 누구도 만날 수 없었던 리명운을 만나 신뢰를 확보해야하는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설득과 협박 회유를 적절히 배합하는 능력까지 갖췄기에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인물이다.

극중 이성민은 리명운을 통해 강인한 신념, 그리고 인간적인 면모까지 가진 온도차 높은 감정 연기를 자연스레 넘나들며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한다. 맛깔나는 북한 사투리부터 안경 너머 눈빛만으로도 압도하는 카리스마는 등장은 '이성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숨 막히게하는 존재감을 발휘한다. 흑곰성이 북한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되는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와 긴장감은 화려한 액션신이 없어도 첩보물만의 쫄깃함을 제대로 살려낸다.

분단이 짙게 그어놓은 '적'이라는 건널 수 없는 남과 북 사이의 경계를 넘는 두 사람의 관계 변화는 예상치 못했던 변화무쌍한 케미스트리를 발산,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액션신이 없이 오로지 대사와 표정만으로 리명운의 특징을 표현, 극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해줘야하는 역할을 맡은 이성민은 철저한 노력으로 이를 완벽하게 해냈다.

가장 한국적인 첩보 영화로 제 71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공작'. 그 중심에 이성민이 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오는 8일 개봉.

박은비기자 smart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