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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박하선 "'혼술남녀' 종영? 썸 타다가 끝난 느낌이에요"

기사 등록 2016-11-0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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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수정기자]배우 박하선이 인생 드라마를 만났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노량진 공무원 학원 시간 강사 박하나 역을 맡은 박하선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쏟아냈다. 11월 1일 서울 중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본지는 박하선과 ‘혼술남녀’의 여운을 함께 나눴다.

’혼술남녀‘는 지난달 25일 평균 5.8%, 최고 6.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렇게 공감해 주실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나만 혼술을 하는 게 아니구나’, ‘나만 외로운 게 아니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반응이 워낙 좋아서 많이 놀랐어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혼술’을 하는 박하나의 모습을 보고 ‘이거 나 잖아. 꼭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고정 시청자들도 저와 같은 ‘혼술 족’들이었겠죠?”

‘혼술남녀’는 박하선의 2년의 공백기를 깬 복귀 작이기도 하다. 공백기 동안 박하선은 자신을 향한 대중들의 피드백에 귀 기울었다. ‘발성이 답답하다’는 이야기에 그는 일대일 트레이닝을 받으며 발음 연습에 몰두했단다.

“‘댓글’들을 자주 살펴봐요. 제 연기, 삶에 도움이 되는 말들은 참고하는 편이죠. 이번에 ‘혼술남녀’ 첫 방송 후 반응들도 살펴봤어요. 좋은 반응들이 너무 많아서 눈물 날 뻔했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셔서 기분 좋았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년의 공백기를 깬 작품인 만큼 ‘혼술남녀’는 박하선에게 특별하다. 박하나라는 극 중 이름도 박하선이 직접 골랐다고. 그만큼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혼술남녀’ 박하나는 연기가 아닌 저의 실제 생활이 많이 담겼던 것 같아요. 살기 바빠서 신경 안 쓰는 딸의 모습, 혼자 술 먹는 모습, 차에서 혼자 우는 모습 등 여러 가지 모습들이요. 저의 힘든 시절이 다 담겼기 때문에 더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박하선 특유의 단아하고 바른 이미지 때문일까. 출세작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 2011)이어 박하선은 ‘혼술남녀’에서도 국어 선생님 역을 맡았다. 심지어 ‘하이킥’ 만큼이나 흥행에도 성공했다.

“‘하이킥’ 때와는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하이킥’때는 국어 선생님이니깐 표준어를 쓸려고 많이 노력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때보단 좀 더 유하게 표현하려 했었던 것 같아요. 학생들과 티격태격 하기도 하고, 조금 더 편안하게 강의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어요. ‘하이킥’때보다는 ‘친누나’같은 느낌으로 다가가려했습니다.”

‘혼술남녀’는 ‘짠내’나는 장면과 함께 적재적소의 코믹장면들은 시청자들을 울고 웃겼다. 박하선은 ‘혼술남녀’를 통해 섬세한 감정표현이 돋보이는 눈물연기는 물론 망가짐도 불사하는 코믹연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더 망가질 수 있었는데, 좀 아쉬워요. ‘혼술남녀’ 시즌2를 하게 된다면 더 걸쭉하게, 걸걸하게 망가지고 싶네요(웃음). 코믹연기를 하다보면 희열을 느껴요. 촬영에 들어가면 고통스러운 부분도 많지만 막상 연기를 하고 난 후 반응이 좋으면 기분 좋아지거든요. 많이 웃어주시면, 뿌듯하고 보람차요.”

박하선 특유의 코믹연기는 ‘혼술남녀’에서 제대로 빛을 발휘했다. 진지하면서도 능청스러운 그의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깨알웃음을 선사했다. 10회에서 만취 상태로 테마 주점을 찾은 진이(황우슬혜 분)와 하나(박하선 분)이 HOT와 젝스키스의 노래에 맞춰 댄스를 추는 장면은 ‘혼술남녀’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남자가수 춤은 처음 춰봤어요. 아무래도 여자가수 춤은 선이 있으니깐 20~30번 정도 안무영상을 돌려보면 어느 정도 따라 출 수 있는데 남자가수 춤은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촬영 전에는 다 걱정했었어요.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깐 자동으로 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도 촬영 시작하면 잘 할 거잖아’라고 그러셨는데, 진짜 마법처럼 되더라고요.”

‘혼술남녀’의 뜨거운 인기는 종영 후에도 식지 않았다. ‘혼술남녀’ 시즌2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요청이 쇄도했다고. 박하선 역시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시즌2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제가 했던 드라마 중 친구들의 반응이 제일 좋았던 작품이에요. 이번에 친구들에게 ‘잘 보고 있다’는 연락을 자주 받았거든요. 종영 하고 나니 섭섭하고 서운한 마음이 제일 커요. 후유증이 정말 심한 것 같아요. 캐릭터와 헤어지기 싫고, 박하나와 진정석(하석진 분)이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드라마 끝날 때 쯤 사귀다 헤어져서 썸 타다가 끝난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인지 더 아쉬움이 남네요. 시즌2에 출연한다면 조금 더 지지고 볶고, 가슴 절절한 로맨스 꼭 해보고 싶어요.”

박하선은 차기작으로 ‘로코물’을 원했다. 극 중 하석진과 못 다 이룬 사랑이 못내 많이 아쉬운 모양이다. 그는 “조금 더 로코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박하블리’라는 별명에 살짝 욕심이 났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로코물’을 함께 하고 싶은 남배우가 있냐는 질문에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 임시완을 꼽았다.

“임시완씨와 함께 ‘로코물’ 해보고 싶네요. 저보다 한 살 정도 어린 걸로 아는데, 맑은 분위기가 좋아 보이더라고요. 젊은 배우들과 함께 촬영하면, 파릇파릇하고 싱그러운 느낌 때문에 화면이 절로 밝아지는 기분이 들어요. 진짜 반사판이 필요 없어요(웃음).”

2005년 데뷔작 SBS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를 시작으로 연기자 길에 들어선 박하선은 어느 덧 30대 여배우로 성장했다. 그는 “여배우로 활동하기에 30대가 더 좋은 것 같다”며 “그래서 30대가 되기를 기다리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30대 여배우가 된 그에게 어떤 변화가 생긴 걸까.

“20대보다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남 시선을 많이 신경 썼다면 지금은 조금 여유롭게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됐고, 겁도 많이 없어졌어요. 촬영장에서도 더 많이 배려해주시고, 여배우로서 존중해주시는 것 같아요.”

‘혼술남녀’는 시간강사 박하나를 비롯해 공시생 3인방 등 이 시대의 웃픈 ‘청춘’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녹아냈다. 심지어 엔딩마저 현실적이다. 해피엔딩이 아니기에 ‘혼술남녀’에서 그려낸 ‘청춘’들의 삶은 더욱 공감된다.

“이제는 ‘청춘’이라는 말은 못 쓸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청춘’이라는 말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젊고 생기 있는 느낌, ‘청춘’이라는 말 너무 예쁘잖아요. 이번에 ‘혼술남녀’를 촬영하면서 ‘아직 늦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춤추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엄청 즐거웠던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청춘 로코물’ 다음에 꼭 해보고 싶어요.”

(사진 = 이슈데일리 한동규 기자)

박수정기자 ent@ 사진 한동규 기자 eor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