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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이슈결산-방송②] 드라마, '여성의 목소리'에 주목하다

기사 등록 2018-12-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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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관희기자] 올해는 성평등을 향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유난히도 치열하고 절실하게 다가왔다. 이에 따라 드라마들의 시선 역시 조금씩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었던 요소인 '갈등'과 '러브라인' 이 외의 것들을 다룬 드라마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

#1. "말로 '싫다' 그러면 싫은거야. 인간은 말로 의사소통하는 동물이에요"

올해 5월, 여성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궈준 드라마가 등장했다. 바로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다. '미스 함무라비'는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원을 꿈꾸는 이상주의 열혈 초임 엘리트 판사의 좌충우돌 스토리를 담은 초밀착 법정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는 성희롱, 옷차림에 대한 지적 등 여성들이 매일 같이 당면해 온 문제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했을 뿐 아니라 남성, 여성의 성 역할을 바꾼 역지사지의 방법으로 서로의 입장을 이해시키고자 했던 연출들로 화제를 모았다.

'글 쓰는 판사'로 이름을 알린 현직 판사이자 작가 문유석이 직접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쓴 드라마로 알려지며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스 함무라비'에는 알량한 꾸밈이나 희망고문 같은 메세지는 없다. 그저 꽉 찬 돌직구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이와 같은 연출은 수 많은 여성들에게 진한 울림을 선사하며 그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2. "이 사람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겠습니다"

다음은 JTBC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다. 위 대사를 보는 순간 화자의 성별을 남성으로 떠올렸다면, 이 드라마를 보길 추천한다. 올해 10월, 동명의 인기 영화를 리메이크 하며 화제를 모은 '뷰티인사이드'에는 영화를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다. '뷰티인사이드'는 흔해 빠진 클리셰들을 완전히 꺾어내며 일명 '역클리셰'의 정석을 보여준 요소들로 여성 캐릭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한 기업의 대표로 등장하는 서브 여자 주인공 강사라는 직업부터 '역클리셰'의 향기를 풍긴다. 신부지망생인 서브 남자 주인공이자 그가 첫 눈에 사랑에 빠진 류은호의 부모를 찾아가 "은호씨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겠습니다. 아드님을 주십시오", "이 남자가 신부, 제가 신랑하겠습니다"라고 하는 등 파격적인 대사로 여성 시청자들에 새로운 카타르시스 선사하며 인기를 모았다.

#3. '6살 연상의 호텔 대표'

여기에 현재 방영 중인 tvN 드라마 '남자친구' 역시 여성 캐릭터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남자친구' 속 주연 배우들의 뒤바뀐 젠더 역할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방증한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송혜교-박보검이라는 파격적인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며 시작을 알린 '남자친구'는 '연상은 남자, 연하는 여자'였던 지금까지의 고정 관념을 완벽히 깨부수며 신선함을 안겨줬다.

호텔 대표이자 6살 연상인 이혼녀 차수현과 그 호텔의 사원이자 6살 연하인 김진혁이 사랑의 싹을 틔워가는 과정을 그린 '남자친구'는 파격적인 캐스팅은 물론 신선한 캐릭터 설정으로 드라마계 여성 캐릭터에 새로운 변화를 제시했다.

올해는 이 밖에도 tvN '마더', JTBC '내 이름은 강남미인', Olive '은주의 방', JTBC '스카이캐슬' 등 현실을 저격하는 여성 캐릭터들의 힘을 보여준 다수의 고퀄리티 드라마들이 등장해 더욱 의미가 깊다. 뿐만 아니라, 화제성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아 앞으로 나올 드라마들의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까지 기대케 한다.

박관희기자 gany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