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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라라랜드’, 빛과 인간의 ‘흥’을 신뢰한 아름다운 ‘헌정의 춤’

기사 등록 2016-11-3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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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시작한지 딱 5분 만에, 모든 관객들을 환상으로 인도하는 영화가 도착했다. 오는 12월 7일 개봉 예정인 영화 ‘라라랜드’(감독 다미엔 차젤레)는 30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CGV 왕십리에서 언론시사회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위플래쉬’(2014)의 감독이 연출한 차기작, 1950년대를 연상시키는 뮤지컬이란 장르,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의 만남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라라랜드’는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빠른 속도로 매진돼 그 인지도를 입증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음악영화도, 복고풍의 외국 영화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싱 스트리트’ ‘본 투 비 블루’ ‘카페 소사이어티’ 등 이 작품들은 국내에서도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렇다면 ‘라라랜드’는 어떨까. 높은 기대감에 걱정도 하기 전에 ‘라라랜드’는 놀랄 만큼 명성에 걸맞은 경험을 선사한다. ‘라라랜드’라는 타이틀이 뜨기도 전, 관객들을 완벽하게 아름다운 세계로 이끈다.

각자의 꿈을 품은 채 LA에서 살아가는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와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의 만남과 사랑을 다룬 ‘라라랜드’는 어쩌면 진부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뮤지컬로 풀어낸다. 그 중심에는 단연 재즈라는 음악 장르와 1950년대 뮤지컬 영화들의 향기가 느껴지는 연출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사랑은 비를 타고’로 대표되는 1950년대 뮤지컬을 모토로 삼은 ‘라라랜드’는 오프닝에서 LA의 고속도로 위 운전자들의 군무로 막을 연다. 3개월간의 리허설로 완성된 이 장면은 ‘라라랜드’가 가진 카메라워크, 음악적 특성, 그리고 극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까지 모두 아우르며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후 ‘라라랜드’는 재즈의 즉흥성과 1950년대 뮤지컬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아내 미아와 세반스찬의 러브스토리를 스크린에 풀어낸다. 스토리에 대해 극히 적은 정보만 공개된 만큼 세세하게 접근하는 것을 피하자면, ‘라라랜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춤’과 같은 움직임으로 영화의 리듬감을 부각시킨다.

‘라라랜드’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건 인간 내면에 내재된 ‘흥’이란 감정이다. 군무로 시작한 이후 그 흐름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카메라는 마치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동선으로 인물들을 포착하고, 배우들은 다시 그 흐름에 감정을 실어 놓는다.

그러면서도 ‘라라랜드’는 배우, 즉 인간의 얼굴이나 몸이 갖은 힘을 신뢰한다. 그래서 영화의 반복되는 리듬을 억제하기 위해 카메라는 때때로 멈춰서고 그 프레임에는 배우들의 표정, 눈빛, 혹은 자그마한 동작들이 존재한다. 이런 순간의 ‘멈춤’은 영화의 에너지에 정서를 더하면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빛’이란 요소 역시 ‘라라랜드’에서 빠질 수 없다. 스틸컷에서도 엿볼 수 있는 다채로운 색감은 공간의 조명을 통해 발현되며 스포트라이트로 인물의 심리를 시시각각 살리기도 한다. 그 결과 ‘라라랜드’는 영상미에서도 빼어난 성취를 거둬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만든다.

영화 자체로도 완성도가 높지만 곳곳에 녹아낸 1950년대 뮤지컬의 특성들을 읽어낼 수 있다면 ‘라라랜드’는 더욱 즐거운 종합선물세트로 거듭난다. 화면 전환 효과부터 미아와 세바스찬의 환상을 담아내는 장면들까지, 고전 영화의 팬들에게는 향수를 주고 일반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굳이 말할 것도 없이 뮤지컬로서 그 음악적인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흥겨운 오프닝 넘버부터 두 배우가 부르는 ‘시티 오브 스타(City of Stars)’, 그리고 극 중 펼쳐지는 화려한 재즈연주까지. 거기에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이 완성시킨 탭댄스와 왈츠 등 춤이 함께 하는 장면들이 더해지며 그야말로 ‘오감만족’ 시켜준다.

‘라라랜드’는 이 같이 정성들인 요소들을 하나하나 응집시키며 통일성 있는 하나의 작품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남을 것이다. 빛과 음악, 그리고 인간이 가진 흥으로 마법처럼 관객들을 사로잡을 ‘라라랜드’는 오는 12월 7일 개봉 예정이다. 상영시간 127분.

(사진=판시네마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