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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뷰티풀 데이즈',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위한 아름다운 노력

기사 등록 2018-11-0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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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은비 기자
[이슈데일리 장영준기자] 제 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자 배우 이나영의 6년 만에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뷰티풀 데이즈’가 개봉을 앞두고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과거 ‘마담B’와 ‘히치하이커’ 두 편을 칸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며 섬세하고 밀도 높은 연출로 능력을 인정받은 윤재호가 이번 작품을 통해 특유의 감성을 관객들에게 깊이 전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뷰티풀 데이즈’의 언론시사회가 진행, 배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 그리고 윤재호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뷰티풀 데이즈’는 분단이 가져온 경계의 삶에서 목숨을 건 선택을 하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첨예한 고통의 정점에 있는 한 여자의 삶을 담아낸 작품.

윤 감독은 “실제로 조선족 분들이 가명을 많이 쓰신다.”라며 “굉장히 비밀스럽게 사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영화에서 주연 이름에 대한 이름을 넣고 싶지 않았다. 이름을 정하기보단 그분의 정체성 자체가 모호한 느낌이 있고 이름보단 인물이 중요했고 모습이 중요했다. 그가 어떻게 사회관계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느냐가 중요했기 때문에 이름을 넣지 않았다.”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에 이름이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윤재호는 이어 “우리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정말 힘들게 짧은 시간 동안 열심히 만든 작품이다.”라면서 “배우는 물론 스태프들도 열심히 노력해서 만들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며 작품에 대한 관심을 요했다.

출연료를 받지 않은 계기에 대한 질문에 이나영은 “노 개런티가 자꾸 가시화가 되는 게 민망하다.”라면서 “워낙 예산이 적은 영화고 공간들도 많이 다르고 표현해야 할 게 많았다.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 고민 없이 선택을 했다.”며 작품을 위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이 배우는 “10대 20대 30대를 다 보여드려야했던 역할이다.”라고 전하며 “오히려 10대 20대는 처한 상황과 위험들이 있어서 거기에 대한 감정이입이 필요했다. 의상이나 감정, 연기톤이 제일 많이 고민됐던 건 현재의 모습이다. 현재의 모습에 대해 더 많이 보여 질수록 영화와 맞지 않는 것 같았다. 내가 맡은 캐릭터의 역사에 집중해서 감정을 누르고 담아내서 눈빛에 담아내려 노력했다.”라고 전하며 젠첸 엄마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고려한 주안점을 공개했다.

▲ 사진=박은비 기자

젠첸 역을 맡은 장동윤은 “첫 영화를 좋은 선배와 호흡하게 돼 참 영광스럽다.”면서 “특히나 이나영 선배님과 호흡을 많이 맞췄는데 놀랄 정도로 모성애라든가 그런 감정을 많이 전달해줘서 연기를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대사가 많이 없어서 표정으로 보여 지는 것들이 많았는데 진실된 표정과 눈빛을 담아내려고 신경을 썼다.”며 스크린 데뷔작에 대한 소감을 알렸다.

이어 그는 “작품의 톤이 전체적으로 남다르게 느껴졌다.”면서 “현장에서 연기할 때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롱테이크로 감정을 끌어내려고 하는 노력을 많이 하셨다. 나는 연기할 때 오히려 긴 시간동안 감정을 급하지 않게 천천히 표현하게 만든 점이 좋았다.”며 만족스러운 촬영 후기를 전했다.

젠첸 아빠 역을 맡은 오광록은 “다큐멘터리를 봤었다.”면서 “정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의 대화를 포착하더라. 역시나 영화에서도 일관된 게 있다. 물론 다른 장르의 작업을 할때는 어떻게 하실지 궁금하지만 낯설거나 오묘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관계들도 공간에 무심코 던져놓고 한참 있다 돌아오고 하더라. 말을 하는 것으로 공간의 느낌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집중의 힘이 있었다. 나는 그게 좋았고 편안했다.”고 전해 윤 감독에 대한 신뢰와 촬영 소감을 내비쳤다.

황사장 역을 맡은 이유준은 “(황사장 캐릭터가) 유일하게 여기 앉은 분들과 유대가 없는 캐릭터다.”라고 말하며 “황사장이란 캐릭터가 우리가 생각을 해보고 들어는 봤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느낌의 사람을 갖고 있다. 그의 정서를 느껴보기 위해 영등포에서 조선족분들을 많이 만나고 참조했다. 캐릭터 톤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이 친절하게 여러 가지 알려주셔서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며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한 과정을 전달했다.

젠첸 엄마의 애인 역을 맡은 서현우는 “내가 가장 짧게 나온 것 같다.”라면서 “내가 맡은 역할이 현지의 삶에서 다소 건달이나 강한 남자처럼 보일 수 있는 여지가 컸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강한 남자로 표현해야하나 고민이 많았다. 기억나는 게 현장에서 이나영 선배님을 뵈니 고민이 해결됐다. 무조건 강하게만 표현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여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만한 믿음을 주는 포근함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현장에서 들었다. 그래서 마냥 건달 같은 캐릭터보다는 편안하고 남자친구로서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여지를 만들려고 고민하고 연구했다.”며 유쾌하게 자신이 생각한 캐릭터 연기의 주안점을 밝혔다.

이미 일어난 일을 바꿀 순 없지만 과거를 통해 현재 그리고 미래의 아픔을 닦아내기 위한 한 인간의 노력이 섬세하게 담긴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오는 21일 개봉 예정이다.

장영준기자 joon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