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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 ‘우상’ 한석규X설경구X천우희,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조합

기사 등록 2019-02-2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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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관희 사진기자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당신의 우상은 무엇입니까”

세 배우를 홀린 강렬한 질문이다. 맹목적으로 지켜내려 했던 우상을 쫓아 폭주하는 이들의 이야기, 영화 ‘우상’. 숨 쉴 틈 없이 긴박하고 몰입감 높은 스토리에 연기 장인들의 만남은 기대감을 모으기 충분하지 않는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는 ‘우상’(감독 이수진)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이수진 감독을 비롯, 배우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상’은 제69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세계적인 거장들이 거쳐 간 섹션이기에 ‘우상’의 초청은 더욱 뜻 깊게 다가온다.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돼 레드카펫을 밟은 설경구는 “처음 가봤다. 천우희 씨의 드레스가 화려했다. 레드카펫과 헷갈려서 막 밟고 다녔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천우희는 “저도 처음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했다. 영화 보지 못한 상태로 가서 무척 떨렸다. 첫 시사를 영화제에서 해서 감격스러웠다. GV시간도 뜻 깊었다”라고 덧붙였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한석규는 “빠지게 돼서 조금 섭섭했다. 후배 두 친구들에게 ‘애 썼다’라고 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수진 감독은 “‘한공주’ 때는 혼자 영화제를 다녔다. 이번에 두 배우들과 함께 갔다 와서 외롭지 않았다. 재밌었고 밤마다 독일 맥주도 마시고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흥미롭고 재밌었던 시간”이라고 전했다.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메가폰을 잡은 이수진 감독은 “우상을 쫓는 남자가 있고, 본인이 가지고 싶고 찾고 싶었던 것이 헛것이었구나를 깨닫는 한 남자가 있다. 가질 수 없는 위치지만 파워풀하고 무서운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라면서 “시나리오 쓴 건 13년 전이다. ‘한공주’를 하기 훨씬 전이었다. ‘한공주’ 이후 무거운 이야기가 아닌 가벼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손은 이쪽으로 계속 가더라.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을 보면서 ‘시작점이 어디일까’ 고민한 적 있다. 그게 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 사진=박관희 사진기자
무엇보다 ‘우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이 만났기 때문. 명실상부 최고의 연기파 배우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가 캐스팅됐다.

차기 도지사 후보자이자 모두의 믿음을 얻고 싶었던 남자 구명회 역을 연기하는 한석규는 “나쁜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라고 표현했는데 ‘어떤 인물인가’ 고민했다. 제가 예전 인터뷰에서 ‘쇠가 본디 쇠였는데 남은 건 너 뿐이더라’라고 한 적 있다. 구명회는 그런 인물이다. 가지고 있는 꿈은 세상을 호령할 수 있는 검을 꿈꾸지만 결국 남은 건 흉물스러운 녹덩어리로 남는 인물이다”라고 소개했다.

설경구는 아들을 잃고 실의에 빠진 아버지 유중식 역을 맡았다. 그는 “장애를 가진 아들과 평범하게 살았던 인물이다. 그 와중에 아들을 사고로 잃게 되고 사고의 원인을 찾기 위해 쫓아다니지만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고 하는 찰나가 생긴다. 쫓고 쫓다가 결국 허상을 알게 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특히 설경구는 데뷔 이래 최초로 노랗게 탈색한 머리색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천우희는 중식의 아들이 사고를 당한 그 날, 사고 현장에 함께 있다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여인 최련화로 분한다. 그는 “중식의 아들이 사고당일 같이 있었던 여인이다. 사고 이후 갑자기 사라진다. 미스터리한 인물”이라며 “두 분이 다른 목적으로 저를 찾는다.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양면적인 인물로 표현하려 했다. 련화라는 캐릭터는 우상조차 가질 수 없는 인물로 나온다.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인물이지만 그렇지 못해 극단적이고 위험한 캐릭터다”라고 했다.

이수진 감독과 ‘한공주’ 이후 다시 재회한 천우희는 “감독님의 차기작을 기대하고 있었다. ‘한공주’에 이어 ‘우상’ 시나리오를 권해주셨을 때 감격스러웠다. ‘한공주’ 덕에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감독님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우상’의 캐릭터도 연기적으로 욕심이 많이 났다. 열의가 불탔고 설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완벽한 조합을 꾸리게 되자 이수진 감독은 “굉장히 설렜고 든든하다. 두 분이 한참 선배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촬영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엄청난 준비를 하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눴다. 천우희 배우 같은 경우, 두 분의 팬이라고 말을 하지만 절대 밀리지 않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다. 영화 안에서 세 분의 조화는 흥미로울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공주’ 이후 5년 만에 신작인 ‘우상’. 세 인물들의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다시 한 번 스크린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오는 3월 개봉을 앞둔 ‘우상’에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