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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살인소설' 지금까지의 스릴러 공식은 잊어라

기사 등록 2018-04-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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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나연 기자

[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정치인들의 비리를 피부로 느끼고, 갑질은 점점 심화되는 사회적 문제를 '살인소설'이 의도를 알 수 없는 웃음 하나로 통렬하게 비판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영화 '살인소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 김진묵 감독, 지현우, 오만석, 이은우, 김학철, 조은지가 참석했다.

‘살인소설’은 지방선거에 나설 집권여당 시장 후보로 지명된 경석(오만석 분)이 유력 정치인 장인의 비자금을 숨기러 애인 지영(이은우 분)과 함께 별장을 들렸다 수상한 청년 순태(지현우 분)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살인소설'을 개봉하는 김진묵 감독은 "초고를 쓴 지 8년이 넘었다. 제가 느끼기에 정치인과 사회는 크게 변한게 없다. 관객들이 재미있게 봐주시고 어떤 인물들을 뽑을 것인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사회적인 메시지보다 가볍게 즐겨달라"고 영화 속 풍자 의도를 드러냈다.

소설가 김순태 역을 맡은 지현우는 "권선징악 영화는 좋은 쪽으로 복수를 하지 않나. 나는 더 하고 싶은데 가지 못하는 상황들이 있었다. 이번 작품은 같이 거짓말을 하는 등 기존에 봤던 영화 속 캐릭터들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지현우는 "이런 마음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고 싶었다. 대사를 하면서 쾌락을 느꼈다"고 말했다.

영화는 서스펜스 스릴러라고 알려졌지만 베일을 벗은 '살인소설'에는 사회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요소도 조화롭게 담겼다. 김진묵 감독은 "서스펜스로 시작해 블랙코미디, 그리고 스릴러로 끝난다고 생각한다. 블랙코미디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이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김순태와 그 어떤 것도 진실은 없는 이경석. 서로가 서로의 거짓말을 알았을 때 느껴지는 대립이 흥미롭다. 웃으며 태연히 거짓말을 일삼는 김순태와 달리 이경석은 모든 거짓말이 서툴다. 오만석은 "부패한 정치인들은 보통 주도면밀하게 계획적이다. 극중 경석은 위기를 모면하기 바쁘다. 거짓말이 계속 거짓말을 낳는다. 혼자만 피해가려는 나쁜 습성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뮤지컬로 호흡을 맞췄던 지현우와 오만석의 호흡이 눈에 띈다. 너무나 다른 순태와 경석 캐릭터를 착실하게 쌓아나가 자신들만의 색깔로 승화시켰다. 오만석은 "현우 씨가 이번 영화를 준비하며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실제로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소설가처럼 생활패턴도 맞췄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조은지는 신스틸러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염정길 의원의 딸 염지은으로 분해 갑질을 일삼는 금수저 캐릭터를 실감나게 연기했다. 조은지는 "전체적인 시나리오 안에서 캐릭터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들이 분명했다. 악역을 안해봤던 건 아니지만 캐릭터가 조금 셌다. 나의 성향보다 뉴스에서 이슈가 됐던 분들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지현우는 이 영화 프리프로덕션 과정을 지난해 청문회와 함께 했다고. 그는 "저희 영화를 한 번 보시고 6월에 투표를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영화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살인소설'은 38회 판타스포르토영화제에 감독주간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스릴러 공식은 비워내고 '살인소설'을 관람하길 바란다. 본 적 없는 공식에 매료되고 말 것이다. 오는 25일 개봉.

유지윤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