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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희의 팔도유람기]새해맞이 편 "2017년 귀한 시간 되시길 응원합니다"

기사 등록 2017-01-05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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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혜진기자]이번 편은 그 누구보다 한해를 알차게 살아온 장태희의 2016년의 마지막 이야기. 달님과 벗이 되어준 시간과 2017년 새날 새아침 햇님과의 희망찬 첫걸음의 발자국을 이야기한다. 그녀의 야무진 마무리와 당찬시작의 에너지를 느껴보라.

2016년 12월 31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용화사 송년음악회를 다녀왔다. 대중가요 가수로는 유일하게 초대되었다. 창극과 국악 등 다양한 공연의 다채로운 문화 공연이 풍요로운 공연이었다.

앞 순서가 심청전이었는데 "청아!"하고 딸의 이름을 부르는 대목에서는 대기하다가 뜨거운 눈물이 솟구쳐 애를 먹었다. 포커 페이스가 힘듦을 느꼈다.

그렇게 법당이 무대가 된 곳에서 나는 노래와 소리를 했다. 그러고보니 데뷔 이후 첫 팬 사인회도 절이었고 법당 공연을 수차례 하기도 했다.

천장에 가득한 연꽃등을 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여러분! 저는 이중지련(泥中之蓮)이라는 사자성어를 좋아합니다. 진흙 속의 연꽃이라는 뜻인데요. 그 어떠한 더럽고 험한 환경에서도 세상에 더렵혀지거나 물들지 않는다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하나 자신이 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꽂이 또 연꽃입니다. 왜냐하면 그토록 큰 꽃잎이 떨어질 때 그 물 속으로 가라앉기 때문입니다." 여기저기 공감의 박수소리가 들려온다.

"여러분! 한해의 마지막과 새해의 첫시작을 함께하는 영광의자리에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웃음과 흥이 넘쳤던 공연이 끝난 뒤 모두가 절 마당으로 모여 액막이 액운지를 태우고 새해소원을 기원했다. 불에 타는 종이를 보며 내 가슴에 뜨거운 불씨로 스스로 아팠던 기억, 슬펐던 기억은 태워야한다 생각했다.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새해맞이 타종식을 하며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종은 아프면 아플수록 소리가 멀리 퍼져나간다'는 말도 있지만 '저 종이 깊은 울림으로 울려 퍼지려면 내가 마음을 비우고 또 비웠을때 내 가슴을 두드리는 일들에 진정한 울림이 있겠다'싶었다.

천지가 한숨쉴 때 꽃잎이 떨어진다 하는데 내 마음의 종소리는 비워내 준비된 나 자신과 내가슴을 쳐 줄 인연의 두드림 일 것이다.

다같이 모여 둥글게 서서 두손 곱게 모으고 두 눈을 감고 기도를 했다. 엄마, 아빠, 할머니, 선생님, 언니, 동생,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까만 밤 허공에 그려졌다.

'그들의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늘 내기도의 마지막은 이렇게 마무리한다. '그 사람들 다 지켜낼수있는 용기와 무한한 사랑을 주세요'

할머니가 우리 아버지를 처음 봤을 때,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성공하겠다고 상경해, 요즘 젊은이같지 않게 열심히 살고 싹싹했던 아버지를 보니 측은지심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예쁜 딸을 주셨다. 아들 삼고. 그래도 그 아들은 형제들 중 가장 인물 좋고 부모 빚도 갚아줄 정이 많은 효자 노른자 아들이었다.

보면 측은한 마음이 들고, 때로는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뭔가 해 주고 싶고 그런게 정 이라고, 그게 사랑이 되면 못 떠난다는 이야기를 엄마께서 해준 기억이 난다.

그런 엄마는 아픈 시어머니의 수 많은 며느리 중 유일하게 찾아와
돌아가실 때 까지 간호해 마지막 임종까지 지킨 효부 며느리셨다.
지금의 나보다 어린 나이에 말이다.

효자였던 아버지, 효부였던 어머니, 그런 아버지를 수년간 보살핀 어머니. 무엇이든 해 주고 싶고 지키고 싶은 자식의 마음은 보상심리를 떠나 인간으로써 경의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면 떠나도, 아프면 못 떠난다던데 내 앞에서 마스크 끼고 기침하는 사람을 보면 난 왜 그렇게 마음이 쓰일까?
초라한 뒷모습에 시선을 두는 마음을 뭘까?

코가 시리게 추운날, 뜨끈한 오뎅 한사발에 추위를 녹이며 마주보고 웃던 사람이 있는가?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이 내게는 영원히 기억될 기차역의 추억이 돼 주기도 한다.

이런 소소하고 소중한 행복은 계속돼야 한다.

2017년 정유년, 붉은 닭의 해. 열정 폭팔하는 에너지 닭의 울음소리는 새벽을 알리는 선언. 어둠 속에서 곧 도래할 빛의 출연을 알려 만물과 영혼을 깨우는 희망과 개벽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간절히 소망 합니다. 천하일색 장태희가 태백산에서 멋진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까만 밤 무릎까지 빠지는 눈 길 속을 걸으며 크나큰 메세지 또한 담아왔습니다.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 속에 백설이 펄펄 날리는 장관은 눈꽃 여왕이 뿌려주는 마법의 가루인냥 황홀 했습니다. 전기세도 받지 않는 인심 좋은 태양은 계란 노른자처럼 잘 익어 밤 근무했던 달님과 교대하는 귀한 순간을 목격하는 행운의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한국 명수 중 제일 으뜸이며 우리나라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샘물인 용정을 세 바가지나 마시고, 몸과 마음을 재정비한 뒤 천제단에서 새로운 신곡의 성공을 비는 기도를 드리고 돌아왔습니다. 살갗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 얼마나 귀한 장관을 눈에담고 왔는지요.

힘들어 두 번은 못 가겠다는 생각은 뒤로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일 년에 4번은 와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태백산은 제게 큰 약처방을 해준 듯 했습니다. 태백산처럼 꿈과 뜻은 커지고 물 한 바가지로 나쁜 것은 씻어 버리고 스스로를 괴롭혔던 나약한 생각, 집착, 두려움 등 부정적이고 서툰 감정의 찌꺼기는 싹 씻겨주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산은 그리 높다해도, 하늘 아래 있었고 하늘과 땅과 자연과 계절이 빚어낸 장관을 보기 위해 칼바람을 뚫고 오르고 또 오르는 인간의 집념을 보았습니다.

모든것이 넘치지 않는 조화 속에 펼쳐 나갈 숙제를 떠올렸습니다.

자연은 내게 가르침을 주는 나의 고향이자, 나의 부모이며, 돌아갈 그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실타래처럼 얽힌 인연들이 하얀 진을 내뿜는 메주콩이 발효의 시간을 거쳐 끈끈한 정이 되는 삶처럼 도무지 찾기 힘든 해답을 이렇게 자연에게서 얻고는 합니다. 세상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장태희와 인연이 되신 것을 축하드리며 2017년, 귀한 시간을
멋지게 한 번 펼쳐보시라 박수쳐 응원합니다.

2017년 새날 새아침, 얼음 왕국 태백산에서 장태희 드림.